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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파란만장 그녀..

헬로우 럭키 찬! 2015. 11. 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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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Memories of Matsuko(2006)

 

요약정보 : 코미디, 드라마

 개      봉 : 20070412

 감      독 : 나카시마 테츠야

 출      연 : 나카타니 미키 (카와지리 마츠코 역), 에이타 (카와지리 쇼 역),

                  이세야 유스케 (류 요이치 역), 카가와 테루유키 (카와지리 노리오 역)

 

아무런 정보가 없었기에 선입견 없이 마음껏 주관을 피력할 수 있었던 영화가 있었습니다. 2011년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4주 연속 1위를 기록한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고백이었죠. 당시엔 마츠 다카코 라는 배우에 꽂혀 나카시마 감독을 미처 보지 못 했습니다.

대부분의 작품이 높은 평점을 받아 냈고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과 '고백'은 거의 9점에 육박하는데....

 

특히,   ‘혐오스런 마츠고의 일생은 올레 TV 무료 전환작으로 올라 와 있던, 멋 없이 무미건조한 제목과 60년대를 연상시키는 포스터에 정말로 뜬금없이 클릭질 했다가 꼼짝없이 결박당한 영화였어요.

물론 이세야 유스케라는 이름이 어느 정도 자극제가 되긴 했습니다.

니시지마 때문에 보게 된 세이지:육지의 물고기의 감독이어서, 만화 원작 애니메이션 허니와 클로버에서 거침없는 영혼 모리타의 목소리 연기를 멋지게 해 줘서....

 

 

러닝타임 129분의 긴 시간에도 로스타임을 용납하지 않았던 숨 가쁜 영화였지만 감성적 이해보다 이성적 보편이 먼저 튀는 바람에 납득이가 되지 못하였네요.^^;;

마츠코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을 때 처음으로 그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감독의 의도가 없었다면 보편적 접근만으로 그녀의 집착을 수용하기는 힘들었을 겁니다.

어디까지나 그녀의 이유 있는 병적인,  존재법 또는 사랑 방식이라고 밖에 볼 수 없었으니까요.

 

그러나 감독은 쇼를 통해 그녀를 옹호합니다.

"나는 신에 대해서 알지 못 한다. 생각한 적도 없다. 하지만 만약에 이 세상에 신이 있어서 고모처럼 사람들을 웃게 하고, 힘을 북돋아 주고, 사람을 사랑하고, 하지만 자신은 너덜너덜 상처 입고, 패션 감각은 꽝이고, 그렇게 철저하게 촌스러운 사람이라면 나는 그 신을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도쿄의 니트족 쇼는, 어느 날 유골함을 들고 불쑥 나타난 아버지로부터 살해 당한 '고모'의 아파트를 정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황당해 합니다.  '내게 고모가 있었나?'

 

아파트라기보다 작은 소리에도 곧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몸 하나 누일 곳 없이 쓰레기 더미로 가득 찬 2층 그녀의 방...이제, 이웃으로부터 '혐오스런 마츠코' 로 불려졌던  53년 그녀의 인생이 쇼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옵니다.

 

 

 

나와 연결된 세상은 언제나 행복한 꿈으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했던 어린 시절의 마츠고.

그녀에겐 바깥 출입이 불가능한 병약한 여동생과 2살 아래의 남동생(쇼의 아버지)이 있습니다.

 

 

 

어린 마츠코의 최대 관심은 아픈 여동생만 보고 있는 아버지의 눈길을 잡는 것입니다.

번번히 외면 당하던 그녀가 우연히 지어 보였던 코믹한 표정에 처음으로 웃었던 아버지...이 후 그녀는 난감한 상황이면 의례 튀어나오는 우스꽝스런 그 표정이 습관이 되어버립니다.

 

 

 

 

아버지를 기쁘게 해 주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서 사랑 받는 교사가 된 마츠코.

그러나 한결 같은 아버지의 무관심에 조금씩 지쳐 갈 무렵, 수학여행 중 제자의 절도 사건에 휘말려 학교를 그만두게 됩니다.

 

 

 

 

그녀에게 있어 아버지는 최초의 가해자입니다.

공평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부모는 다른 아이를 향한 애정을 완전히 차단시켜서는 안 된다는 거죠.

동생들과는 달리 마츠코는 받고 싶었던 게 아니라 주고 싶었고, 아버지는 받는 시늉이라도 했어야 합니다.  

결국 가족과의 인연을 고향에 묻어버리고  원망을 담은 채 가출을 감행합니다.

 

그리고 만난 소설가는 폭력이 일상화 된 사람.

왠지 살짝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한 캐릭터입니다.

지치지도 않고 마구 퍼 퍼 퍼 주기만 하는 마츠코가,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는 자신을 더욱 비참하게 만드는 존재일 수도 있을테니까요.  안쓰러우면서도 보고 있으면 괜히 짜증이 나는 .....

어느 날 남자는 달리는 기차에게 자신을 던져 주었습니다. 빗 속에서 잘려진 그의 다리를 끌어 않고 오열하는 마츠고의 험난한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오로지 글만 쓰는 마츠코의 연인을 시기해 왔던 겸업 소설가인 친구는 그가 죽자 곧 바로 마츠코의 정부 노릇을 하다가 다시 가정으로 돌아갑니다.

? 왜? 그녀로서는 이해 할 수가 없었죠.

마구 주기만 하겠다는데, 그 댓가로 옆에 있어만 달라는 건데....

무조건적입니다..

배려나 이해가 제거된 일방통행적인 그녀만의 사랑법, 평범한 상대의 입장에선 독선일 수도 있습니다.

 

절망한 마츠코가 발을 들여 놓은 술집.

그 곳에서 만나게 된 남자는 그녀의 기둥서방이 되었고, 공식처럼 그는 또 다른 사랑을 위해 그녀를 가차없이 버립니다.

 

, ....오로지 만을 위해 살겠다는데 너 마저....

쌓여왔던 분노의 다음 단계는 살인이었고 자살을 시도했지만.... 결국 8년의 옥살이 끝에 사회에서 미용사로 적응해 가며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게 된 마츠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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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그녀에게 옛 제자가 찾아 옵니다.

교직 박탈 사건의 주인공이자 이제는 야쿠자가 된 류 요이치였습니다.

그의 비뚤어진 사랑이 마츠코의 삶을 엇갈리게 했다는 죄책감은, 재회의 순간 서로에 대한 애틋함으로 바뀌고....

 

비가 싫어

그러나 비와 어둠은 그녀의 불행을 삭제하고 삶을 리셋하는 영화적 요소로, 이어지는 폭력 앞에서는 오히려 희망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역시나 반복되는 폭력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사랑의 이름으로 끈끈하게 달라붙는 마츠고입니다..

류는 야쿠자의 돈으로 도박을 하다 상처를 입고 도망다니게 되고 그 상황에서도 마츠코는 목숨을 담보로 그에게 인생을 걸기로 하지만, 그녀의 막무가내식 사랑은 부담백배인 그를 밀어 낼 뿐입니다.

출옥 후 류는 자취를 감추고, 이 후 마츠코는 스스로 사람들에게서 고립된 채 구차한 삶을 이어갑니다.

 

 

 

 

그러나....

그녀는 결코 사람에게서 완전하게 돌아 설 수는 없었습니다.

 

 

화해와 용서를 한 컷에 담아 놓은 엔딩신은  명치를 강타하는 아픔과 함께 강한 인상으로 남겨졌습니다.

참 역설적인 것은 영화의 장르를 코미디로 분류해 놓았다는 건데, 다분히 의도적인 것으로 보여지더군요.

 

어쨌든 감독의 미성숙하고 불완전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은 관객의 동정을 사는 것 까지만 허락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백이라는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요.

 

 

제작 노트를 알면 좀 더 깊숙히 영화 속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bout Movie

한국에 영자가 있다면, 일본엔 마츠코가 있다!

여자라면 누구나 공주가 되어 왕자님과 결혼하는 꿈을 꾼다.

유년 시절 읽었던 동화 속 주인공은 언제나 멋진 왕자님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고, 화려한 결혼식을 올린 주인공이 영화에 나올 것 같은 행복한 가정을 가지는 것을 보며 자신의 인생도 그리 되리라 모두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동화 속이라면 해피엔딩으로 끝나야할 모든 여성들의 현실엔 시련이 닥친다. 그렇게 시간의 흐름은 소녀 시절 읽었던 사랑과 정의가 모든 걸 해결해줄 것이라 속삭이는 동화책 대신, 파란만장한 고생담이 담긴 잔혹동화를 우리 손에 교과서로 들게 한다. 기생 출신이라는 이유로 남편에게 버림받은 홍도와 봉제공에서 창녀로 전락하는 <영자의 전성시대>의 영자는 동화 속에 허우적거리는 여성들에게 핑크빛 꿈이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경고한다. 하지만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세기가 지나고 국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여자들의 영원한 꿈에 대해 다시 한 번 이야기하고자 한다. 홍도와 영자만큼이나 비참한 일생을 살았지만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오직 사랑받기 위해 산 마츠코식 사랑찬가를 만나게 될 것이다.

 

당신의 인생은 꽃피어 있습니까?

꿈을 쫓아 도쿄로 상경했지만 곧 좌절하고 백수로 시간을 때우고 있는 2002년의 쇼. 그런 그가 고모 마츠코의 일생을 쫓으며 영화는 시작된다. 1947, 일본 후쿠오카에서 태어난 카와지리 마츠코는 가족에게 그리고 직장에서 모든 이에게 사랑받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인생의 해피엔딩을 꿈꾸던 그녀에게 펼쳐진 파란만장한 현실. 주변의 이웃들에게 혐오스런 마츠코라 불리며 55세 나이에 공원에서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되기까지 마츠코의 인생은 동거남의 폭력, 불륜, 매춘, 살인 등 인간의 인생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불행의 총집합이었다. 쓰레기 같은 인생 혹은 사회부적응자로 치부될 수 있는 마츠코의 인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생이 끝날 것 같은 절대절명의 순간에도 죽을 힘을 다해 삶의 가치를 찾으려 하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안락하고 쿨한 삶의 방식에 젖어있는 쇼가 촌스럽고 서툴지만 치열한 인생을 살았던 고모 마츠코의 일생을 뒤쫓아 가며 얻게 되는 인생의 가치와 행복에 대한 메시지. 그것이야말로 감독이 현재의 관객들에게 전달하고픈 이야기일 것이다. 지금 아무 생각없이 인생의 1초를 흘려보내고 있는 당신의 마음에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작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불량공주 모모코>의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가 선사하는

격정멜로 코미디 뮤지컬!

2005년 개봉된 <불량공주 모모코>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로코코 스타일에 집착하는 모모코와 깡패 이치코의 충돌과 우정을 다룬, 흔한 만화 같은 코미디 영화 중 한 편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편견과는 달리 경쾌하고 발랄한 영상과 매끈하게 다듬어진 스토리, 섬세한 심리묘사까지 덧붙여져 있었던 것. 오랜 CF 경력을 가진 노장 감독은 TV드라마 같은 영화들이 범람하는 일본 영화계의 관습에서 탈피하여 그 누구보다 영화적인 영화를 만들어냈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그런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역량이 다시 한 번 발휘된 작품이다. 베스트셀러인 영화의 원작은 원래 추락을 거듭하는 마츠코의 인생의 깊이가 그대로 담겨있는 무거운 분위기의 소설이었다. 이를 180도 변화시킨 것이 바로 영화는 엔터테인먼트여야 한다는 감독의 의지였다. 영화화하기에는 흥미로운 소재지만 원작 그대로의 리얼한 마츠코의 인생을 그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감독은 디즈니영화의 히로인이 실수로 다른 문을 열어버린다면 마츠코처럼 살게 되지 않을까라는 시점에서 원작을 재편한다. 마츠코의 인생을 단순히 비참한 여자의 일대기로 만들지 않기 위해, 그리고 마츠코의 출생부터 죽음까지의 방대한 이야기를 어느 하나 빠트리지 않고 영화 안에 담기 위해 선택한 형식은 바로 뮤지컬이었다. 보통의 드라마였다면 비참하기만 했을 마츠코의 인생은 리드미컬한 노래와 춤을 통해 압축되어 코믹하게 전달된다. 이것이 바로 마츠코라는 결점투성이의 매력적인 여성을 되도록 많은 이들과 만나게 하고 싶다라는 의지를 불태운 감독의 결론이었다.

 

마츠코를 연기하기 위해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원작을 읽고 배우로서 이렇게까지 파란만장한 일생을 한 번 연기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나카타니 미키는 영화화 소식을 접하자마자 스스로 마츠코 역에 자원했다. <전차남>에서 모두의 동경을 받는 에르메스 역도 <역도산>으로 한국 최고의 배우 설경구와의 연기 열전도 펼쳐본 일본 영화계의 독보적인 배우인 그녀에게 있어, 결점 투성이이긴 하지만 사랑과 삶에 대한 에너지로 충만한 마츠코 역은 이제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도전이었다. 연기는 물론, 뮤지컬이기에 노래와 춤까지 함께 준비해야 하는 부담은 물론, 평소 배우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취하지 않기로 유명한 감독을 일일이 설득해가며 진행된 가혹한 현장이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완성된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그녀에게 올해 일본영화제의 모든 여우주연상을 싹쓸이 하는 영광을 안겨주었다.

 

일본 스타들의 총집합! 있을 수 없는 캐스팅

전작 <불량공주 모모코>에서도 캐릭터 이미지에 100퍼센트 부합하는 캐스팅으로 절찬 받았던 만큼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에도 최강의 배우진이 집결했다. 마츠코의 화려한 일대기를 구성하는 마츠코의 남자들로는 <핑퐁>의 천재각본가 쿠도 칸구로, 개그맨 게키단 히토리, 아라가와 요시요시, 다케다 신지는 물론 마츠코의 마지막 사랑인 제자 류 요이치 역으로 <허니와 클로버><금발의 초원>의 이세야 유스케까지 최강의 라인업을 보여준다.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재능에 이끌려 출연을 자청한 배우들은 이뿐만이 아니라 마츠코의 가족을 맡은 아버지 역의 에나모토 아키라, 그리고 이치가와 쿠미코와 <유레루>로 얼굴을 알린 카가와 테루유키는 물론, 마츠코의 반생을 추적하는 조카 쇼를 인기배우 에이타가 맡았으며 인생에 의욕을 잃은 쇼를 떠나는 여자친구 역으로 <일본침몰> <메종 드 히미코>의 시바사키 코우가 깜짝 출연하는 등 일반영화로는 상상할 수 없는 호화 캐스팅이 이루어졌다.

 

감독와 여배우, 과격 배틀 발생?!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개봉 당시, 화려한 캐스팅과 함께 화제가 되었던 것이 바로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과 주연 나카타니 미키의 과격한 배틀에 대한 뒷이야기였다. 주관이 강하기라면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두 사람은 기자회견장에서 당당하게 당시 과격 배틀의 참상을 밝히기도 했다. 거의 매일 감독에게 죽여버린다’, ‘내일부턴 배우를 교체하겠다’, ‘얼굴 보기 싫다등등 험한 말을 들었던 나카타니 미키는 오늘은 무슨 말을 들었는지 매일 일기를 썼는데 촬영이 끝나고 보니 240페이지가 넘는 1권의 책이 되어서 출간까지 하게 되었다라고 말하며 당시를 추억했고, 감독은 현장에선 체면 차리지 않고 생각한 그대로 말하는 타입이라 방송금지 용어가 나오기도 한다. 지금은 반성중이다라고 응수했다. 나카타니 미키는 촬영 중에는 언젠간 죽여버리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감독을 미워했지만, 에세이가 출간되고 특히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니 천재 감독의 재능을 통감했다며 감독에게 감사를 느낀다고 말했다. 나카시마 감독 역시 나카타니 미키는 감독에게 지지 않을 정도의 독을 품은 재미있는 사람. 그녀가 있었기에 촬영이 즐거웠다고 생각한다. 도중에 그만두어도 뭐라 할 수 없을 만큼 가혹한 현장을 이끌고, 끝까지 연기해준 프로근성에 감사한다.’라고 답했다. 두 사람의 싸움은 단순한 불화가 아닌 고집 센 두 예술가의 영화를 위한 싸움이라는 것이 판명되는 순간이었다.

 

 

Production Note

마츠코의 눈으로 본 세계를 만들어내기 위한 CG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요구는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이번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특히 판타지를 추구하고 있는 영화이기에 설득력 있는 영상이 필요했다. 예를 들어 유년 시절의 마츠코가 아버지와 함께 갔던 백화점 옥상의 유원지는 마치 꿈과 같은 세계이다. 처음 디즈니랜드를 방문했을 때의 충격과 닮았을지도 모르는 쇼와 관람차 등의 시설에 둘러싸인 마츠코는 동화 속 세계에 휩싸인 것과 같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디즈니영화의 한 장면처럼 어린 마츠코의 주위에선 작은 새가 날아다니고 꽃이 피어난다. 하지만 어른이 된 마츠코가 남동생에게 돈을 빌리기 위해 다시 그곳을 찾았을 때, 똑같은 백화점 옥상은 빛나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은 공간으로 변해 있다. 이 영화에서 추구한 CG객관적인 세계의 재현이 아닌 주인공 마츠코의 감정에 따라 변화하는 주관적인 세계를 표현하는 것이었다. 이 작업의 난점은 바로 명확한 정답도 오답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마츠코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을 때 처음으로 그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감독의 의지에 따라 전 스태프가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여자의 인생은 꽃과 같은 것이다

감독과 여러 편의 CF는 물론 <불량공주 모모코>까지 함께 작업한 미술감독 쿠와지와 토와코는 인물 별로 색을 설정했다. 작가지망생 야메가와는 황색, 불륜상대 오카노는 녹색, 기둥서방 오노데라는 청색, 이발사는 핑크 그리고 제자 류 요이치는 보라, 라는 식으로 남자들을 색에 빗대어 마츠코의 인생 시기를 설정, 그에 맞추어 세트를 제작했다. 하지만 언제나 마츠코의 곁에 있었던 것은 바로 꽃. 영화 전체가 꽃으로 뒤덮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곳곳에 산재하는 꽃들 역시 감독의 의도였다. ‘언젠가 왕자님을 만날 것이라는 꿈을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잃지 않고 마츠코의 인생을 더욱 판타지의 세계로 성립시키기 위해 마츠코가 등장하는 씬은 거의 대부분 다채로운 꽃들로 채워져 있다. 마츠코가 만나는 남자들의 색을 반영한 꽃에 마츠코가 살아간 시대와 장면에 어울리는 꽃말의 꽃들이 선정되었다. 아무리 바닥까지 떨어진 인생이라 하더라도 여자의 인생은 꽃과 같은 것. 어떤 꽃보다도 화려하게 피다 진 마츠코의 인생이 다채로운 꽃들과 함께 표현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