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호텔을 나선 다음 코스는 주남저수지.
집으로 가는 길이기도 했고 평일이라 사람이 없을 것 같았다.
아...세상 조용하고 평화로운 경치, 멀리 가물가물 사람이 오가는 듯도 보였으나 우린 그저 ‘해바라기’에 집중했다.
이런 책이 있더라.
'늘 그렇듯,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
딸네 근처, 진해 상리마을 공원(공원이름이 있었나?^^;;)
종종 진해 시가지를 지나치면서 저기 가 보고 싶은데 입구는 도대체 어디야? 했던.
올라가서 보니 여러 갈래의 길이 보였다.
오르는 내내 연발 감탄 쏴 줬던 이 공원.
진해의 따순 봄기운을 몽땅 쓸어 온 듯 이미 만개한 꽃나무들이 약한 바람에도 조금씩 잎을 떨구고 있었다.
하진앵이라는 팻말 뒤에서 자기 몸보다 과하게 꽃을 피우고 있는 욕심쟁이 나무.
멀리 나무 그늘에 숨어 애정행각 중인 두 분.^^;;
우리 뿐인 줄 알았더니 운동하러 나온 듯 드물게 사람들이 보이긴 한다.
참 전망 좋은 공원, 멀리 지나쳐 볼 때도 꽤 괜찮은 뷰가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더구만.
이형기님의 '낙화'라는 시가 생각난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이렇게, 조금씩 잎을 떨구고 있는 나무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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