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7일(일)
지난주 잠시 들렀다 다음을 기약했을 정도로 마음을 흡족하게 만들어준 장소다.
아버지 기제 다음날 텐트까지 짊어지고 나선 합개마을.
오늘은 물이 제일 많이 빠지는 날이란다.
그렇거나 말거나 낚시.....하려 했는데 물이 점차 빠져나가면서 조용했던 이곳으로 갑자기 한 떼의 사람들이 몰려 드는 거다.
정신 차려보니 흠머, 여기저기 드러나는 해조류들, 고둥들....
아마도 물 때 좋은 날 골라 아는 사람만 찾는 곳인 것 같다.
우리도 덩달아 낚시 때려치우고 곧바로 채취작업^^에 돌입, 제법 쏠쏠했던 오늘의 수확물은 친구들과 나눠 먹었지.
6월까지 극성인 비브리오균 때문에 어패류는 다시 제 집으로 돌려 보냈지만.
데크로드의 끝에서 내려서면 해양공원과 99타워가 바투 보이고 시계가 좋아 거가대교 역시 선명하다.
즐거웠던 시간에 묻어온 육신의 피로.
나는 집에 갈 힘도 없어 딸네서 뻗어버렸다.ㅎ
고둥과 홍합을 삶고 미역 초무침에 쏘주 한 잔.....잔뜩 기대했다가 비브리오균 기사에 놀라 다 버리고 결국 외식하러 가는 길.^^;;
딸네 아파트의 봄을 담았다.
내 집으로 신나게 달려와서 해산물을 받아간 친구가 날려 준 저녁밥상.
물미역국, 물김 무침, 물김전. ^^
상 가득 바다.
꽃과 사람들 얼굴이
모두 다, 연분홍이다
잘 익은 봄빛이다
신석종 ‘어느 하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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