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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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2년, hrer and now

부산의 걷기 좋은 산

헬로우 럭키 찬! 2022. 2. 1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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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고성능 바퀴가 달린 것 같다.

해가 바뀌고 2월도 중순, 그동안 시간 쌈 싸 먹고 남은 게 무엇인지도 모르겠네.^^;;

백신 3차 접종 후 우려했던 후유증은 없었으나 ‘구삐’도 계속 날수를 헤아려가며 압박을 주는 데다 의사쌤이 쏴 준 공포스런 ‘만약의 유증상’이 떠올라 별수 없이 집콕했던 이틀도 꽤 부산스럽긴 했다. ㅎㅎ

어쨌거나 쉬어줬으니 오늘쯤 가볍게 뒷산 정도는 괜찮겠지.

하면서 올랐던 범내산, ‘가지 않은 길’로 들어섰다가 계획에 넣지 않았던 가야산과 수정산까지 접수해 버렸다는.ㅎ

'구삐'가 고강도 운동 자제하랬는데 이 정도야 껌이지. 뭐.^^

 

방사형으로 포진되어있는 여러 갈래 길에 새삼 놀랐넴.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만들어진 엄광산 가르마.

 

부산의 산토리니 안창마을. 사하구에 부네치아(부산의 베네치아라던가)가 있다면 부산진구엔 (내 맘대로)부토리니가 있다.^^
어떤 정보도 없는 제법 큰 돌탑. 가운데에는 나무가 자라고 있더라. 밖으로 향한 주변의 반원형 돌담은 또 어디다 쓰는 물건인고. 세 번째 지나치면서도 해소되지 않는 호기심이다.
수정산? 가야산? 암튼 약수터. 돌담 왼편엔 소규모 체육공원.
약수터에서 조금 돌아가면 부산항과 영도쪽이 조망되는 풍경을 만난다.
아, 벌써.....진달래 눈. 시나브로 봄이 내 곁으로 다가섰다. 언능 와아~~~~^^
녹수 약수터의 쉼터

 

길 따라 마구 돌아다니다 발견했는데 통일동산?이라고 이정표에 표시되어 있다.

 

한때 통일교 교세가 대단하긴 했지.^^

현재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더라고.

虎死留皮 人死留名이라고하드만 이분, 지구별 다녀 가면서 이름 석자는 확실하게 남겼다.^^;;

뷰 포인트 쯤. 날 좋으면 전망이 꽤 나올 것 같다.  
미세먼지로 뒤덮인 부산항. 바다 위에 둥둥 떠있는 봉래산이 가깝다.
내가 내려온 곳, 또는 등산로 출발점. 왼쪽으로 통일교 기념관이 보인다.

 

평온한 나날.....

 

평생 눈물일 줄 알았다.

딸과 오롯이 둘만 남아버린 그때는.

 

끝을 기대할 수 없었던 절망의 시간 뒤에서 조바심 내며 나를 기다려 준 행복, 그 기쁨을 딛고 오늘도 자알 걸었다.

당연히, 오랜동안 연기 같은 어미를 응원하며 의연하게 버텨준 속 깊은 딸아이가 그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빼 놓을 수는 없지.^^

손주와 사위와 .....더불어 변함 없이 고운 나의 지기들과 함께하는 모든 하루들도 지금처럼 봄길이기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 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윤동주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