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은 조선 성리학의 기초를 세운 인물입니다.
이치억 연구원(성균관대 유교철학문화컨텐츠연구소)은 뼈대 튼실한 그 가문의 17대 종손이고요.
그런 그가 왜 제사를 지내지 않는지 공감 가는 인터뷰 내용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추석엔 원래 차례를 지내는 게 아니에요. 추석은 성묘가 중심인데, 저희는 묘가 워낙 많아 일부는 (벌초) 대행을 맡겼어요.
그리고 성묘는 양력으로 10월 셋째 주 일요일을 ‘묘사(墓祀)일’로 정해 그때 친지들이 모여요. 그러니 추석은 그냥 평범한 연휴나 다를 게 없죠.”
“예(禮)란 언어와 같아서 사람들과 소통하면 살아남지만, 그렇지 못하면 사라지고 말죠.
시대와 정서에 맞는 변화가 필요해요.”
“우린 평소 조상을 너무 잊고 산다”
‘나’라는 한 사람의 뿌리인 조상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것, 가족과 화목하게 지내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20 여 년 동안,
(명절, 기일)제사 준비할 때면 한 상 가득 올리고도 행여 빠뜨린 것은 없는지 전전긍긍했던 기억들이 그닥 좋게 남아있지는 않습니다. 빠뜨린 ‘그 어떤 하나’ 때문에 죄스런 표정으로 서서 난감해 하는 올케를 보며 ‘이건 아니다’ 싶었고요.
그런 연유로 아버지 돌아가신 후 이승과 저승의 緣연에 대해 조금 많이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여 근거 모호한 ‘기억법’이 자칫 조상을 욕되게 할 수도 있다는 해묵은 생각을 올해부터 실행에 옮겨 보기로 했어요.
그동안 오래 애 써 왔던 동생네도 발 맞춰 줬습니다.
에효, 그래도 ‘배운 게 도둑질’이라더니 가짓수는 줄어들지 않은 듯 했어요. ㅎ
그렇지만 올해 가장 큰 변화는 일단 제기 사용을 중지했다는 거!
대신 더 밝고 예쁜 색을 가진 코렐에 담아냈습니다.^^
어김없이 올해도 시집 방문이나 제사 문제로 인터넷이 활활 달아 올랐지요.
상상되는 며늘들의 울분이 여기저기서 마구 터져 나오더군요.
어쨌거나 가정의 화목조차 배제된 타협 불가능한 전통이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제사든 명절이든....
어느 누구도 마음 다치지 않고, 감사의 마음만으로 뿌리를 기억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명절제(이제부터는 명칭도 바꿔야 될 것 같아요.) 후,
당초의 계획대로 통영 달아항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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