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0년, 은퇴 첫 해

어머니

헬로우 럭키 찬! 2020. 5. 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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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울 때마다 그저 죄스러울 따름이다.

가끔 얼굴 한 번 삐죽 내미는 것으로, 목욕이나 머리 커트 정도로 할 일 했다 생각한 나의 오만은 세월이 갈수록 가시가 되어 심장을 찔러댄다. 언어중추 마비로 소통은 제대로 되지 않았으나 여식의 하는 말은 다 알아듣는데도 마주 보고 앉아 조근조근 일상을 전해 주지 못 한 죄 이제 어디에서 용서받아야 할까.

 

돌이켜 생각해 보면, 병석에 누워 계시는 동안 곁에서 말벗 되어 주지 못 한 것이 가장 후회스럽다.  

둘째 딸 앞서 보내고 통한의 긴 세월을 우리 남매만 보고 사셨던 엄마의 마지막이 떠올라 그만 통곡하고 말았던 오늘.


사진출처: http://blog.daum.net/causeme1/15611817



나의 일곱 살 적 어머니는

하얀 목련꽃이셨다

눈부신 봄 한낮 적막하게

빈집을 지키는

 

나의 열네 살 적 어머니는

연분홍 봉선화 꽃이셨다

저무는 여름 하오 울 밑에서

눈물을 적시는

 

나의 스물한 살 적 어머니는

노오란 국화꽃이셨다

어두운 가을 저녁 홀로

등불을 켜 드는

 

그녀의 육신을 묻고 돌아선

나의 스물아홉 살

 

어머니는 이제 별이고 바람이셨다

내 이마에 잔잔히 흐르는

흰 구름이셨다

 

- 오세영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