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삶의 덤/영화, 프레임 속의 세상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를 본...

헬로우 럭키 찬! 2013. 10. 11. 23:30
728x90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2013)

감독 : 장준환

출연 : 김윤석(석태 역), 여진구(화이 역), 조진웅(기태 역), 장현성(진성 역), 김성균(동범 역), 박해준(범수 역)

 

 

10.11(금)

♬~I'm in love for the very first time~♩♬~♪~~

Maywood의 컬러링을 들으며 액정을 검지로 밀자 ‘엄마 왜 문자 씹어. 오늘 ’화이‘ 보러 가자고....’ 퐁퐁거리며 귓 속으로 달려드는 딸아이의 목소리가 주말의 즐거움에 편승합니다.

‘간만에 영화관에서 함 보까나.’...얼마 전 ‘화이’ 티저영상을 보다 별 생각없이 흘렸던 이 말을 딸아이가 주워 담은 것 같았습니다.

소재보다 내용의 전개에 호기심이 발동했던,

그리고 ‘여진구가 없었으면 어떻게 영화를 찍었을까’라던 감독의 인터뷰 기사에

연기자 여진구가 궁금해졌던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손자 돌봄을 자청하고 나선 사위 덕분에 천재지변에도 발동?^^;;할 영화관 징크스졸려쯤이야 내려놓고 퇴근 후 딸아이 집을 거쳐 서면 롯데시네마로 달렸습니다.

딸 - "영화 보고 저녁 먹으면서 간단하게 쏘오주 한 잔도..."

나 - "응응, 조치 조치."                                    

신나2               

금요일 19시 10분. 청소년 관람 불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한 ‘화이’의 저력은 이 곳에서도 위세를 떨치고 있더군요.  로비를 꽉 채운 인파가 그것을 대변해 주고 있었습니다.

여진구는 눈동자에 참 많은 얼굴들을 담고 있습니다.

 

2009년,  딸아이와 함께 본 ‘아바타’ 이후 실로 간만의 행보여서 마음까지 술렁거렸습니다.

파격적 기대까지는 아니었지만 암튼, 한 봉지 속의 혹시 다른 눈깔사탕일 거라며 오랜만의 외출에 대한 자위까지 챙겨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2003년 작 ‘지구를 지켜라’는 제대로 이해불가였거든요.

지구의 멸망을 막기 위해 개기 일식 전에 안드로메다에서 온 왕자를 만나야 한다는 황당한 병구를 외면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헐리웃식 상업영화에 익숙한 저질 안구는 감독의 의도에 근접조차 못 하고 결국 도중 하차 해버린 거지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한 작품의 행간을 읽어 낸다는 것은 언제나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암튼 이 작품의 장준환 감독에 대해 ‘저수지의 개들’을 들고 혜성처럼 나타난 쿠엔틴 타란티노에 비유할 만큼 호평일색이었음에도 영화는 흥행에 참패하여 결국 마니아층의 아쉬움으로 남아버렸어요.

그 후 10년, 장준환 감독이 ‘유괴’라는 여타의 대중적인 소재를 가지고 관객들의 스토리 전개에 대한 예측을 비웃으며 통통하게 살 오른 미끼를 던집니다.

표면적인 스토리는 자칫 황당하기까지 했습니다.

소극적 의미에서 보면 고아와 고아원장의 아들, 곧 기득권자와 태생부터 비기득권자의 관계에서 비롯된 비뚤어진 가치관을 모티브로 한 내용입니다. 그러나 세상을 향한 피 튀는 분노로 다섯 명의 남자들이 의기투합하게 된 이유도 불분명하거니와 하필 불우한 성장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밀어 준 한 사람에게 유독 잔인성을 표출하는 상황은 분노의 발원지라는 설정 이상의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오랜 시간 대상의 가까운 곳에서 줄곧 지켜보며 유괴라는 지울 수 없는 고통을 안겨 주고, 종국에는 가장 비극적인 방법을 통해 그를 죽여야만 했던 다섯 남자들....그들의 심리적 요인을 집어 낼 수 없는 것에 짜증도 났습니다. 괴물로 자처하는 그들의 통제 불가능한 분노가 싸이코패스의 그것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행위에는 분명 감독의 의도가 숨어 있을텐데 말이지요.

어쨌든 유괴되어 다섯 사내에 의해 길러진 화이는 그들을 아우르는 캐릭터로 스토리의 중심에서 거의 비껴가지 않는 중간자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등교의 기회를 박탈당한 화이가 교복에 집착하는 것은 어쩌면 닥쳐 올 위기에 대한 무의식적인 방어 본능 같기도 합니다. 학교 대신 아빠들을 통해 그들이 가진 각각의 기술을 익히며 자기 안의 괴물을 극복해 가는 화이에게 아빠 석태는 공존의 의무로서 동질성을 강요하죠. 그리고 제일 먼저 화이의 인간적 연결고리인 부모를 제거하기로 합니다.  

거기서 화이의 본능은 석태를 넘지 못 하고 사건은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화이는 괴물만 존재해야 하는 세상에 선한 자는 무차별 제거 대상이며 함께 하기 위해 괴물이 되어야 한다는 아빠들의 비논리에 등을 돌리죠.  좋든 싫든 선악이 공존할 수밖에 없는 원래의 세상으로 되돌리기 위한 의지가 발동합니다.

 

'화이’는 장면 외에도 전체적인 분위기나 흐름에 있어 고어영화에 가깝다고나 할까요. 지금까지도 씁쓸한 여운이 따라다닙니다. 간혹 끊어진 줄을 이어 붙인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자꾸 산만해지는 생각을 끌어모아야 했던 씬도 있었습니다만 어쨌든 흥미롭게 남은 영화 ‘화이’였습니다.

 

아아... 엔팅 크레딧 이후의 쿠키영상이 있었다고 그럽니다.  end가 아닌 and의 의미를 가진 쿠키영상을 지켜 보지 못한 나는 결국 안 본 거나 마찬가지.....?  헐. 감상문 전체를 수정해야 할 것 같다능.

 

 

일단 여기까지는 표면상의 흐름이고 장준환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궁극적으로 보여주고자 한 것은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턱 없이 모자라는 식견으로 감독의 의도를 어디까지 잡아 낼 수 있을까....내용을 곱씹을수록 어둡고 난해한 이 작품에 대해 더 깊은 시각으로 한 마당 썰을 풀어 낸 영화평론가 오동진씨의 글을 붙였습니다.

****첨부  화이.hwp

 

* 영화 끝나고 딸이랑 양곱창 먹으면서 한 잔 했지요.

2차도^^;;....칸토리라는 곳인데 우엉 튀김이 기막히다면서 딸이 추천한 집입니다.

우엉을 얇게 저며서 튀긴 거였는데 아삭아삭 뛰어난 식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살짝 흠이라면 기름기를 제법 머금고 있었다는 거. (배를 채운 뒤라서 그런지 많이 먹히지는 않더라고요.ㅎ) 

 

 

 

 

 

 

 

화이.hwp
0.04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