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집콕 하루 만에 관절에서 뻐덩뻐덩 소리가 나는 것 같아서 말이다.
나이 들면 하루가 다르게 육신의 석회화가 느껴진다더니만. ㅎ
호르르호르르....봄의 날갯짓이 유난하게 느껴지는 일요일 아침,
여차 저차 한 몇 가지 이유로 배낭을 짊어졌다.
생각 굴려봤자 지금 상황에서는 뒷산에 머문다.
그나마 산이라도 오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다행인지.....
감염 걱정으로 유령처럼 집안에서만 배회하는 것보다
가벼운 등산을 권유하는 전문가들의 조언은 참으로 지당하다.
바야흐로 진달래의 계절,
산을 오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진달래 밭을 거닐고 있는 것 같다.
흐드러진 나무 아래 속절없이 나뒹구는 꽃들로 땅 빛도 덩달아 곱고.
이제 곧 애닲은 색 진달래가 지고나면 철쭉이 화려하게 그 자리를 대신 하겠지.
엄광산을 장식하고 있는 야생화들
가장 일찍 피어나 변함없이 꿋꿋하게 제 색을 자랑 중인 산수유꽃
선명한 붉은색으로 한방에 눈길을 앗아간 동백
오늘은 다른 날보다 조금 더 멀리 올랐다.
예까지는 오늘로 두 번 째.
동의대 효민생활관을 지나며 한 컷 담았다.
계절마다 인간이 둥지 튼 곳도 사뭇 달라 보여서. ^^
뜸하니 사람들이 보이긴 해도 젊은 사람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흠....걍 집콕인가? 들로, 바다로, 행여 시내로?
오늘은 요기까지만.
그래도 저 위의 효민야구장을 제외하면 여기가 대학의 끝이다.
내려다보니....
막 새싹을 틔우고 있는 사철나무.
나무도 생명체라 본연의 감지능력이 있다는 거다.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너희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나.....
진해의 벛나무는 이미 낙화 중인데 요기는 아직도 꿈만 꾸고 있는지...
다른 길로 하산했더니 .....
동의대 정문 바로 아래 위치한 당고개공원이란다.
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는 걸 보면 평소엔 이용객이 많았을 것 같은데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엄마들만 간간이 눈에 띌 뿐 스산한 분위기다.
애초에 스킨답서스를 보러 갔던 길 가의 작은 화원에서 데리고 왔다.
해피트리, 행복나무...늘 들어도 이름 참 이뿌게도 붙였구나 싶다.
요올씨미 챙길테니까 너도 호응해 줘야 해에~~~~^^
네가 외로울 때
이 세상 어딘가에
너의 나무가 서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지. - 류시화 나무의 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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