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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울 때마다 그저 죄스러울 따름이다.
가끔 얼굴 한 번 삐죽 내미는 것으로, 목욕이나 머리 커트 정도로 할 일 했다 생각한 나의 오만은 세월이 갈수록 가시가 되어 심장을 찔러댄다. 언어중추 마비로 소통은 제대로 되지 않았으나 여식의 하는 말은 다 알아듣는데도 마주 보고 앉아 조근조근 일상을 전해 주지 못 한 죄 이제 어디에서 용서받아야 할까.
돌이켜 생각해 보면, 병석에 누워 계시는 동안 곁에서 말벗 되어 주지 못 한 것이 가장 후회스럽다.
둘째 딸 앞서 보내고 통한의 긴 세월을 우리 남매만 보고 사셨던 엄마의 마지막이 떠올라 그만 통곡하고 말았던 오늘.
사진출처: http://blog.daum.net/causeme1/15611817
나의 일곱 살 적 어머니는
하얀 목련꽃이셨다
눈부신 봄 한낮 적막하게
빈집을 지키는
나의 열네 살 적 어머니는
연분홍 봉선화 꽃이셨다
저무는 여름 하오 울 밑에서
눈물을 적시는
나의 스물한 살 적 어머니는
노오란 국화꽃이셨다
어두운 가을 저녁 홀로
등불을 켜 드는
그녀의 육신을 묻고 돌아선
나의 스물아홉 살
어머니는 이제 별이고 바람이셨다
내 이마에 잔잔히 흐르는
흰 구름이셨다
- 오세영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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