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2년, hrer and now

얌전한 곡선, 참 예쁜 만리산 길

헬로우 럭키 찬! 2022. 1. 16. 17:36
728x90

1월 15일(토)

며칠 얼어있던 대기 사이로 따순 햇살이 스며들고 있었다.

열린 창을 통해 뺨으로 와 닿는 공기의 유혹이 기분 좋은 날...

 

가볍게 뒷산이나 오르려던 마음이 어느 순간 올록볼록해지기 시작했다.

비호감 생물들이 스멀거릴 것 같았던 숲 깊은 계절 동안 엄두도 내지 못한 샛길에 꽂힌 거였다.

 

뱀이나 그 외 해충이 숙면 중인 겨울 산은 좁은 길도 내키는 대로 들어설 수 있어서 참말 좋다.^^

사계 중 세 개의 계절을 줄창 넓은 길만 더듬어 다니다 사통팔달 거미줄처럼 뻗어있는 길을 선택하는 것에 거칠 것이 없는 계절, 겨울.

오늘 동장군의 비호^^ 아래 보무도 당당히 첫 걸음을 내딛어 본 예쁜 길. 

 

뽀얗게 드러난 이 길은 범내산과 이어진 만리산 수십 갈래의 길 중 하나이다.

호기심과 기대만으로도 즐거운 산행.

그 길에서 나는 또 낯선 반가움과 조우했다.

부드러운 곡선의 끝이 궁금했던 오솔길
고운 색이 살짝 바랜 채 제법 큰 군락을 이루고 있는 망개

 

 

구도의 길?

안창마을이 내려다보이는 만리산 중턱이다.

 

계단 따라 조금 오른 곳은 한참 방치된 듯한 배드민턴장과 그 뒤쪽으로 돌담이 숨기고 있는 작은 약수터가 있고, 구도의 길은 왼쪽으로 다시 이어진다.

 

구도의 길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은 글 말미에 붙임.

잘 보존되어 있는 약수 저장고. 얇은 플라스틱판으로 막아 놓았다.
저장고 위의 까맣게 그을린 구조물. 어두울 때 들르시는 분들이 종종 초를 켜 놓기도 한다고.

 

먼저 오신 어느 분께서 약수를 배낭에 챙겨 넣은 후 감사의 마음 담아 읍하고 계셨다.

덩달아 나도....^^

 

순간의 이익과 편리만 앞세워 무절제하게 탐하고 파괴를 일삼는 인간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진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 주는 자연은 고마운 생명줄이자 경외의 대상이다.

 

간절히 바라건대, 사랑이들이 살아갈 미래만큼은 자연을 아끼고 보전하고자 애쓰는 현자들의 외침이 세상 끝까지 닿을 수 있기를....

한때 구봉산악회 회원분들께서 체육장과 약수터를 소중히 관리해 오셨다가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한 분 두 분 돌아가시면서 현재 거의 방치되고 있다는 말씀을 전해 주셨다.
낙수태? 풍류와 물이 있는 별?^^ 의미가 상서롭다.

 

성북고개 쪽으로 하산하는 길, 작은 체육장 아래 또 한 개의 수질 좋은 약수터를 발견했다.

 

계속 이어지는 예쁜 길의 끝에는.......

숲이 무성한 계절이라면 눈에 띄지 않았을 것 같은 사찰. 길게 세월을 견딘 흔적이 보인다. 다시 이 길을 오를때 한 번 들러 볼 요량이다. 

 

성북동과 좌천동 일대가 보이는 길의 끝, 드디어 '구도의 길/성지 순례길'에 대한 정제가 드러났다.^^

초금 웃었다.^^

오래전 통일교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블로그에 올렸다가 어느 교인(이겠지.)에게 신고당한 사건.

다음 측에서 내용을 알려주며 글을 내려 달라고 요청이 들어온 거였지.ㅎ

 

성북동에서 오르는 이 길에 그 통일교 문선명씨를 기념하려는 듯 굳이 팻말까지 만들어 세웠다.

만리산이 통일교단 소유였나?

 

재야 우주 물리학자이자 철학자인 배길몽씨는 그의 저서 ‘과학의 재발견’을 통해 ‘과학과 종교는 모두 인간의 상상력에서 시작했으므로 과학이 길을 잘못 가면 공상으로 가고, 종교가 길을 잘못 가면 미신으로 흘러간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생각해 봐야 문제다.

 

통일교의 급속한 교세 확장의 요인은 아마도 당시의 국가적, 사회적 요구를 간파하고 그것을 교리에 적절히 이용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던가 말던가 어쨌든 인간은 참 재미있는 동물이긴 하다.

뭘 그렇게 믿고 싶고 의지하고 싶은 게 많은지....애초에 스스로 구원할 의지가 없어서 긍가.

 

암튼, 통일교에 대한 대략적 정보를 조각 모음 해봤다.

 

1954년 서울에서 창시된 신흥종교. 교주 문선명이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라는 이름으로 창시한 이래, 동양의 음양 사상과 가부장적이며 보수적인 가족관을 종교에 결합하고, 반공주의를 정치적 입장으로 택하여 이후 교세를 확장했다.

 

초기 통일교는 기독교의 이론과 체계를 기반으로 했으며, 이름에도 '기독교'라는 명칭을 넣어 기독교 계통의 종교임을 표방했다. 그러나 <원리해설>이후 다양한 동양 사상이 유입되어 기독교에서는 전통적인 기독교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통일교의 신조는 다음과 같다. "유일신인 창조주를 인간의 아버지로 믿으며 〈구약성서〉·〈신약성서〉를 경전으로 받들고, 독생자 예수를 인간의 구세주인 동시에 복귀된 선(善)의 조상으로 믿는다. 또한 예수가 한국에 재림할 것을 믿으며 인류는 재림하는 예수를 중심으로 하나의 대가족사회로 통일될 것을 믿는다. 끝으로 하나님의 구원섭리의 최종목표는 지상과 천상에서 악과 지옥을 없애고 선과 천국을 세우는 것이라고 믿는다.“

 

미국에 세계선교본부를 두고 1994년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했다. 종교활동에서 확보한 재원을 바탕으로 언론, 교육, 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2012년 교주 문선명이 사망한 후, 교단 내의 후계자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1994년에는 교단 명칭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으로 바꾸는 한편, 한국의 교단 조직은 '신한국가정연합'이라고 명명했다. 2010년 교단 운영을 문선명에게서 승계받았던 그의 아들 문형진이 명칭을 '통일교'라고 변경했으나, 2012년 문선명이 사망한 후 교단을 실질적으로 장악한 문선명의 부인 한학자에 의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으로 다시 복귀했다. 문형진은 한학자에 반발하여 2015년부터 미국에서 선교활동을 펼치면서 독립 교회를 창설했다.

 

산하 기업으로 일화, 용평리조트, 청심국제병원, 선원건설, 일신석재, 세일여행사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산하 대학으로 선문대학교, 선학유피대학원대학교가 있으며, 미국에 통일신학대학원과 브리지포트 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 내의 교육기관으로 경기도 가평의 청심국제중학교와 청심국제고등학교, 서울의 선화예술중학교와 선화예술고등학교, 경복초등학교, 선정중학교, 선정고등학교, 선정관광고등학교 등이 있다.

날로 거대해지는 종교집단을 보면 종교로 세상을 지배하는 것도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 같다.

해방 당시 미국이 한국의 기독교화를 염두에 두고 이승만을 대통령으로 추대한 일련의 음모도 종교가 가장 쉬운 지배의 요건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계단의 끝에서 멀리 본 좌천동과 성북동 일대
통일교단(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건물 벽에 새겨 넣은 탐방지도

 

 

종교 제국주의를 꿰뚫어 본 간디의 일갈,

‘역사에 기록된 가장 가증스럽고 잔혹한 범죄들은 그와 동동하게 고상한 동기들의 비호 아래 저질러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