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긴 여정, 창 밖의 풍경

도대체 몇 번째? ㅎ 그래도 한산도

헬로우 럭키 찬! 2017. 12. 23. 23:00
728x90

모든 섬들은 같은 듯 다른, 저마다의 독특한 아우라를 품고 있습니다.

몇 번이나 같은 섬을 건너도 변화무쌍한 그들의 얼굴은 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죠.

3일이 주어진 성탄 연휴, 만장일치로 섬에서의 2박이 결정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있어 섬이란, 밑도 끝도 없는 즐거움입니다.^^;;

 

처음입니다. 이렇게 썰렁한 어구항. 덕분에 우린 곧 바로 승선할 수 있었어요.


섬의 순례자 강제윤에게 있어 섬이란 발전의 가면을 쓴 파괴로부터 지켜내야 할 존재로, 김기덕 감독의 영화 은 상징으로서의 외로움이며 도피와 구원의 공간이자 원시 그 자체의 본능으로, 정현종 시인은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고 단절된 인간관계에서 혼자일 수밖에 없는 존재의 한계를 섬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우린 무념무상 ..... 생산적 즐거움이 우선인 속물인지라....^^;;

인간은 끝없이 상처를 입히고 망가뜨렸으나, 자연은 여전히 품는 것 밖에 모르는 것 같습니다.

해서....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머문 자리 곱게 닦으려 합니다.


이틀 뒤에 다시 봐아~~어구항!!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거기다 내 집처럼 편하게 들락거리고 있는 별장 같은 펜션이라니!!!!

세 번? 네 번째?

에구, 내용 연수가 거의 바닥을 보이고 있는 뇌가 용량 초과라고 아우성이네요.

어쨌거나 성탄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쥔장께서는 헐값^^;;에 우리를 받아 주셨습니다.

 

초록이 내어 준 마당에 연로하신 황색 잔디께서 편안히 누워 우리를 반겨 주네요.


전날 저녁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던 녀석 때문에 딸네의 출발이 늦어졌습니다.

게다가 차 안에서 열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하여 거제도 아동병원에서 수액 한 병 투여했다는...ㅠㅠ;;(그 증세를 사위가 싹쓸이 해 가면서 녀석의 상태는 호전, 사위는 한산도에서의 이틀을 자리보전하고 누워 지냈네요. )

 

                            


 

펜션 들러 짐 정리 후 바로 출동해서......

의암 방파제.

요기는 태공들의 전쟁터입니다.

한산도 감성돔은 다아 요기서 잡히는지 참, 올 때마다 빼곡하게 들어 차 있더라고요.


 


! 울 올케, 천인공노할 사건을 터뜨렸어요.(그래도 날씨를 표현하기엔 이 장면 이상 없는 걸로. )

암튼 오늘, 대략 이 정도의 날씨입니다.

살이 올라 비계가 두텁다보니 특히 그랬겠지만 .....^^;;

에효~ 피부에도 좋고, 폐에도 좋다는 돼지기름은

림프관 순환을 활성화해 기관지 점액 분비도 돕는다 그러는데 이 비계는 어디다 쓸꼬.   <!--[if !supportEmptyParas]--> <!--[endif]-->


동생은 신명이 초큼 올랐을 겁니다.

씨알은 작지만 뽈락이 심심찮을 만큼 물어 주고, '깜딱' 할 만한 크기의 학꽁치도 가끔 올라 오시공. 

겨울 해가 다급히 서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석양을 머리에 이고 있는 추봉도 등대가 아름답네요.

 

'조금' 때라 조수 간만의 차가 크지 않습니다.

늘, 말갛게 몸 전체를 드러냈던 바위들은 대부분 바닷물에 허리를 내어 주고 있었어요.



청소 중

느지막하게 도착한 딸네.

30여분도 채 머물지 못 하고 서둘러 펜션으로 향했습니다.

링거 한 방에 기운 차린 녀석은 가장 작은 쓰레기봉투 하나 들고 ...^^



....

이번엔 여쥔장께서 친히 하사^^하신 청어랍니다.

방값 대폭 할인에 하사품까지....그 은혜 망극하여 우린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죠.^^

올케가 바로 장만해서 소금 간 해 뒀습니다.  



 

쭈꾸미가 물고 올라온다는 정보에 딸네는 장비까지 마련했다나요.

펜션 앞.

그닥 춥지는 않았지만 바람이 조금씩 얼어붙고 있는 게 느껴졌습니다.

잔뜩 기대하고 자리 굳힌 동생과,  그리고 요놈.(너 A형 독감 바이러스 보유자 맞어?)^^


         

한산도 둘째 날.

종일 강풍, 오전 내내 소나기.

거참, 희한하게도 펜션을 벗어나 어구항쪽으로 모퉁이 하나만 돌아가면 무풍지대입니다.

비 그친 오후, 잠시 내려 서 본 방파제....입질 한 번 없어 바로 짐 쌌습니다만.^^;;

이 와중에 한 방 터뜨리라는 울 올케. ㅎㅎ



 

곡룡포입니다.

언젠가 잠시 들러본 적이 있던 곳인데 바람 피해 오다보니 예까지...^^

그때는 공포에 떨었던 곳이죠.

산과 맞닿은 방파제 인근에서 뱀 출몰 지역이라는 팻말을 발견했었거든요.ㅎㅎ

요기서 제법 씨알 굵은 망상어 제대로 낚았습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감성돔까지 2마리.





망상어 풍년


감성돔 ㅎㅎㅎㅎ


둘째 날 저녁상.

주메뉴 백숙에 갓 잡아 올린 감성돔회, 어제 남은 돼지불고기...풍성풍성풍성풍성 ^^

(나을 기미 없이 환자놀이 삼매경에 빠진 사위는 걸죽한 닭죽으로...)


아쉬운 뱃길.

부산을 향해 출바~알~!!


허~어~ㅇ 이 melancholy함을 우짜지? 넘 멋짐이 다닥다닥 붙은 이 남자...



아.......자꾸 뒤돌아보게 되네요.^^;;


늘 그렇습니다.

걱정, 근심 모두 내려놓고 직장과 집으로부터 달려 나와 보내는 시간에는 실컷이라는 단어가 비집고 들 틈이 없다는 거.


 

그렇지만  이렇게 시끌벅적한 가족나들이는 언제나, 언제나 좋습니다.

....이것 말고는 나홀로 여행이 더 좋고요.^^;;






덧붙임 : 둘째 날의 강풍우(동생 말에 의하면 '파다다닥' 하는 못된 바람^^;;) 앞에서 멘붕에 빠져 있던 중에

올케의 은근한 권유를 받아들여 가까운 한산교회를 찾았습니다.

, 성탄절이기도 하고 그 덕에 하루의 힐링 시간이 발생하여 연휴를 얻게 되었으니까요.^^;;

목자들의 설교는 언제나 그래도 혹시나에서 그래, 역시입니다만.

바이블을 벗어난 세계는 있을 수가 없다는 걸까요.

우주나 인류의 문명, 지구나 세계의 역사 등은 그들에게 있어 무용지물인 것 같아서....

   


......세찬 비에 무방비로 노출된 한산도의 보기 드문 아침은 좀 더 오래 계속되어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