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긴 여정, 창 밖의 풍경

다음 날 여전히 고성....

헬로우 럭키 찬! 2016. 6. 1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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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길만 보였던 밤길 1시간을 허위허위 달려 도착한 흙시루 펜션’.

기진해 바로 자 그릴 줄 알았던 딸아이는 여전히 슝슝 싱그러운 바람소리를 날리며 녀석 챙기기에 바빴습니다.

원래 타고나기를 나,긍정이었던 아이지만 험한 상황에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휘파람 불어대는 걸 보니 마음이 짠해 졌어요.

아마도 길고 무서운 밤길 오는 내내 속았다고 이발저발 하는 에미를 배려하느라 제 두려움은 눌러뒀겠지요.

 

룸 미러로 뒤를 보는데 길 표시등이 벌떡 일어나 빨간 눈을 번덕이며 따라오는 것 같더라고. 너무 무서웠는데 엄마 놀랄까봐......라네요. ㅎㅎ


다음 날 아침에 본 펜션 풍경입니다.

전날 밤, 도무지 사람이 살 것 같지 않았던 마을 어귀에 들어서며 또 한 번 심장이 쫄깃해졌던 기억은 누구의 것이었을까....ㅎㅎㅎ


동시에 딸아이가 했던 말이 떠올라 슬그머니 계면쩍어 지더랍니다.

엄마, 낼 아침 되면 기막힌 풍경이 펼쳐질지도 몰라. ’옴마나, 일케 좋은 곳이....!' 이럴 수도 있을 걸.

^^;;그러니 너무 많이 속상해 하지 말란 의미가 담겨 있던 말이었죠.


잠만 자러 들어온  펜션.  전체가 완전 황토 건물이라 그나마 흡족했어요.


시골의 황토집 풍경이랑 짝꿍처럼 어울려 토박이 같았던^^ 욘석.


시골의 마을들은 해가 서쪽산으로 빠지면 동시에 사라졌다가 동쪽산의 해오름과 함께 나타나는, 시간의 경계선에 머무르는 물체 같습니다.

어제 밤엔 어느 시간대로 여행하고 온 걸까요.

이른 아침, 너무 예쁜 마을이 잠에서 덜 깬 나른한 자태로 납작 엎드려 있었습니다.



아침을 거르고 일찍 나섰습니다.

식당을 겸하고 있는 펜션의 개점시간은 1030.

몇 개의 블로그에 올려진 상차림이 써억 괜츈해 보여서 상족암군립공원 한 바퀴 돌고 밥 때 맞추자했어요.

상족암군립공원 글램핑장은 밤을 즐긴 캠핑족들이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전망대까지 올랐더니 텅 빈 오장이 한꺼번에 비명을 질러댔습니다.

'빨랑 가자아~~'

광속으로 달려 도착한 흙시루 펜션. 우리가 첫 손님이었답니다.

유난스럽게 꾹꾹 눌러 담은 밥 한 그릇을 게걸스럽게 다 비워냈다나요.^^;;

가득 찬 배가 무거워 다음 행선지로의 운신이 버거울 정도였답니다.


요거 무슨 열매?


맥전포항.

음악분수대랑 거북선 놀이터가 있대서 요기까지만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녀석을 위한 오늘의 최종 싸아비쓰!!^^

일전에 동생네랑 갯바위 낚시 갈 때 여기서 개인 배를 이용한 적이 있었어요.

너무 썰렁했습니다. 방문객이 한 명도 눈에 띄지 않더라는......보이는 항구 끝 쪽에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채 거북선 놀이시설만 덩그라니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음악분수대도 언제가 마지막 공연이었는지,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있더랍니다.

그래도 욘석은 거북선 안과 밖을 뛰어 오르며 한참을 기분풀이 하였다나요.^^





오는 길에 피로도 해소할 겸, 인터넷의 도움을 얻어 들어간 온천탕.

허름해보이는 입구에서 실망했다가 나오면서 만족했던 곳입니다. 내부는 고만고만, 수질은 정말 종았어요.

마산 어디 쯤인데...'마빈온천'입니다.



사진들








눈물이 피~잉 돌았던 장면입니다.

커다란 발자국 곁에 오종종 보폭이 좁은 작은 발자국을 발견했거든요.

더 이상 머물 수 없게 된 이곳을 떠나, 어디가 될지도 모를 미지의 먼 곳을 향해 막막한 심정으로 걸음을 옮겼을 어미 공룡과 그 곁을 종종 거리며 따라 가는 아기 공룡....

그 발자국을 밟고 있는 딸과 손주 위로 오버랩 되는 공룡의 행렬에 가슴이 먹먹해져 왔더랍니다.




































사위랑 딸이랑 회를 안주로 식탁을 차지하고 떠드는 동안 욘석은....



그리고 피곤해서 기절한 제 에미 등 타고 주무십니다.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