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퇴근해서 하루 먼저 도착한 딸아이와 동생네로 갔다.
장은 올케가 몽땅 다 봐 놨으니 내일 가서 준비하면 되겠지 했는데....
역시나 ...가족들(이라고 해봤자 나랑 딸네지만^^) 모여 하하호호 하는 걸 좋아하는 동생네는 하루라도 빨리 불러 모으려고 '맛 있는 거 먹으러 가자'면서 옆구리 쑤셔댔고, 퇴근하는 동생 차에 얹혀 우르르 해운대로 들어 가 곧장 횟집으로.....
튀김 당번은 딸, 나는 간단하게^^;; 나물, 나머지는 ...ㅎㅎㅎ올케.
항상 어수선한 마무리는 올케한테 슬쩍 밀고 엉덩이 붙여 버린다.^^;;
괜히 미안해서 '야들아, 힘드니까 튀김이나 전은 사서 하자'고 맏이인 내가 꼬드겨도 얘네들은 아주 무심하게 그런다.
'아, 여자 셋 두고 뭐 하러 사서 하냐. 젯상에 우리가 정성들여 만든 거 올려 좋고, 명절 기분도 내고... 우리가 후딱 하면 된다 아이가.'
늘, 마음 씀씀이 고운 우리 올케, 딸......
속 깊은 딸아이가 수시로 읊조리는 말이 있다.
'엄마, 우리가 가족이라서 너무 행복해. 그러니까, 다른 거 더 바라면 벌 받을 거 같아.'
아무리 기억해 봐도 자라면서 한 번도 '싫어, 안 해, 뭐 해 줘, 사 줘' 라는 말을 한 적이 없었던 우리 딸.
예민한 에미 투정 다 받아 주고 어떤 일도 즐겁게 수용할 줄 아는 엄청난 재주를 갖고 있는 이뿐 딸.
공부 못 해 좋은 대학 못 간 거 미안해 하지만 그딴 거 난 전혀 상관 없다.
남들 다 가는 학원이 궁금타고 두어 달 간 것이 고작에 4년제 딱지 가졌으면 된 거고,
내 바람대로 사람과 그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으로 요렇게 살고 있으니 만점이지.
어릴 때부터 명절엔 꼬무작 거리며 옆에서 잘 거들더니 지금은 완전 베테랑급^^.
올케랑 내가 감탄하는 수준이다.
요즘은 배 불러 앉아 있는 폼이 엄청 의젓하다는...^^
랑이랑 복이. 주방에 못 들어오도록 지들 집으로 막아버렸더니 그 앞에서 떠나지 않는다.
'얘들아' 불렀더니 요렇게 포즈 잡아 주셨다. ㅎㅎ
랑이한테 나쁜 짓 해서 우리 막내가 '생각의 의자'에 앉혔다.
심통 난 표정으로 '씨이~~'
벌 받고 '에라이~~' 큰 대자로 뻗어 자는 복이. ㅎㅎ
양심은 베란다 밖으로 슬쩍 던져버리고 드러누운 동생놈.
내리 이틀 '술 퍼' 하고 저러고 이따.(음....어제는 우리랑 펐군. ㅎ)
증거로 남겨서 두고 두고 입에 올릴 거라고 했더니 자세 바꾸면서 얼굴은 가린다. 문디 자슥.
아부지, 나, 동생 내외, 딸 내외, 조카 둘.....이렇게 온 가족.
올해도 울 엄마 흐뭇해 하실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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