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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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2022년, hrer and now

서울,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접수했다.

헬로우 럭키 찬! 2022. 4. 2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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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7일(수)

오랜만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쎠~언하게 쏟아진 다음 날,

한동안 군침만 삼켜왔던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에 눈도장 찍기 위해 신나게 보따리 쌌다.

 

서울까지 승용차 끌기엔 힘든 상황, 글타고 열차를 이용하자니 계획에 넣어둔 몇 곳까지의 이동 거리도 만만찮았고.....

셋이서 만나면 요런 푸념.

 

그걸 곁눈질했는지 한 지기의 낭군님이 흑기사를 자처하고 나서면서 상황은 급반전되었다는 거!!

이렇게 감사할 수가!

게다가 이 어르신, 1박 2일의 일정표까지 야멸차게 꾸려 주셨다. ㅎㅎ

식당 선택 등 약간의 변수가 있었으나 대략 요런 일정.....^^

 

출근 시간 피해 당초 8시에서 7시로 출발 시간 변경. 마리나아파트 흑기사 친구 집에서 합류했다

추울바알~~~~~~

 

커피 드실 분, 해서 저요 저요 했더니.

 

커피 중독녀도 깜딱 놀란 오늘의 CAR CAFE!!

부부 여행 중에도 종종 하는 짓이란다.

여인네 둘 다 몸에 향이 밸 만큼 커피 사랑이 유난하다는 것쯤은 익히 아는 터,  유독 한 친구에게만은 오늘 진심 헐! 했는데......

 

핸드 드립 셋트 완벽 장착하는 짓은 일전에 목격한 예의 그 행위라 그러려니 했으나 달리는 승용차 안에서까지 카페놀이를 할 거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

그녀의 이 엉뚱발랄한 매력 때문에 우린 종종 빵 터지기도 하지만 서두.ㅎ

 

우어어어어어~~~ 차 안 가득 퍼지는 커피향.

 

여주 휴게소에서 각자의 취향에 맞는 메뉴로 점심 해결 후 달려 달려 도착한 국립현대미술관.

직접 관람에 대한 기대를 접고 책으로 위안 삼으려 했더니 전시 기간이 연장되었다는 소식을 먼저 캐치한 흑기사 부부의 커다란 은혜^^을 뒤집어쓰게 될 줄이야.

어쨌거나 운 좋게도 기본 1시간 대기라는 우려와 달리 대략 30여 분 후부터 관람할 수 있었다.

 

귀중한 그림 한 점 한 점에 대한 소상한 정보는 홈페지나 많은 전문 블로그를 통하면 될 것이고 요기서는 나의 관람 원정기 형식으로 남겨 놓는다.

 

"내 그림을 나도 잘 모릅니다. 굳이 이해하려 들지 마십시오.

그림에 대한 의미는 무의미한 것입니다.

난 그림을 무슨 상징 따위를 갖고 그리진 않습니다.

이미지에 대한 명백한 해답을 가지고 있지 않은 그런 이미지들에 난 늘 끌립니다.

만일 그 이미지가 하나의 상징으로 귀결된다면 그건 더 이상 예술이 아닙니다. 단지 일러스트일 뿐이죠,"

라는 백진스키의 말을 대신하면서.

 

 

들어서면 정면에서 편안하게 반겨주는 백남순의 '낙원'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해 준 운보의 군마도.(이 앞에서 시간 다 먹어 치웠다.ㅎ)

일제 강점기 시절 군국주의를 찬양하는 작품을 출품하는 등 친일 행적이 드러나 친일인명사전에 기록되면서 평가절하된 분. 개인적으로 참 안타깝긴 하다.

암튼 한동안 잊고 있었던 운보와 그의 부인 우향의 그림을 볼 수 있었다는 게 또한 큰 의미로 남았던 오늘.

 

그 외에도 일편단심 유영국의 작품을 다시 만난 것과 김흥수 화백, 그리고 발걸음을 붙잡고 늘어지는 몇 몇 인상적인 작품들이 기억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어마어마게 동적이다. 눈을 뗄 수가 없었넴. 말의 포효와 뒤섞인 말발굽 소리를 들었다.
유영국 '산'. 그의 '산'시리즈가 너~~~무 조흐다.ㅎ
로비 풍경
국립현대미술관 건너편 국립민속박물관

 

 

잠원 한강공원 스타벅스에서 

한양행에 오른 이 친구의 무사귀환을 바라며^^ 이웃이 스타벅스 쿠폰을 쏴 줬단다.^^ 덕분에 .....

 

흑기사 부부^^
10만원 짜리 토마호크 스테이크 홍보 중.ㅎ

 

저녁식사

서울에서 직장생활 중인 흑기사 부부의 아들이 실시간으로 제공해 주는 정성스런 정보 덕에 여러모로 편하게 호사를 누렸다.

 

키 190cm에 연예인 뺨을 후려갈겨도 용서될 만큼 빼어난 외모, 게다가 더 불공평한 건 행인의 발걸음도 멈추게 하는 남저음의  멋진 목소리다.ㅎ

직장에 매여 밖에서만 짧게 만나다 보니 서로의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은 지켜보지 못했다.  대여섯살 꼬맹이 때 각자의 아이들을 데리고 올림픽 공원 나들이 간 것이 마지막이었으니 그동안의 세월이 25년.

녀석과도 나란했던 그 세월이 새삼스러워 90도 고개 꺾어 올려다 보며 그랬다.

 

너 우짜다 이렇게 변했니?

뜬금없는 첫 마디에 모두 박장대소했다지.^^

 

그 아들이 추천한 곳, 강남 양재동의 '메르시'.

시그니처 메뉴인 슈바인 학센(독일식 족발)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

생소했지만 진짜로 지인짜로 스페셜한 맛.

파킹 후 메르시 후문으로 입장. 6시 30분 예약 시간에 따악 맞췄다.
라구 파스타. 요거는 초오큼 평범했고
헉, 소리를 내며 마구 퍼 먹어준 바질크림 리조또

그리고오~~~~~

바질 소스, 칠리소스와 함께 기대 이상의 비주얼로 식탁에 오른 오늘의 스페셜 메뉴 슈바인 학센! 

거대한 양에 한 번 휘청했다가 맛에 다시 한 번 깜딱 놀랐던.....ㅎ

 

풀었던 허리끈 재정비도 할 겸, 근처 양재시민근린공원으로 들어섰다.

이곳도 흑기사 부부의 아들이 추천한 곳이다.

 

참....서울은.....

서울이다.

빌딩보다 숲 우거진 곳이 많아 더 부럽다.

특히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끝 모를 만큼 넓은 금싸라기 땅도 아낌없이 내어주고 숲 깊은 근린공원을 조성해 준 것이 그렇다.

한 뼘 땅을 발견하면 한 채의 아파트부터 올리고 보는 부산과 대비되는, 부러운 풍경이다.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말이 조금 더 가까이 들리는 것 같다. ㅎ

 

더 놀라웠던 것은 강남 대도시 한 복판의 숲 깊은 공원도 그러하지만 들어서는 입구의 하천엔 두루미도 서식하더라는 거.

여름 날 서늘한 그늘에서 독서도 권한다.

 

숙소 토요코 인

도심 한 복판의 호텔, 헐값으로 하룻밤 제공 받았다.

매너부터 시설까지 세상 깔끔, 정갈한 곳이다.

지기의 아들이 예까지 올라온 부모님 얼굴 한 번 뵈옵겠다고 달려 온대서 기다리는 중이다. 이쁜 넘 같으니라고.
큰 공간이 필요하지 않다. 안락한 침대와 편리한 샤워 시설이면 딱이다.
3층에서내려다 본 9시 즈음 도로 풍경

 

하루가 꿀이었다.

모든 것이 풍요롭고 만족스러웠다.

눈 불러 행복했던 시간들....흑기사를 차처하고 나서준 친구의 신랑에게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해 다시 한 번 숙고하게 해 준 한국 굴지의 그룹 삼성에게도 크게 점수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