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긴 여정, 창 밖의 풍경

진해 성흥사/가을 비 우산 속.....

헬로우 럭키 찬! 2015. 11. 7. 20:01
728x90

읽을 때마다 눈물 날 것 같습니다./나옹화상 선시  

욕심 내지 말고 물 같이 바람 같이...그렇게 살다가 가라고 권하네요.

 

                 

가끔은 ‘곱게 늙은 절집’이 그리워 질 때가 있습니다.

딱히 신심이 있어서라기보다 인적 드문 심심산중의 고찰에서 마주할 수 있는 적요에 마음이 정갈해 지는 것 같기도 하고, 원초적 화두를 들고 참선과 수행에 정진하셨을 그 옛날 선사들의 발자국에 사념을 놓으면 어느 날 길 아닌 길로 들어선 ‘나’의 걸음을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곳엔 천 년의 세월을 이어 온 민초들의 애환과 눈물겨운 염원들이 넘치게 담겨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지난 밤 부터 내리던 비가 아침까지 계속되고 있네요.

월요일까지 '비'라는 기상청 예보에 42년 만의 최악의 가뭄이 끝날 수도 있겠구나 싶었더니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소식입니다.

인간의 생명줄인 물은 무궁무진한 자원처럼 보이지만, 지표면 70%의 물 가운데 97.5%가 바닷물, 나머지 2.5%가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이라고 합니다. 60억 인구가 이 소량의 식수에 의존하고 있다는 거짓말 같은 학계 보고는 당장 가뭄을 겪으면서도 우리에겐 여전히 먼 강 건너 불인 것 같습니다.

심각한 사안이라 주절거리다 보니 또 옆으로....ㅠㅠ;;

 

 

이사 통에 어린이집을 쉬고 있는 녀석이 요즘 들어 부쩍 부정어를 많이 사용하며 엇박 놓는 중입니다. 뭔가 제대로 불만이 쌓인 것 같아 딸아이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서로의 속 마음이 전해지지 않으니 둘 다 답답하기는 매한가지겠지요. 잘 참아내며 감당하는 딸아이가 부처 같습니다.^^

어쨌거나 내년 3월 전까지는 녀석의 생각을 제대로 읽어 스트레스를 다스려줘야 할텐데.....

일단, 오늘은 단풍색 가을비 속으로 들어 가 미리 정해 둔 고찰로 향했습니다.

 

"날씨 조오타, 함미 날씨 좋아요.!"....아~우~ㅇ 이 말이 왤케 맘 아푼지 모르겠어요. 

 

진해 성흥사입니다.

작년 여름 ,진해 인근의 알려진 대장동계곡(또는 성흥사 계곡)으로 물놀이 갔다가 인파에 치여 10분 만에 엉덩이 털고 빠져 나왔던 곳이죠.

조용할 때 다시 와서 사찰도 들러보자 아쉬움 남기고 왔었는데 오늘 그 희망의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공사 중인 것만 제외하면 정말 고요하고 아늑한 사찰입니다.

부산의 삼oo나 운oo 같은 메머드급 사찰과는 비교 되지 않는 고즈넉한 평화를 안고 있는 곳이더군요.(창건 이후 화재로 인해 몇 번의 재건축 과정을 거쳐 건물 자체는 천년의 고찰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내력으로 치자면 천 년을 훌쩍 넘고 있습니다.  글 말미에 옮겨 두었습니다.) 

바로 아래 계곡을 찾는 여름 피서객들이 많아서인지 인근의 주차장은 대체로 넓은 편입니다.

 

제법 힘이 실려있는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려 나왔어요.

 

성흥사 계곡입니다. 곳곳에 사람들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인위적으로 다듬어 놓았습니다.  

 

최근에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 7층 석탑입니다.

 

 

 

 

 

 

 

 

 

 

 

 

 

 

성흥사 스님. 인상이 너무 해맑으셔서 보는 저희들도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녀석을 번쩍 들어올리시니 예의상의 표정도 관리가 안 되는 욘석...ㅎ

 

 

아~~~주 작은 벌레 발견!! 그리고 주~~~우~ㄱ 관찰 하심.

 

 

 

 

 

잎이 모두 떨어진 백일홍 나무에 겨우살이처럼 소나무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무지하게 신기했어요,

 

 

 

 

 

이제 녀석의 기운을 한껏 터뜨릴 실내 놀이터로 갑니다. 

가는 길 진해 바다 풍경. 여전히 비가 흩뿌리는 날씨입니다.

 

부산과 가까운 용원의 '키즈팡팡'가는 길이예요.  온통 먹거리터인 번화가를 지나쳐 갑니다.^^;;

 

 

 

 

 

 

요즘은 이런 실내 놀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대부분이 시간 당 4~5천원에 보호자 1인 천원, 거기에 음료수 한 잔이 따라 옵니다.^^

비 오는 날 갑갑증으로 짜증내는 아가들에겐 천국 같은 곳이겠지요.  

 

 

 

 

 

 

 

 

 

 

그래도 뭔가 아쉬움이 남았는지 집에서도 편하게 있지를 않네요. ㅎㅎㅎ

하지만 부정적인 단어를 내뱉는 횟수가 현저히 줄어 든것 같습니다. 아~맘 아푸....

 

 

 

성흥사 대웅전

종      목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52호

지 정 일      1976.12.20

소 재 지     경남 진해시 대장동 5

시      대      조선시대

 

성흥사는 신라 흥덕왕 8년(833)에 무염국사가 세운 절이다. 흥덕왕 초년에 무염국사가 웅동 지방에 침입한 왜구를 물리친 기념으로 왕이 무염에게 재물과 전답을 시주하여 구천동에 터를 골라 이 사찰을 지었다고 한다. 세울 당시에는 500여 명이 머물렀던 대사찰이었으나, 세운지 276년만에 화재를 입어 대장리로 옮겨지었다. 조선 현종 9년(1668)에 또 다시 화재를 입어 구천동으로 옮겼다가 정조 13년(1789)에 현재의 위치에 세웠다.

성흥사 대웅전은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건물로 앞면 3칸·옆면 3칸이고 지붕은 옆면이 사람 인(人)자 모양인 맞배지붕이지만, 지붕의 경사가 완만한 일반적인 형식에서 벗어나 대단히 기울어져 팔작지붕의 느낌을 준다.

전반적인 건축의 양식은 조선 후기의 양식적 특징을 보이며 기록과는 달리 대웅전은 근래에 고쳐지면서 원형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