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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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2021년, happy ever after

순천 드라마 촬영장과 순천 왜성, 그리고 낙안 민속 자연휴양림에서의 하룻밤

헬로우 럭키 찬! 2021. 9. 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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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일(일)

가는 곳마다 각각 다른 감동, 눈이 미어터지도록 차곡차곡 담은 하루,

 

우리가 10여 분 거리에 있는 순천 드라마 촬영장 다녀올 동안 잠만보 사위는 잠을 더 보충할 참이다.

9시 즈음, 근처의 맥도날드에서 맥모닝 셋트로 빈속을 채운 뒤 도착한 요기.

 

♣ 순천 드라마 촬영장

여러 작품들을 촬영한 곳이라 겹치는 배경도 많았을 것 같다.

눈 부릅뜨고 볼 요량이면 바로 알아차릴 수도 있을 듯.^^

 

드라마는 즐기지 않으니 훑어봐도 모두 생소했고, 영화 중에서는 ‘허삼관’, ‘늑대소년’, ‘택시 운전사’가 낯익다.

그것도 모두 오래전에 본 것들이라 장면 재생 불가.^^

도시의 마천루에 치여 하늘 볼 일 없이 살다 볼품은 없어도 숲 깊고 지붕 낮은 이곳을 걸어보니 마음은 너무 따뜻하고 편안해진다.

아마도 나의 전생은 달동네에서 뼈를 묻은 사람이었나 보다.^^

 

오늘날의 풍요와 격하게 대비되는 환경이지만 빈부는 상대적이라 고만고만한 살림살이에 큰 우환만 없다면 재물이 넘치는 현재보다 행복지수는 훨씬 높지 않았을까 싶었던....

추억의 교복 대여점
참새 방앗간. 왤케 어울리는 것이얌.^^

 

 

달동네 풍경

흠머, 진짜 전생의 우리집인 듯, 여기 보금자리 틀고 싶네.^^

이곳에서는 어떤 드라마를 촬영했을까?

 

 

'가족애가 가장 깊었던 그때........' 용해원씨의 말에 문득 생각이 깊어진다.

세트장 너머 빼곡히 들어선 아파트.

현대와 근대의 대조적인 풍경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고.

 

♥ 언약의 집과 소망의 집

잊고 있었던 유년의 한 시절이 현재의 상황에 오버랩되면서 가슴이 저려왔다. 

부모님과 먼저 떠난 여동생이 곁에 있었고, 지금의 남동생과 아옹다옹하면서도 서로 보듬어 챙겼던, 다시 오지 않을 한때.....

 

자의든 타의든 이제 모두 떠나고 유일하게 내 웃음의 근원이 되어주는 사랑이들만 남았다.

♣ 순천 왜성

정유재란(1597年) 당시 육전에서 패퇴한 왜군선봉장 宇喜多秀家(우끼다히데이)와 藤堂高虎(도도 다카토라)가 호남을 공략하기 위한 전진기지 겸 최후 방어기지로 삼기 위해 3개월간 쌓은 토석성/[펌]다음백과

 

특별히 볼만해서라기보다 휴양림 입실까지 시간이 넉넉해 사위가 이끄는 대로 잠시 들어섰다.

역사적인 의미를 되새겨볼 만큼 여유를 장착하지는 못했고, 오가는 길과 성곽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참 예뻤다는 기억.

 

♣ 낙안 민속 자연휴양림 가는 길

끝물이긴 하지만 여전히 고운 배롱나무

휴양림 관리실

여행 마지막 날 우리의 안락한 밤을 허락해준 낙안 민속 자연휴양림.

운동장 같은 거실과 넓은 방 한 칸, 깔끔한 시설에 턱없이^^ 저렴한 숙박료, 고급진 식기는 덤이다.

간간이 비가 흩뿌리는 바깥 풍경 또한 오감을 자극하는 곳, 센스쟁이 딸아이의 선택은 역시 탁월했다.^^

방에서 본 숲속의 집
체험관. 시국이 하 수상하다보니 운영은 잠정 중단.

마지막 날, 모오든 재료 털어 차려낸 저녁상.

위도에서 남은 바지락 부추전과 꽃게 된장찌개, 냉동 보관해 왔던 소불고기, 야채 샐러드.

그리고오~~~간단하게 맥주 한 캔씩^^

이른아침 베란다에서 내려다 본 인간의 마을^^

 

다음 날 밀양 포도원 들러 딸아이가 한 박스 챙겨 준 포도.

너무 많아 소분 보관했다.

 

오지에 가서 알았다.

저절로 싹트고 피는 풀꽃을

 

가랑잎 밟고 알았다.

미물처럼 사람도 바스락거림을

 

풀쐐기에 쏘이고 알았다.

은자처럼 숨어 사는 생명을

 

풀벌레 울음 뚝 그치고 알았다.

천적처럼 무서운 사람을

 

아름드리 소나무 아래서 알았다.

천년이 한결같은 바람 소리를

 

풀꽃 지는 걸 보고 알았다.

바람처럼 머물다 가는 사람을

 

사람 없는 곳에서 알았다.

달빛처럼 그리운 새소리를

 

- 권달웅 '자연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