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2년, hrer and now

거의 정보가 없는(이제는 베일을 벗은^^) 전시.

헬로우 럭키 찬! 2022. 7. 1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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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수)

관람 3회 차.

7월 1일부터 작품 정보가 공개되었으나 그동안 딴짓하느라 어영부영하다 전시 종료일 며칠 남지 않은 오늘에서야 서둘러 집을 나섰다.

평년대로라면 바야흐로 찜통에 쩔었을 한여름 날씨치곤 너무 선선해서 오히려 둠스데이가 떠올랐던 오늘.

곧 비로 쏟아질 것 같은 두툼한 회색 구름이 태양마저 완벽하게 차단하고 있어 어쨌거나 돌아다니기엔 맞춤한 날이다.

 

기분좋게 들어선 전시관

모니터 . 여러 대의 컴퓨터를 비치해 두어 작품에 대한 정보를 한눈에 확인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호기심을 자극했던 몇 작품

이런 접시에 소주 최고^^의 안주 오이...ㅎ. 이우성 <그날 어디에 계셨나요>

 

 

엘리자 더글라스

내 안목의 수준.

대략 닛본도를 휘두르는 사무라이와 귀멸의 칼날 등 판타지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요괴나 오니를 상상했지만 일단 무제다.

하지만 그녀의 활동 영역을 보면 이렇게 만화적 작품이 탄생할 것도 같더구만.^^;;

 

근데 이분....정보를 캐다 보니 다방면으로 되에~~단한 분이었다.

미국의 행위 예술가, 아티스트 겸 모델이며 발렌시아가 2022년 봄 컬렉션 캠페인 ‘클론스’에서 더글라스 단 한 명이 컬렉션의 모든 룩을 소화했다는 기사가 깔렸다.

최근 미국에서는 ‘캐스팅 디렉터’라는 직업이 아주 인기라고 한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다양한 직업군에서 색다른 분위기로 대중을 자극할 만한 사람이 눈에 띄면 모델로 발굴하여 무대나 카메라 앞에 세우는 사람.

더글라스 역시 예술 활동 중 그들에 의해 발탁된 것 같다.

요즘은 외모가 아닌 전체적인 분위기가 패션을 만든다고, 아마도 더글라스에게 그런 독특한 아우라가 존재했나 보다.

발렌시아가 2022 s/s 컬렉션
2017년 르몽드지에 실린 엘리자 더글라스의 작품 하나. <또 다른 법에 복종>

 

 

리차드 얼드리치

대부분 무제다.

좋게 말하면 붓 가는 대로.^^

뭔가 살짝 미완의 느낌도 묻어 남.ㅎ

무제. 목이 길수록 미인이라던 미얀마 카렌족 여인의 링이 떠올랐던...
제목: 오, 자매여. 암튼 무지 난해함.^^;;
무제. 감상한 세 작품에서 일맥상통하는 어떤 부분을 살짝 감지했다고나.

 

그 외 유 니시무라나 허찬미 등, 몇 몇 작가의 그림들에서 그들만의 개성이 자주 나타남을 보았다.(물론 안목 저질 나에겐 그렇게 보였다는 거다.^^;;)

유 니시무라 <창가의 봄>
유 니시무라 <거울 속의 소녀>
허찬미 <City Block>, <수증기와 빛>
허찬미 <After Storm>

 

그리고~~~~야외공원에서는....

미노타우르스의 미궁?  큐브 셋트장?.....^^

 

타인의 그림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로는 그들조차도 통제할 수 없는 열정에 사로잡혀 제목을 놓치기도 하는데.

해서 나는 늘 백진스키의 말을 새겨넣고 그저 내 방식대로 편하게 즐기는 편이다.

 

"내 그림을 나도 잘 모릅니다. 굳이 이해하려 들지 마십시오.

그림에 대한 의미는 무의미한 것입니다.

난 그림을 무슨 상징 따위를 갖고 그리진 않습니다.

이미지에 대한 명백한 해답을 가지고 있지 않은 그런 이미지들에 난 늘 끌립니다.

만일 그 이미지가 하나의 상징으로 귀결된다면 그건 더 이상 예술이 아닙니다.

단지 일러스트일 뿐이죠,"

 

어쨌든 문외한인 내가 작품을 대할 때의 생각은 일천하다.

화가가 누구든, 대상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한 호기심이 늘 한 발 앞이라는 거.

누군가가 창조해 낸 또 하나의 세계에 나의 시각을 대입하여 들여다본 하루, 그걸로 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