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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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긴 여정, 창 밖의 풍경

운수사...명품 계곡을 보다

헬로우 럭키 찬! 2014. 9. 1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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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명동 운수사로 정했습니다.

두어 달 전, 운수사 계곡이 도심과 가까우면서 풍광 또한 뛰어나다는 정보에 귀가 솔깃하였으나 한 여름엔 인파로 발 디딜 틈 조차 부족하다는 뒷 소리에 상상만으로 기겁을 하며 일단 접어 두었던 곳입니다.

좀 더 떼굴하고 싶었던 일요일 아침 640분 부터 자박거리며 거실을 돌아다니는 손자에게 역시나...아낌없이 시간을 퍼 주고 싶은 마음만 잔뜩 커지면서 떠올린 운수사입니다.

가볼까?’ ‘그러지 뭐

큰 기대 없이 들어 선 곳에서 기막힌 명품 계곡을 발견한 기쁜 우리 오늘입니다.

 

31번 종점인 화명동 주공아파트에서 하차합니다. 백양터널 바로 위입니다.

더위가 한 풀 꺾인 9월의 조금 이른 아침,

제법 큰 규모의 아파트촌이 인접해 있음에도 운수사를 향해 가는 길은 고요했습니다.

어느 길로....? 알고보니 두 길 다 운수사로 향하는 길이었지만 우리가 선택한 길이 하필  차도였네요.  뜸하긴 하여도 자동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이 역겹습니다.  그 속에서도 이렇게 고운 야생화들이....

 

 

 

 

부분적으로는 삼광사의 느낌에 가까운 운수사입니다.

천년 도량이라고는 하나 고찰의 정겨움보다 인위적인 견고함이 더 강하게 다가왔고 주변은 또 증축 중인지 포크레인을 동원한 공사가 한창이더군요.

자주 얘기 하는 것이지만,

왜 종교인들은 그토록 집회소 외관에 집착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토굴 같으면 어떻고 너와지붕에 흙바닥이면 또 어떻습니까. 신은 크고 멋진 건물에만 현신現身한답니까?

전도니 포교니 돈주머니 찬 신도 머리 수에만 관심 두지 말고 좁으면 좁은대로, 허름하면 또 그대로, 의지할 곳 없어 찾아드는 고단한 민초들의 영혼을 보듬어 주는, 그저 소박한 안식처로 있어주면 안 되는 걸까요?

교회 지하 수 층의 주차장에, 잘 닦여진 사찰길이 아니더라도 눈물 한 자루 가슴에 담고 사는 민초들은 그 눈물이 승화되는 기적을 소원하며 가시밭길도 마다 않고 달려 갈 겁니다.

교회든 사찰이든 쓸데없는 탐욕이 외려 인간을 밀어내는 것 같습니다.

기적은 신이 아니라 자신의 지극한 정성이 만들어 내는 것인데......

 

 

하~

가슴이 뻥!!

 

 

 

 

 

 

 

 

 

 

 

 

 

 

 

 

 

 

기도 하쟀더니....

 

 

 

이제 숲길로 내려 갈 겁니다. 

내려 가는 길입니다. 그제사 오르는 등산객들이 가끔씩 눈에 듭니다.

물이 흐르는 소리....

새소리....

간간이 이는 바람에 샥샥 몸을 비벼대는 나뭇잎....

귀를 가득 채우는 갖가지 곤충들의 베이스....

그리고 물 만난 손자의 기쁨에 겨운 탄성이 그들의 합주에 카덴짜를 그려 넣습니다.

 

 

 

 

 

 

 

 

 

 

 

 

 

 

 

 

 

2014.09.27 동생네와 재차 오름.

지난 번엔 왼쪽 길로 내려 왔고, 이번엔 오른쪽 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