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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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1년, happy ever after

도심 한복판의 부산진성

헬로우 럭키 찬! 2021. 8. 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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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과 걷기만큼은 최소 주 2, 3회를 지켜보자고 퇴직 초부터 다짐해 오던 터였다.

하루아침에 집순이로 돌변^^하면서 자칫 일상으로 파고들 나태가 두려워 일단 첫걸음의 키워드를 ‘건강’으로 걸어뒀기 때문이다.

예상 밖에서 발생하는 아주 가끔의 일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그 이상으로 초심을 유지해 오고 있는 편인데...

 

최근 단수로 딸네 얹혀 있었던 몇 날과 바로 이어진 가벼운 2박 여행 등은 그 예외적인 상황에 속한다.

대략 1주일은 떼굴랑이었네.^^

마침 찾던 책이 경성대역 ‘알라딘’서점에 있기도 했고 긴 휴식 끝이기도하여 오늘은 조금 멀리 걸어보기로 했다.

 

폭염 경보쯤이야 ‘여름은 원래 이렇게 더운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무념무상에 들면 웬만큼 견딜 수 있는 체력은 된다.^^

 

좌천동에서 부산진시장으로 넘어가는 길, 일전에 부산진성이 볼만했다는 딸아이 말이 생각나서 잠시 쉬어 갈 겸 들러가기로 했다.

양쪽 돌기둥이 성곽 우주석이다. 설명은 아래 사진에.

아, 진심.....퇴직 후 낯선 길 찾아 걷게 되면서부터 자주 깨닫고 있지만, 나는 평생을 부산에서 살았으나 부산에 대해 아는 거라곤 쥐뿔도 없었다.

더구나 출. 퇴근길에 인접해 있는 유적지나 명승지조차도.

 

부산진 시장 건너편, 빼곡하게 들어선 초고층 건물과 허름한 상가 사이에 끼어 있는 부산진성.

 

부산진성 서문

서문으로 들어서서 몇 개의 계단을 오르면 둘레길이 나타나고, 중간 중간 위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영가대. 뒷쪽은 조선통신사 역사관.
부산진성 동문(진동문)
예쁜 화장실 돌담을 따라 가다 오른쪽으로 이어진 계단을 오르면 최영장군 비각이 보인다.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셨던.^^

 

사당을 내려와서 짧게 돌아 긴 돌계단을 따라가면 그 끝에 장군의 지휘소였던 '진남대'가 있다.

 

갑갑한 도심 한복판의 낮게 솟은 언덕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이어폰 꽂고 잠시 앉아 있다 보니 어느새 땀이 식어 오소소 한기가 돋는다.

아무래도 올 여름은 이곳에다 진을 쳐야 할까 보다.^^

시원한 그늘에서 나 누워 쉬라고 평상도 마련해 뒀다.ㅎㅎㅎㅎ
2층 누각을 확대해서 보니 지붕의 험상궂은 저 분^^은 뿔 돋은 용님이시다.ㅎ

 

다시 폭염 속으로.

문화회관 건립 후 관심 밖으로 밀려난 시민회관.

부산진성으로부터 10여분 거리에 있다.

2015년 기장 오구굿 공연 관람을 끝으로 그 존재조차 잊고 있었넴.

 

8월 14일부터 시작되는 2021년 부산 신진예술 페스티벌?

주거지와 인접해 있는 데다 야외 공연장이 없어 모든 야외공연은 문화회관으로 넘어간 것 같다.

때 되면 몇 개 공연 추려서 눈팅이라도.....

 

알라딘에서 찾던 책 2권 백팩에 집어넣고 다시 부전시장으로....

체리 5천 원, 천도복숭아 3천 원, 자두 한 보따리 2천 원, 도합 만원에 냉장고 야채 박스가 그득해졌다.

 

탱 볕에 지심 매던 아버지가 그랬듯이

탱 볕에 콩밭 매던 어머니가 그랬듯이

몸으로 때우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더위 그까짓 것

올여름도 그렇게 간다.

 

임인규 더위 그까짓 것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