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목)
오늘 발견했네.
사상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남사 예담촌까지 환승 없이 바로 가는 버스가 하루 3대 있다는 거.
진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차하여 매표 후 버스에 오르려고 보니 어? 부산에서 타고 왔던 그 버스?
같은 기사님?
남사 하차 후 정류장에서 시간표를 다시 확인했더니 1일 3회 진주 거쳐 부산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
딸아이의 컨디션에 문제가 생겨 부모님 방문을 추석 이후로 미뤘으나 아무래도 산청으로 먼저 가 있는 마음이 거두어지지 않아 평일 정해 혼자 다녀오기로 했다.
주초의 계획이 태풍에 밀려 오늘 나서게 된 산청행.
다녀온 지 석 달, 그새 버스 시간표가 변경되어서 7시에 출발한 진주행 버스로는 10분 앞당겨진 남사행 환승 시간이 아슬아슬했다.
어쨌거나 다행히 여차저차 조호은^^ 정보도 얻은 데다 서두르지 않고도 8시 40분 버스로 환승할 수 있었고.
![](https://t1.daumcdn.net/keditor/emoticon/friends1/large/047.gif)
남사역 하차 후 국립 산청호국원까지 걸어 가는 길에서 얼핏 본 가을.
잡초 하나 없이 잘 키운 벼. 요올씨미 여물어가는 중이다.
길과 밭의 경계가 없다.
나와 함께 걷는 길가의 밤나무, 대추나무, 감나무, 탱자나무......
걸으며 걷어내며 내 것도 아닌 것에 괜히 풍성해지는 마음.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떨어져 나뒹구는 밤.
아스팔트까지 튕겨져 나온 놈을 밟아서 까봤더니 아직....
도착!
남사 예담촌에서 호국원 입구까지 30분, 다시 부모님 안장하신 곳까지 10분.
아, 깨끗하게 유지되는 이유가 있었구나.
갈 때마다 닦아도 먼지 한 톨 없더니.
감사합니다.
수고하십니다.
노인 일자리 사업에 동원된 분들이겠지만 고개 숙여 인사드리다 갑자기 목이 메어 오더라.
한 어르신께서 다가와 수건을 주시며 그러셨다.
우리가 하는 것보다 자손이 닦아 주면 더 좋아하시겠지.
그만 허엉 울고 말았네.
접시랑 유리잔, 과일 몇 개.
나머지는 모두 집에서 만든 걸로 쫌씩.
술을 대신한 식혜와 견과류 강정, 약밥, 그리고 봄에 만들어 둔 쑥떡.
11시에 부산으로 가는 버스가 온다.(진주를 경유하는 부산행은 1일 3회)
진주까지 가신다면서 버스가 달려오고 있을 방향으로 목을 빼고 계시는 마을 어르신. ^^
엄마, 아부지 선선한 가을 어느 날 또 놀러 올게요.
낳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귀하게 길러 주셔서 이 생의 기쁨을 누리게 해 주신 것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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