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이자 공휴일.
행인지 불행인지 요즘 같은 천재지변에도 사위네 회사는 업무가 많아 출근해야 한단다.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어린이날 행사 마저 모두 취소되고, 오갈 데 없는 녀석과 일단 우리 집으로 날아든 딸아이.
그래도 나름 기대하는 날인데, 게다가 초딩 첫 어린이날이기도 하고....우짜까.
갖고 싶어 했던 장난감조차 품절이라 곁눈질하는 제 어미에게 순순히 ‘다음’을 기약하겠다고 되려 배려해 줬다.
흠마, 왠지 엄청 고마운 상황.ㅎ
대신 요렇게 축하해 줄껨.^^
다음 날 EBS 수업까지 마친 후 올랐던 엄광산, 그리고 최대한 우리가 적게 밟은 길을 따라......
오오오오오~~~!!!!!! 입 쩌억 벌어지는 풍경!
우린 깜딱 놀라 그만 주저 앉고 말았다지.^^
그대 이름은.........
다녀와서 검색해 봤다.
‘전설’이라는 아득한 꽃말을 가진 ‘붉은 병꽃나무’
아......이런 느낌이었구나, 화려한 봄꽃의 군무를 보고 있노라면 어지럼증 마저 생긴다는 거.
그 사이에서 막 꽃잎을 터뜨리고 있는 아카시아.
긴 꽃길의 끝에는 엉성하지만 정성이 가득한 계단이 있다.
켜켜이 쌓인 낙엽에 눈여겨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것 같다.
佛紀 0000년.....거의 닳아버린 비석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이라곤 고작 이 정도였지만,
짐작컨대 한때는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기도를 받아 주던 곳이 아니었을까.
너무 행복해 보이는 암자.^^
이름도 정겨운 옹달샘
인가 가까운 곳으로 접어들 무렵에 발견한 예쁜 정원.
환성을 터뜨리는 우리에게 앉아 계시던 세 분의 할머니가 저마다 한 마디씩 해 주신다.
‘얼마 전에 돌아가신 어느 노인네가 오르락내리락하며 사비 털어 가꾼 거’라 시며.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이곳처럼 아름다운 곳으로 가셨기를 ....’ 손 모아 고개 숙이니 세 분 할머니도 덩달아 ‘극락왕생 하시이소.’하신다.
그만 코끝이 찌~~ㅇ
따악 점심시간 걸렸다.
배고프다는 녀석을 데리고 오랜만에 들른 남보현국수집.
가장 비싼 것이 5,000원짜리 불백^^;;인데,
맛과 양, 가격까지 손해 볼 것 없는 식당이다 보니 늘 이렇게 북적인다.
오늘도 good!
클났다.
종종 뒤 목이 아프다는 사위 주려 꺼낸 안마기를 요놈이 목에 걸쳤는데.....
한 번 시원함을 맛본 녀석이 제 집에 가서도 이러고 있다면서 급기야 딸아이까지 뒤 목 잡았다는 거!
당분간 안마기 두고 전투 상황이 벌어질 수도........ㅎ
꽃은 속삭이고 나무는 외친다
잎새 흔들림에도 삶이 묻어
바람이 언어를 실어다 준다
- 성지혜 자연예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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