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삶의 덤/영화, 프레임 속의 세상

청춘의 통과의례?....영화‘상실의 시대’

헬로우 럭키 찬! 2012. 11. 26. 21:00
728x90

* 상실의 시대(2010년) / 무라카미 하루키

   감독  :  트란 안 훙

   출연 : 마츠먀마 켄이치(와타나베 역), 키쿠치 린코(나오코 역), 미즈하라 키코(미도리 역) 

 

원제 : 노르웨이의 숲

비틀즈의 노래 "Norwegian Wood (This Bird Has Flown)"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이 소설은

‘노르웨이산 원목 가구’ 혹은 ‘목재’라는 뜻으로 풀이되지만 하루키의 오역으로 제목이 바뀌었다고 알려져 있다.

                    

비틀즈 '노르웨이의 숲'...듣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무턱대고 아련해지는 곡이다. 

 

전 세계 36개국의 언어로 출판되었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1987년작 베스트 셀러 ‘노르웨이의 숲’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베트남 출신 감독 트란 안 훙의 4년에 걸친 집요한 설득 끝에 영화로 재탄생되어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4월에 개봉되었다. ‘노르웨이의 숲’은 비틀즈의 노래 제목으로, 영화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곡을 트란 안 훙 감독이 저작권자와 1년여의 교섭 끝에 사용 허가를 받아 내 세계 최초 비틀즈의 원곡을 영화 음악으로 사용했다는 것으로 또 한 번 세간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비틀즈의 많은 곡들이 영화에 도입되기는 했어도 대부분 커버곡이나 리메이크곡이었던 것에 비하면 대단한 쾌거라고 할 수 있겠다. 하긴 제작비와 맞먹는 비용을 지불했다는 루머가 있긴 하다.)

솔직히 영화를 보면서 이 노래가 감독이 의도했던 '와타나베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완벽하게 전달해 주고 있다'는 느낌은 얻지 못 했다.

 

 

개인적으로 마츠야마 켄이치를 와타나베 역으로 캐스팅 한 것은 최고라는 생각이었지만 나오코 장면에서는 집중력이 심하게 흐트러져 버렸다는 것과 각 캐릭터의 다양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켄이치를 둘러싼 모든 배우들이 불안할 정도로 스토리 가장자리만 맴돌고 있는 것 같아 도무지 몰입 할 수가 없었다.

강산이 2.5번이나 변화를 거듭한 지금까지도 청춘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는 이 작품이 스테디 셀러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것은 역시 미래가 불투명한 세상 모든 젊음의 어느 한 시절에 공유할 수 있는 특정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고교 시절 언제나 함께 였던 세 사람. 기즈키와 나오코는 어릴 때부터 자타 공인 연인.

언젠가부터 와타나베의 가슴 속에도 그녀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런 기즈키의 자살로 와타나베는 도쿄에 있는 대학으로 떠나고 나오코는 정신적 충격을 감당하지 못 해 요양소로 들어 간다.

 

 

대학에서 만난 미도리. 그녀의 적극적인 관심에 와타나베의 마음은 그녀를 좇기 시작한다.

 

 

대학 진학 후 나오코와의 우연한 재회. 와타나베는 그녀에 대한 사랑과 동정,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등이 뒤섞인 복잡한 심경인 채로 미도리와의 사이에서 방황한다.

 

 

 

 

 

 

 

와타나베에게 기울어질 것 같았던 마음을 접고 결국 목을 맨 나오코.  기즈키의 죽음 이후 세상과의 소통에도 실패한 그녀가 선택한 죽음으로 또 한 번의 깊은 상실감에 절망하는 와타나베. 

 

 

감독은 시대적, 사회적 조류를 보류한 채 오롯이 청춘들의 삶과 사랑과 고통, 상처에 포커스를 맞춰 그들을 따라다닌다. 그러나 그가 보여주고자 했던 고통 속의 미학을 의식하며 그 아름다운 통증을 찾아 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척 힘든 일이었다.  

 

고통과 상처로 방황하는 청춘의 비상구는 결국 시간이다.  거기에 어떤 트라우마가 존재하든 극복의 몫은 현실의 자신이며 ,다시 잃을지 언정 상실의 공간을 어제의 시간과 함께 새롭게 채워가야 하는 것도 자신이다. 

불안정한 스무살을 거치는 모든 이에게 시간의 수용 한계는 무한대이다. 그래서 희망적이다.

시간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상실의 고통을 치유해 주기도 하고 더 큰 보상을 안겨 주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는 지나치게 어둡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