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9(금)~31일(일)
SKT 약정기간이 끝나 월 7천 원대로 가능한 LG 헬로우 모바일로 갈아타기로 했다.
핸드폰이라고 해봤자 집에서의 주 2~3회 카톡 정도라 데이터도 필요 없을뿐더러 굳이 비싼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유심은 편의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었고, 교체는 평일만 가능하여 딸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엄마, 이리 와봐. 이 시간 쯤에 보면 나무가 저렇게 빛이 나더라고.'
종종 베란다에 서서 건너편의 하천과 산을 즐기던 딸아이가 오후 5시 전후 석양에 물든 나무를 발견하곤 다니러 간 내게도 그 빛나는 풍경을 건네 줬다.
아....정말 오묘한 느낌.
딸, 넌 오늘도 세상에 둘도 없는 명화 한 편 감상한 거야.^^
다음 날, 오전 운동 삼아 웅천까지 걸어 냉이 캐러 가는 길.
그 길, 살얼음이 살짝 덮힌 하천을 유영하는 청둥오리떼.....평화.
하루를 살아도
온 세상이 평화롭게
이틀을 살더라도
사흘을 살더라도 평화롭게
그런 날들이
그 날들이
영원토록 평화롭게
김종삼 ‘평화롭게’ 중
물 때 좋다 하여 소쿠리섬행 배에 올랐다.
재미 삼아 낚싯대도 드리우고.....
에구, 도착하자마자 맞은 칼바람에 급 주눅 들어 홍합만 한 바구니 담아 온.
냉동했다가 다음 주 홍합 좋아하는 사위 오면 한 그릇 내어 주랬는데....^^;;
죽은 듯 움츠린 모래색 잔디 위에서 바람을 견디고 있는 몇 동의 텐트.
아직은 엄동설한, 그러나 누구에겐가는 그것조차 즐거운 경험.
칼바람인들, 추운들, 원했던 결과가 달라진들 그저 자연인 것을.
그리하여 자연에 투영된 세상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다면 이 아이들이 살아갈 시간은 지금보다 훨씬 풍요로울 것을 믿는다.
아직은 햇살도 얼어붙은 땅, 그 언 땅에서도 냉이는 잘도 자라더라.
지구를 파 뒤집을 기세로 삽질^^:: 중인 욘석.
그러다가 땅에 삽 꽂기.ㅎ
일요일, 책 2권 사 달라는 녀석과 부산으로 넘어와 알라딘까지.
책 읽는 아이 -이기철
토끼풀 같은 아이야, 장차 무엇이 되고 싶니
선생님이 되고 싶니 발명가가 되고 싶니
시인 혹은 장군이 되고 싶니
너의 고사리 주먹에 쥐어진 한 권의 책이 지금은 무겁겠지만
그 속에 네가 가야 할 길이 있고 하늘이 있다
무거우면 네 연한 무릎 위에 책을 세우고
첫봄 개나리꽃 같은 아이야
별을 읽어라 바다를 읽어라 우주를 읽어라
네 눈빛이 책 속에 있는 동안
들 가운데는 자운영꽃이 피고 파랑새가 더 멀리 날고
고래가 바다를 횡단한다
네 가슴이 책을 꿈꾸는 동안
세계는 발자국 소릴 죽이고 네 숨소리를 듣는다
파도가 가라앉고 폭풍이 잠자고
태백산봉에는 흰 구름이 핀다
자두꽃 같은 아이야, 네 상상 속엔 지금
사슴이 지나느냐 연어가 돌아오느냐
들판 끝에 송아지가 우느냐
언젠가 아버지가 되고 어머니가 될
이 세상의 별인
책 읽는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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