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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2022년, hrer and now

부.울 복선 전철, 나만의 시승식^^

헬로우 럭키 찬! 2022. 1. 1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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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0일(월)

한동안 깨끗해 보였던 대기는 어제, 오늘 사이 안개인가 싶을 만큼 희뿌연 미세먼지가 극성이다.

그나마 바람이 잦아든 포근한 오늘의 날씨.....

창가를 서성이며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아직은 건강한^^ 나의 폐를 잠시 내어 주기로 하고 백팩을 짊어졌다.

 

일광에서 울산 태화강역까지, 당초 10월 연장 개통 예정이었던 부.울 복선 전철이 2개월 지연된 지난해 12월 28일 드디어 운행하게 되었다는 소식.

더 길게 삭혀두지 못하고 개통 10여 일 만에 오늘 나만의 시승식을 위해 '보람찬♪' 시간을 기대하며 부전역까지 요올씨미 걸었다.^^

 

총 23개 역, 소요시간 1시간 38분에 왕복 요금 5,000원.

 

주춤거리다 시간이 꽤 지체되었다.

11시 출발이던 열차 시간이 개통과 함께 11시 20분으로 변경되어 초큼 기다린 후....

 

좌천역부터는 초행길.^^

승용차로 달리는 7번 국도와 달리 내륙을 관통하는 길이라 기대했던 동해 풍경은 거의 없다.

 

모두 승차한 뒤 출발 직전의 부전역 풍경. 
부전역에서 이미 만석, 거제역 지나면서부터는 서서 가는 것도 그닥 여유롭지 못하다. 

 

▶ 태화강역

문외한의 눈에도 건축에 꽤 심혈을 기울인 듯 보이는 멋진 역사驛舍.

 

 

▶ 1987년 노동자 대투쟁 30주년 노동 기념비

태동지는 부산, 근사한 기념비는 울산에....?

하긴, 한때 다양한 산업이 공존했던 부산이 볼 것 없는 해운대에 꽂혀 관광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자연을 파괴하는 동안 울산은 요올씨며 한길을 달려 산업의 중심지로 우뚝 서게 되었으니.

 

격동의 80년대, 박종철, 이한열 열사의 비극적 죽음이 기록된 1987년은 전례 없는 부산 지역의 노동자 대투쟁으로 전 산업·업종을 망라한 최대 규모의 노동 쟁의의 해로 기억되기도 한다.

역 광장으로 나서면 따악 눈에 띄는 조형물이 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30주년 노동 기념비다.

 

▶ 태화루, 태화시장

근로자들의 출.퇴근길에 방해가 되지 않으려면 4시 전에 출발해야 한다.

해서 태화강역에 도착하면 역사 주변을 중심으로 한 바퀴 돌고...했던 것이...

 

옴마나, 근데 태화강역이 가까워지자 그동안의 고즈넉했던 풍경과는 천양지차였다.

인적 드문 길 양쪽으로 희끄무레하게 잠긴 거대 고층 건물들과 경적 난무하는 차들의 행렬....

 

게다가 염두에 두었던 십리대숲까지는 버스로 20분 이상, 일단 관광 안내소부터 들러 근처의 걷기 좋은 길을 한 번 알아보고자 했으나 점심시간이라 안에 사람이 있음에도 문은 꼭꼭 걸어 잠근 상태다.

 

헐, 끊임없이 관광객이 왕래하는 이곳에 당직자 한 사람 없이 이래도 되나?

안내받으려면 아까운 1시간을 서성거려야 하냐고.

출입구 앞에서 계속 기웃거리시던 어느 분은 시청에 민원을 제기해야 겠다시며 울분을 토하셨다는.

이건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제대로 불편한 문제인 것은 맞다.

 

암튼 뺑뺑이 돌며 물어물어 겨우 버스 잡아타고 도착한 곳은 십리대숲이 보이는 태화루.

 

아, 마음이 더 지쳐있던 중에 발견했다!!!!!

태화루 맞은편의 울산 태화 시장은 드물게 오.열장(5,10일 장날)이었다는 거.^^

까암딱 놀랄 만큼 어마어마한 규모여서 일단 들어서기는 했으나 구경은 길의 절반에 그쳤넴.ㅎ

 

이 길은 중간 중간 양쪽으로 갈라지기도 하면서 저 끝 아파트까지 닿아 있다.
 3천원 짜리 부추전이다. 오다가다 오징어 조각도 몇 개 보여주는 이 아이의 맛 ..... 가성비 대마왕^^

 

 

태화루에서 만난 풍경

즐비한 마천루. 보기만해도 아찔하다.

 

세상의 평화를 지키는 고마운 존재들. 인간에게 대부분의 터전을 빼앗긴 뒤에도 여전히 인간에게 안식을 주고 있는...

밤이 훨씬 아름답다는 십리대숲 눈팅^^. 태화루에서 보면 아주 작은 숲 같다.

 

 

관광 안내소 입구에 비치되어 있던 자료 몇 개 쓸어 담아 옴. 언젠가 써 먹을 날을 위해^^

 

 

개인적으로 울산이라는 도시 자체에는 사실 별 매력을 못 느낀다.

여타의 대도시인 서울이나 대구처럼 좁고 갑갑해서 숨이 막히는 느낌이랄까.

 

막힌 건물이야 도긴 개진일지라도 방문 열면 곧장 오를 수도 있을 만큼 산과 가까운 곳이 많은 데다 높지 않게 올라도 코앞에 보이는 바다가 시원한 부산과 사뭇 다른 풍경이기도 하고.

 

그래도 울산 근교에 볼거리는 꽤 있다.

요런 것도 맘에 들고.

 

태화 시장에서 오천 원에 싸 들고 온 깐 밤.

제법 양이 많아서 흐뭇했넴.^^

덕지덕지 붙은 나머지 속껍질을 깨끗이 벗겨낸 뒤 소금물로 씻어 먹기좋게 토막 냈다.

냉동실에 보관해 뒀다 약밥할 때 조금씩 넣으려고.^^

 

 

 

고맙게도 눈을 떴구나

하루를 더 살라는구나

오늘을 축하한다고 햇살은 황금빛이구나

숨을 쉬고 걸을 수 있으니

이 하루를 맘대로 돌아다녀도 되겠구나

어제 하루,

살아온 모든 날들

뭘 보았고 하였고 느꼈더라

하루를 더 살게 되면

뭘 하고 싶었더라

바쁘게 다니면 바쁘게 지나가고

느리게 다니면 느린 하루

어제와 내일을

새로 만드는 하루

일생보다 긴 하루

다시 오지 않을 이 하루가

세상 모두를 깨우는구나

 

이진우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