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1년, happy ever after

국립산청호국원→거창 1.6장과 Y형 출렁다리

헬로우 럭키 찬! 2021. 4. 14. 19:26
728x90

4월 11일(일)

개켜 놓은 이불이 폭신했나 보다.

부동의 자세로 한참을 저러고 있었다.^^

 

내 사탕, 오늘 증조 할부지랑 할머니 뵈러 가는 날이야아~~~~~

 

 

설 전에 다녀갔으니 2개월을 넘어섰다.

이제 뵈올 때마다 고개 드는 이 죄스러움은 어떻게 감당할거나.

 

동생네와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최악의 상황이라는 것을 부모님 역시 알고 계실 터, 바라건대 부디 이생의 인연에 연연하지 않으시기를...

 

받은 수모에 대한 기억이 너무 커서 쉽게 잊힐리도 없겠지만 행여 세월에 무뎌진다고 해도 다시 마주하고 싶지는 않은 고로,

사고 능력이 일반적이지 못한 사람을 상대로 속끓이느니 애초 나는 무남독녀 외딸이었음에 최면 걸어 두는 방법을 선택했다.

 

해서, 숙고 끝에 두 분 기일을 나름의 방식으로 예를 갖추고 싶은 여식의 마음을 오늘 전해 드리려 한다.

그들 보기엔 턱없이 부족했을지 모르겠으나, 지금까지 나는 능력 이상으로 최선을 다해 왔으니 어쭙잖은 미련의 싹조차도 남을 일은 없다.

 

긴 세월 동생댁의 사나운 성품 건드리지 않고 가족의 평화를 유지하려 부단히 노력해 왔음도 부모님은, 특히 아버지는 너무나 잘 알고 계실 것이므로 이제 인연의 끈을 놓아버린 여식의 마음을 조금은 헤아려 주시지 않을까.

호국원 화장실 근처에서 발견했다. 엄청 바쁘게 달려가는 장끼.

 

 

 

 

언제나처럼 다음 코스인 거창 가는 길,

단성 어드메쯤의 유채꽃에 끌려 잠시 내려섰다.

달리는 차 안에서 한 컷 남겼다. 산청군 생초 국제조각공원.

2015년 4월 4일에 한 번 다녀 왔던 곳이다.

'하필'인지 '마침'인지 오늘 거창 전통시장 장날(1.6장)이다.

'하필'이면 자칫 북새통일 것이고, '마침'이면 평일보다 볼거리가 풍성할 것이고. 

호국원 들르는 날이면 어김없이 거창으로 달리는 이유가 있다.

사위를 비롯, 우리 모두에게 가성비 최고봉을 선사해 준 수제비집 때문.

아, 근데....일요일은 휴무였으니!

위장까지 터엉 비워 둔 채 오로지 한곳을 겨냥했건만.ㅎ

 

헤매다 기대없이 들어선 곳이다.

대략 '새옹지마'면서 '전화위복'....우리 모두 다음부터는 이곳!으로 찍었다. 시장추어탕.

수제비와 보리밥에 500원씩 웃돈은 투자했지만 그 이상의 맛과 비주얼로 우리를 제압했다는 거.

다음에 또 올겜.^^

 

♣ 거창 우두산 고견사와 Y형 출렁다리 

사위가 물어온 정보에 의하면 한 번쯤 가 볼만하다고.

거창시장에서 20여 분 달려 도착했다.

오른쪽 위로 보이는 저거!

그러나 역시 코로나19의 위세에 눌려 이곳도 접근금지라네.

머뭇거리는우리에게 자원봉사자인 듯 한 어르신께서 고견사를 추천하셨다.

 2016년 3월 16일 딸, 손주와 가조 온천 들렀던 길에 다녀 왔던 곳이다.

오늘은 중간에서 U턴. 

 

견암폭포

 

 

 

자연에서 얻은 평화.

이 순간, 하늘도 산도 모두 내 꺼!!^^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하루 종일 티 없이 맑았다

가끔 구름 떠 오고 새 날아왔지만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 버렸다

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갔다

골짜기 물에 호미를 씻는 동안

손에 묻은 흙은 저절로 씻겨 내려갔다

앞산 뒷산에 큰 도움은 못 되었지만

하늘 아래 허물없이 하루가 갔다

도종환 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