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토)~22일(일)
실로 오랜만에 딸아이가 날개옷을 입었다.
그동안 펜데믹으로 이리저리 조심하고 눈치 보느라 카톡으로만 소식 주고받던 절친 둘과 1박, 멀리도 아닌 부산의 중심지에서 호캉스 같은 하루를 계획했단다.
초3 아이 챙기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빠듯한 딸아이는 언감생심 나홀로 외출이란 꿈속의 꿈.
거의 1년 만에 절친들과 이렇게라도 색깔 다른 호흡을 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이제나 저네나 오롯이 손주랑 긴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친구네 외조부모님들도 횡재 만난 듯 어서 가라고 딸의 등을 떠밀기까지 했다는 후일담.^^
게다가 한 친구의 아들내미는 데리러 간 어미에게 ‘엄마, 왜 이렇게 빨리 왔어?’라며 아쉬워 하더라나.^^;;
에구우~~ 도대체 얼마나 재밌게 놀아 주셨길래.^^
나 역시 오랜만에 단둘만의 하룻밤이었지만 서두.ㅎㅎ
다음 날 9시 즈음, 아직 봄꽃 축제 중인 시민공원에서 녀석의 감성을 슬쩍 건드려 봤다.
어미 바라기가 유난한 욘석은 늘 그렇듯 볼거리, 놀거리 풍성한 오늘도 살짝 외로워 보이공.ㅎ
'아~!! 이뿌다. 요기 함 서 봐.'
요구하는 대로 다 들어주긴 하는데......이리 봐도 저리 봐도 온 몸에 쓸쓸함이 덕지덕지 달라 붙어있는 욘석.^^;;
마음 속 엄마 비중은 99%, 나머지 1%로 우리가 나눠 가지는 것 같다.ㅎ
사위도 가끔 섭섭한 마음을 내비칠 정도라서.ㅎㅎㅎ
30도를 웃도는 오전의 날씨, 공원까지 20여 분 걸어온 데다 한 바퀴 돌았더니 ....우리 좀 쉬어 갈까?
그리고 서면 삼정타워.
엄마가 곁에 없다는 것을 잠시 잊게 해 주는 게임이 있다!
긴 줄 아랑곳없이 시간을 투자하고라도 가오레 오성급 디스크를 획득하고 싶어 하는 어른이들과 아이들.
나 역시 손주의 즐거움을 우선으로 받아들여 나라 팔아먹는 행렬에 편승했다.ㅎ
가끔 ‘만에 한 번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불편한 변명을 인정하고 싶은 일도 생긴다.
아이들이 열광하는 것 대부분이 우째서 쪽발이 것일까나 싶은 아쉬운 마음.ㅠㅠ;;
죽자고 말려드는 아이들을 쉽게 진정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전수 받고 싶긴 하다.^^;;
이 또한 후딱 지나갈 수 있기를......ㅎ
하고 싶은 일 하며 살아라
사람의 한 생 잠깐이다
돈 많이 벌지 마라
썩는 내음 견디지 못하리라
물가에 모래성 쌓다 말고 해거름 되어
집으로 불려가는 아이와 같이
너 또한 일어설 날이 오리니
참 의로운 이름 말고는
참 따뜻한 사랑 말고는 아이야,
아무것도 지상에 남기지 말고
너 여기 올 때처럼
훌훌 벗은 몸으로 내게 와라
배창환 ‘아이에게’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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