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독백 같은 윤동주님의 시들은 늘 자신을 관통하여 우리의 마음까지 와 닿습니다.
바야흐로 억새가 지천인 가을을 따라 어째서 이토록 무거운 시인의 생각이 얹혀 왔는지....
시인의 순백 앞에서 나의 가을은 하늘을 향해 멋쩍게 웃고 말았습니다.
내 인생의 가을, 오늘 그 질문에 대한 즉답입니다.
시인이 고민하며 일궈 논 그 풍성한 밭에서 ‘내 사랑이들과 열심히 세상을 걷고 있습니다.’
가을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는 마을.^^ 여름의 잔해가 고스란히 남아있어요. 달리는 차 안에서 찰칵.
그동안 사진과 모니터로만 눈에 넣어 둔 억새를 이번 참에 오감으로 새기려 새벽 잠 반납하고 출발했답니다.
‘가을 인파에 치일 수도 있으니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알려진 억새군락지 중 우리가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간월재 정도라,
6시에 기상한 뒤 예상 시간보다 30분 늦은 7시 반에 집을 나섰습니다.
‘첫 케이블카는 못 타겠네. (8시 30분으로 알고 갔는데 계절 운행 시간이 따로 있어서 첫 출발 시간은 7시 30분이었어요.)
뭐, 그래도 12시 전에는 하산하겠다. 내려와서 칼국수랑 파전으로 점심 떼우자.’
케이블카 승강장 근처 도착시간은 9시, 몇 사람 쯤은 줄 서 있겠지.....이렇게 한심했던 우리의 생각에 곤장 100대!!!!!!!!
포기하고 내려오는 차와 엉킨 좁은 골목,
겨우 달려간 매표소에서는 ‘지금 티켓팅 하신 분은 1시 반에 출발 합니다.’라는 직원의 무심한 외침....
그 누구도 허락하지 않은 우리만의 계획은 블랙홀 속으로 ‘푸슉’ 김새는 소리를 내며 빨려 들어갔습니다.
허망하게 튕겨져 나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군요.
올 초....그때야 정오쯤이었으니.
ㅎㅎㅎㅎㅎㅎ(아, 또 웃음이...)
이 와중에 너무 예쁜 산. 꿩 대신 닭일지라도 가을 다 본 느낌입니다.^^
얼음골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딸아이는 폭풍검색 모드로 돌입했어요.ㅠㅠ;;
가까운 곳에 혹시 눈 부른 가을 풍경이 있을까.......면서.
새벽잠도 즐거이 반납하고 따라 나선 욘석도 배려해 줘야 했고요.
없었어요. 몇 개 찍은 곳은 너무 멀고.
결국 가을 보러 쏟아져 나온 사람들을 피해 가다보니 요기까지 왔습니다.
집 가까운 김해 ‘가야랜드’, 그리고 아~~주 좋았습니다.
입장!!^^
앞에 너 맞니? 도라에몽만 보인다규.^^
지금처럼, 이다음에도 듬직한 아들이 되어 줘어~~~
하늘자전거.
관람차 올라 탄 것도 장족의 발전, 요거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꿉니다.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
짚트랙. 요것도 나는 못 타는 거.ㅎ
오늘, 구김 하나 없는 욘석의 미소가 이곳에 차고 넘쳤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남겨진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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