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단상 또는 일상

'비목' 들을까요?

헬로우 럭키 찬! 2015. 6. 25. 21:30
728x90

오늘, 한명희 장일남曲의 비목碑木을 듣습니다.

 

비목_백남옥_백남옥의 우리가곡집 - 추억.zip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 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달빛 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 지친 울어 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퍼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처음엔 메조소프라노 김청자씨의 노래로 들었는데.....두 분 다 짱입니다.)

 

아카펠라나 대중가요 외에 사람의 음성을 통해 듣는 가곡이나 아리아와는 왤케 안 친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특별히 좋아하는 대여섯 개의 곡을 제외하면 거의 듣지 않는....ㅎ

심리적인 문제일까요? 상담 치료가 필요한...?? 안들려^^;;

 

귀를 세워도 알아듣기 힘든 소프라노의 가사가 자꾸 저의 뇌를 박박 긁어대는 것 같고, 스테인레스 소재의 은색 쇠파이프가 대리석 위를 굴러다니는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이런....

 

헌데, 정지용님의 향수와 한명희 시인의 시에서 탄생한 비목은 전주만 나와도 온 몸을 흐르던 전기가 일제히 심장으로 몰려드는 것 같은 벅찬 느낌에 젖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두 곡에 대해 이입되는 감정은 싱크로율 200%에 육박하는 것 같아요.^^

가사와 곡의 완벽한 조화도 그렇지만 시문 자체에서 남은 그 절절함이 먼저입니다.

특히 한 톤 낮춰 메조소프라노로 작곡된 비목은 장일남씨의 탁월한 선택으로, 눈물겹도록 서럽고 아름다운 노래지요.

 

오늘은 동족상잔의 그 날...6.25 65주년을 맞는 날입니다.

긴 세월 고통과 함께 살아 오신 체험 세대와, 반세기를 넘어 선 지금까지도 돌아오지 못 하고 산천을 떠도는 이름 없는 영령들께 보태지지도 않을 부족한 마음 내어 간절히 읍합니다.

 

아울러 이 땅과 전 세계의 이기적이고 탐욕스런 전쟁 유발자들에겐 저주를!!

첨부이미지

 

♠ '비목' 탄생비화

1967년 작곡된 비목은 방송 프로그램을 하던 작곡가와 PD의 의기투합에서 시작된다. 당시 TBC(전 동양방송) 음악부 PD로 근무 중이던 한명희는 방송 일로 자주 만나던 작곡가 장일남으로부터 신작 가곡을 위한 가사 몇 편을 의뢰받는다. 그때 한명희가 내놓은 것이 직접 만든 한 편의 시()였다.

 

장교 출신으로 비무장 지대에서 군 복무를 했던 한명희에게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있었다. 그가 복무했던 곳은 백암산 계곡 비무장 지대. 어느 날 잡초가 우거진 백암산 기슭에서 무명용사의 녹슨 철모와 돌무덤을 발견한다. 무덤에는 개머리판이 거의 썩어 있는 카빈총 한 자루가 꽂혀 있었다. 이름도 없이 홀로 외로이 죽어갔을 총의 주인이 가슴 아팠던 한명희는 그 카빈총을 주워왔고, 깨끗이 손질을 하며 그 혼을 위로했다. 이 마음을 담아 시를 썼다. 황해도 해주 출신으로 6·25 때 월남한 실향민으로서 전쟁의 비극을 직접 몸으로 겪었던 장일남에게 한명희가 건네준 이 시는 바로 자신의 아픔과도 같았다. 그대로 선율을 짓기 시작한 작곡가는 그날 밤을 꼬박 새웠다. ‘비목은 그렇게 탄생했다.

 

작곡가는 우수의 감정을 불어넣어 적막에의 두려움과 전쟁의 비참함, 그 때문에 더욱 간절한 향수로 곡을 승화시켰다. 소프라노가 아닌 메조소프라노가 부르게끔 톤을 낮춘 작곡가의 선택 또한 빠질 수 없다. ‘비목의 낮고 풍성한 울림은 한국전쟁에 대한 비가(悲歌)’로 꼽히기에 충분했다.

 

달밤에 순찰을 돌면 격전지에서 쓰러진 전사자들의 절규가 허공에 돌아다니는 기분을 느끼며 소름이 돋을 때가 많았습니다. 궁노루 울음소리조차 이름 없는 병사들의 넋이 외치는 절규 같았지요.”

 

한명희는 비목을 설명하며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었다. 장일남 역시 생전에 전쟁의 아픔과 두려움을 토로하곤 했다. ‘비목은 이런 노래다. 과거인 것 같으면서도 지금도 진행 중인.

출처 : http://cafe.daum.net/9988haja/

비목_백남옥_백남옥의 우리가곡집 - 추억.zip
7.38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