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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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2022년, hrer and now

만화방으로 간 딸과 손주^^

헬로우 럭키 찬! 2022. 1. 1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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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놀이터에서 알게 된 같은 학교 형아가 만화방 같이 가자고 했단다.

만화방 특성상 출입에 나이 제한도 없는 데다, 혹시라도 아이가 선택하는 만화에 적절한 제재가 가해지지 않는 분위기라면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던 딸아이.

하지만 막무가내 절대 ‘NO’라고만은 할 수 없어서 결국 손잡고 방문한 날.

관리하는 아르바이트생 덕에 방만하게 운영되는 것은 아니었다고 하면서도 꺼림칙한 기분은 내려놓지 못했다나.^^;;

녀석 역시 그닥 취미 없어 보이더라면서 은근 안심하는 눈치였다.^^

 

아, 그냥 라면만 먹으러 한 번씩 가자고 하더란다.^^;;

읭? 혹시 만화방 쉐프^^께서 왕년에 오성급 호텔 주방장 출신?ㅎ

내가 하는 한, 까다롭기로 세상 1등도 할 수 있을 손주의 입맛을 한방에 제압해버린 손맛이었으니.

읽는 것에 대체로 흥미 장착하지 못한 요놈^^. 독서는 너를 우주 끝까지도 데려다 줄 수 있단다아~~~~
요거는 19금인 거 알지?ㅎㅎ

 

 

내친김에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나는 다아 늙은 이 나이에도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아~주 좋아한다.

때문인지 딸아이도 수월찮게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소장하고 있는 만화도 대략 100여 권, 블로그에 꽤 느낌 좋았던 애니메이션 감상평 남긴 것만도 20개가 넘는다.

대부분은 나이 들면서 '망가 졸업식^^'한다더니만 나는 우째서 여즉 못 벗어나고 있는지 스스로도 의아하다.^^;;

나....키덜트? ㅎ

 

 

시발은 초등학교 입학 전, 주인공의 감정을 모션으로 빽빽하게 표현한 만화가 너무 신기해 만화방을 들락거리다 이후 스토리가 궁금해지면서 요올씨미 한글까지 익혔던 기억은 지금 떠올려도 푹, 웃음이 터진다.^^

당시는 만화에 대한 인식이 그닥 좋지 않았던 터라 엄마는 노심초사 철부지 딸내미의 비행^^;;을 주시하며 종종 언성을 높이기도 하셨지.^^

 

엄마는 아셨을라나, 그래도 몰래 몇 번이나 들락거렸는지.^^;;

 

해방 이후 일본의 적반하장식 역사 대처 방식이 갈수록 그 수위가 높아지면서 한.일 간의 문화 교류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니 이제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지는 것조차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시대의 문화를 접하는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언젠가 ‘반딧불이의 묘’에 대한 감상평에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다.

여전히 과거사로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 중이긴 하나 ‘지피지기 백전불태 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데,

‘절치부심切齒腐心’에서만 그친다면 박제된 분노에 막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지 않을까.

 

상대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그의 장점을 파악하고 그 이상의 내 것을 창출 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개인적인 의견이었다.

 

반딧불이의 묘. 강력 추천하는 애니 중의 하나.

 

최근 중국의 통 큰 제안에 혹한 작가들이 일본에서 발을 빼고 있다며 재패니메이션의 쇠퇴를 예견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지만, 지브리 스튜디오와 일본의 애니 대가들은 개의치 않고 여전히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2004년 작, 미야자키 하야오. ost '인생의 회전 목마'에 푸욱 빠졌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언젠가 손주의 피아노 소리로 듣고 싶다.^^

 

누적 관객수 170만의 기염을 토하며 2021년 흥행 1위에 오르기도 했던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역시 그 황당한 소재로 아시아 필름 어워즈 아카데미(Asian Film Awards Academy) 제15회 아시아 필름 어워즈 2020 최고 흥행 아시아영화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지 않았나.

 

잔인한 장면이 너무 많아 19금으로 분류된 판타지 시대물'귀멸의 칼날'

19년간 일본 역대 흥행 1위를 지켜왔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넘어 대만 등지에서도 흥행 기록이 이어지며 2020년 전 세계 영화 흥행 5위를 차지하게 된 요인은 무엇인지부터 들여다 보는 것이 우리나라 애니 시장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 작품 역시 ost의 매력이 상당하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OST

 

일본 애니메이션의 많은 소재가 대단히 오컬트적이며 판타지 요소가 우세한 편이다.

지브리는 말할 것도 없고, 나츠메 우인장이나 충사, 수역(만화), 여름 눈 랑데부(만화) 등은 날 선 인간의 마음을 따뜻하게 치유해 주는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다.

더하여 ‘언덕길의 아폴론’ 감독 와타나베 신이치로의 또 다른 작품 ‘잔향의 테러’는 우익의 논리에 반하는 인간 중심적인 스토리로 일본 내 극우주의를 자극했던 탓인지 흥행 성적은 저조했으나 수작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는 작품.

잔향의 테러. 아이슬란드 3인조 밴드시규어 로스의 'VON'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덤. 사랑어라는 새로운 언어로 부르는 노래가 환상적이다. 'VON'은 아이슬란드어로 희망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째즈를 통해 우정을 키워가는 남.녀 세 주인공의 청춘물. 꽤 긴 여운과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오컬트 소재의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편이다.

작화 뿐 아니라 주제에 따른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도 우리의 정서와 비슷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정치가들의 무지몽매한 언행의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다.

자신들의 입지가 우선인 그들은 결코 국가나 국민을 진정으로 생각해 주지 않는 부류라는 말이다.

특히 일본 극우 정치인들의 병적인 열등감에 의한 양국의 불화로, 서로 방문하지 않고 불매 운동하는 것에 동참하지 않을 수는 없으나 문화적인 교류만큼은 한 번 더 숙고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편향적인 시각을 지양하고 좀 더 미래지향적인 대중문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 그것이 어쩌면 평범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작은 기쁨이 되지 않을까나.

 

20세기 초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이래 가장 위대한 인물이라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외에도, 현재 꾸준히 대중의 관심을 받으며 활동 중인 일본 애니메이션 작가들에 견줄 걸출한 인물이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배출될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