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단상 또는 일상

엄마, 오늘 벌초할 거야.

헬로우 럭키 찬! 2015. 9. 1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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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이미지어머니는 안식과 같은 존재임을....

 

졸수를 넘어서도 정정하게 생존해 계시는 어르신들을 지나치다보면,

자식이 당신 삶의 전부셨던 어머니의 인생이 눈물겨워 오늘 같은 날에는 그리움이 더욱 사무칩니다.

 

청명한 가을 하늘입니다.

6시 경, 아직 이르다 생각하며 나선 고속도로는 벌써부터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더군요.

평소보다 1시간 정도 늦게 도착했더니 큰댁 형제들은 벌써 선산으로 출발한 뒤였고

아쉽게도 우린 어머니 산소로 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석 달 여...그사이 어머니 산소엔 키 큰 잡초들이 제 집처럼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멧돼지들이 뒤집어 놓은 주변, 특히 작은아버지 산소는 보기에도 흉할 정도였어요.

 

 

첫 식목 때 30센티 정도였던 동백나무는 15년 사이 저렇게나 자랐습니다.

잠시 쉬고 있는 동생 옆에 붙어 앉아 꼬물꼬물 계속 무엇인가를 하는 것 같은 욘석 ^^.... 

 

 

산소 갈 때마다 어김없이 따라 붙는 딸네....할머니 생전의 정성을 잊지 않는 딸아이의 가지런한 마음을 보는 것 같아 많이 뿌듯합니다. 훗날 손주도 공부의 의미를 제대로 깨달아 제 에미와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걷게되기를 바래봅니다.

 

 

 

한가하게 사진이나 찍어대는 저(시누이랍니다.^^;;)와 묏등 주면의 잡풀 뽑아 내느라 앓고 있는 작은 어머니랑 올케입니다. 

못 된 시누이와 버릇없는 조카를 둔 저 두 분의 잘 못이 더 크지요? ^^;;

 

묏등은 두개지만 넓이가 만만찮습니다. 땡볕 아래의 노장들 ^^;;

아주 잠시 휴식 중.

 

'내가 좀 도와 주까?' 이러는 것 같았고요...

 

첨부이미지

 

"요기 있는 연장으로 도와 줄 수도 있는데... "라고도 한 것 같았고...

 첨부이미지

 

 

 

헐!!!!!!!!!!

방향을 어느 쪽으로  틀 거지? 모두 혼비백산!

 

" 냅둬 봐 . 내가 힘 좀 써 줄께."....     세탁기 돌릴 일만 남았습니다. ㅎ

 

첨부이미지

어제까지 적지 않은 양의 비가 내렸음에도 산소 아래 개울은 거의 말라있었습니다. 가재도 먹을 게 없어서였는지 모두 이사간 것 같았어요.

 

개울 가에 늘어진 도토리 나무와 역시나 '학' 소리가 절로 나오는 너무 고운 야생화

 

 

엄마, 이제 시원하지?

11월 묘사 때 다시 오께.

 

 

산소 내려 오는 길, 재실이랍니다.

큰 댁과 작은 댁이 있는 마을. 곳곳에 익어 가는 과실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석류, 감, 대추, 담벼락에 매달린 호박.....

 

 

 

주인이 외지로 나가 산다는 폐가 ...가끔씩  다녀 가는지 뒤뜰 텃밭엔 우엉이랑 쪽파가 아무렇게나 심어져 있었습니다. 

 

작은 댁에서 멀리 본 풍경입니다. 

 

 

 내려오면서 담은 가을날의 청명한 하늘입니다. 뜬금없이 손 씻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아! 진짜 푸르르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