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0년, 은퇴 첫 해

제주도...출발 전

헬로우 럭키 찬! 2020. 10. 1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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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도사나 이어도사나

우리 배는 잘도 간다..........♬ 이청준님의 ‘이어도’가 애틋한 그 섬,

뜻밖의 기회에 편승하여 제주도로 떠나게 되었다.

 

 

동생 부부가 추석 명절 이어 열흘간 제주도 (낚시)여행 계획을 세우더니 내겐 숟가락만 하나 얹으시라 권유해 온 거였다.

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어느 정도 완화되었다고는 하나 역시 눈치가 보이는 데다 성격상의 이러저러한 기우杞憂가 발동하여 결정까지 한참을 망설였는데...

 

행여 홀로 명절 보낼까 싶었던지 여러 차례 진심 담아 꼬드기는^^;; 동생네의 배려에 생각은 이내 액체괴물로 변하기 시작했고, 결국 군중 피해 다니는 섬여행이라 괜찮지 싶은 마음이 커져 OK 사인을 날려버렸다.

 

하선 후 곧장 우도로 들어가 짧은 연도교를 건너야 하는 비양도에서 2박, 국토 최남단 마라도까지!

집 나와 이렇게 많은 날을 객지에서 보내는 것은 60 평생 처음 있는 일로 거의 메갈로돈급 사태로 꼽을 만하다. ㅎ

 

home my sweet home에는 온통 honey 칠갑이라 히키코모리 생활도 나름 즐거웁구만.^^;;

 

아....그러고 보니 이번이 세 번째로세.

십수 년 전 두 번 제주도를 건너기는 하였으나 비행기 멀미로 인해 부축 당해 나오는 꼴을 보이면서 KAL기 폭파 주범 ‘김현희’라는 별명까지 떠안게 된 것도 모자라 온전치 못한 컨디션 탓이었는지 그곳에서의 기억까지 깡그리 삭제되어 사실상 제주도는 첫 방문이나 마찬가지가 되어버렸다.

그나마 이번엔 배에 실려 가니 영혼 털릴 일은 없겠지.

 

여유를 장착하고,

까마득한 날부터 해녀의 숨비소리가 유영하고 있는 제주도의 눈물겨운 바다를 이제사 들으러 간다.

 

게다가 일에 치인 사위가 추석 건너뛰어 뒤로 주욱 쉬게 되면서 중반부터는 우리와 합류하게 된 딸네까지 ....

우린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배로, 딸네는 10월 7일부터 11일까지 비행기로.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류시화  '길 위에서의 생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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