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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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흥남 해수욕장 유감, 그러나 명주 조개

헬로우 럭키 찬! 2022. 7. 1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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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6일(토)~17일(일)

손주 합기도장에서 거제 흥남해수욕장으로 물놀이 갔던 사진이 밴드에 업로드되었다면서.

안전상 고학년 희망자만 추린 거라 우리와는 상관없었으나 딸아이가 굳이 내게 공유시켜 준 이유는 물놀이 와중에 캤다는 명주조개 사진 때문이었다.

 

이후, 그 풍성한 자태^^를 끝내 외면할 수 없었던 딸네가 이번 주 물놀이 겸 거제도 조개잡이를 들먹이며 내게 의중을 물어왔다.

소규모 해수욕장으로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 말고도 수렵의 결과물을 득템할 수 있다는 유혹까지 떨쳐 낼 수 없었던 고로...

 

해서 달렸다.

이미 유명세 타고 사시장철 북적이는 매미성 인근, 대망의^^ 흥남 해수욕장이다.

해변 끄트머리에 주차 후 담은 해수욕장 전경

충분히 확보된 주차공간, 마을 분들의 친절한 안내로 첫인상은 꽤 좋았지만 정작 기분 되게 언짢았던 것은 이후였다.

 

바다를 향해 오른쪽은 일반 해수욕객, 왼쪽은 초보들의 서핑 강습장으로 부표를 띄워 구분 지어 놓았는데, 바닥이 온통 돌무더기에 해초 찌꺼기랑 먹던 고추, 오이 등이 둥둥 떠다니는 가두리엔 우리가, 물이 맑고 경사면도 완만한 데다 고운 모래가 펼쳐진 곳은 서퍼들에게만 출입이 허용되어 있었다는 거.

출입을 저지하는 관리인 분께 ‘명당은 돈 되는 서퍼들에게만 허용되는 거네요?’ 했더니 둘러대는 말씀인지 모르겠으나 시에서 그렇게 라인을 쳐 준 거란다.

 

내가 그렇게 한 마디 터뜨린 이후 민망하셨는지 그분은 더 이상 오지 않았지만 속된 말로 기분은 되게 ooo다.

안내에 따라 처음 텐트 쳤던 곳. 바닥이 험한 데다 조류 때문인지 갑자기 물이 너무 더러워져 방파제 쪽으로 옮긴 후 돋자리만 깔았다.

아들이를 위해 얼굴이 터지도록 튜브에 바람 넣고 있는 따님.^^
1시 즈음, 사람들이 조금씩 많아지고 있다. 한바탕 몸을 굴린 후 잠시 숨 고르고 있는 욘석.
요올씨미 조개 파고 있는 나, 사위, 손주^^;; 모두를 조개 채취하느라 트위스트 삼매경에 빠져 있다.(발 뒷꿈치로 모래 속을 비벼줘야 함.^^)
제법 큼지막한 명주조개. 모래밭에서 서식하는 조개류는 최소 2일 이상 해감해 줘야 한다. 속살까지 모래를 머금고 있는 요놈들.

 

아, 오늘 초복이다.

고기 좀 먹어 줘야할 것 같네.^^

오는 길 딸네 근처 ‘해녀의 집’에서 한치.소라 물회를 챙겨 넣었다.

해녀 가족이 운영하는 이곳의 어패류 종류는 그날 채취한 것에 따라 달라진다.

오늘 카페에 올라온 것은 문어와 한치물회 재료다.

 

문어는 삼계탕 재료로도 쓰임새가 있다 보니 우리가 도착한 시간엔 아쉽게도 완판.

그래도 한치.소라 물회 하나로 상차림은 평소보다 더 풍성해 보인다.^^

게다가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양념 맛 또한 구뜨으~~~!!!!

삼겹살, 소지시, 버섯구이와 물회. 남은 국물에 국수 말아 먹다 또 한 번 소리 질렀넴.ㅎㅎ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스스로도 너무 신기하다면서 생각날 때마다 슬그머니 피아노 의자에 걸터앉는 욘석.

이젠 제법 멜로디에 반주를 넣을 줄도 안다.

 

임윤찬처럼 천재적인 달란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임윤찬처럼 음악을 즐기는 이 아이가 너무 이뿌다.^^

내 사탕, 오늘도 귀를 행복하게 해 줘서 고마워어~~~~~♪♬

 

 

다음 날 아침, 해감 중인 명주조개 물갈이용 해수 퍼 담으러 왔다가 바라본 아파트 풍경

여기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다.

불가마 속 같은

찜통더위에 밀려

달려와 가슴을 헤치니

 

글쎄 느닷없이

하이얀 거품을 물고

사자처럼 달려와

 

반갑게 포옹하며

물세례를 주는 파도

 

숨을 돌리려 하면

다시 밀려와

반복하는 바다

 

이제 몸 열기가

씻은 듯이

사라지고

 

여름 바다가

이렇게 좋은걸

 

김덕성 여름 바다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