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긴 여정, 창 밖의 풍경

산을 걷다...범내산.

헬로우 럭키 찬! 2015. 10. 18.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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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같이 뒹굴던 먼지를 사정없이 떨어내고,

편애하듯 햇님만 오롯이 품은 하늘에 감사하며 카펫도 풀풀 털어 널었습니다.

한결 개운해진 마음으로 오랜만에 뒷산을 타고 올라 산의 꼭지점 같은 바위에 엉덩이를 내려놓았어요.

 

'빌딩님이 거만하게 살고 있는' 산 아래, 공기조차 희박해진 저 곳에서 사람들은 용케도 잘 버티며 살아가는구나....

도심 근교의 산에서 내려다 볼 때마다 여기서 이어가야 할 남은 시간에 대한 두려움이 제 고개를 사정없이 꺾어 버립니다.

 

자연에도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인디언....상상만으로도 신비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영화 '아바타'가 생각나네요.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전해주는 수많은 메시지는

인간의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알 수 없는 힘이 깃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내가 왜 이 세상에 왔는가'라는 질문을 가지고 스스로 해답을 찾아 간다지요.

인디언 스승들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영적 성장을 위해서'라고.....

그리고 그들은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을 가지도록 권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정중동靜中動과 상통하는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으며,

그 깨달음을 통해 영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이 산에도 철쭉이....어제 승학산에 핀 꽃도 진달래가 아닌 철쭉이었네요. 

욕심 내지 마아~ 매년 한 철이지만 니들은 아마도 영생이지 않니? 불로초 찾던 진나라 시황제도 50 넘기지 못하고 숨 떨어졌구만.

 

 

 

내려 오는 길은 처음 발을 들여 놓은 오솔길입니다. 등산객이 거의 다니지 않는 조용한 길이었어요.

이정표에는 개금배수지로 적혀 있었지만, 도중 뜬금없이 oo아파트로 바뀌는 바람에 길을 찾을 수 없어 가야공원으로 내려 와야 했답니다.  그래도 계속 평지로 이어졌던 오솔길엔 중간 중간 벤취가 마련되어 있어 잠시 앉아 멍 때리기는 좋았습니다.^^;;

혼자의 시간, 사념에 젖다보면 살아 온 시간 만큼 정리해야 할 페르소나가 많아지는 것 같아 남은 시간을 헤아려 보게 됩니다.

 

떨치듯 일어서며 고개를 드니 잎이  성긴 가지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손색없이 벽공이네요.

...요즘은 자주 니어링 부부가 떠오릅니다.

 

 

 

기막힌 떼창....귀 기울여 보세요. 새들이 놀고 있는 숲에서 담았습니다.

 

"우리는 누구이며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인디언들은 우리가 죽음 뒤에도 영혼의 여정을 계속할 뿐 아니라,

몸과 마음이 지친 여행자가 고향의 마을로 되돌아오듯이 이 세상에 수없이 오고 또 오는 존재라고 한다.

또한 우리가 그렇게 생사를 뛰어넘는 여정을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대답하기를 반복한다."

서정록 『우리가 이 세상에 온 이유』

 

 

건강한 하루였습니다. 상념도 많았지만 내일의 한 걸음이 쉬워 질 것 같은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