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데즈의 연주를 듣고 왔어요오~~

 

‘해운대 문화회관 10월 특별 기획공연 할인 안내’ 라는 공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뭐 있겠어’...

그냥 넘기려다 지난 금요일 프로코피에프와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을 실황으로 만날 수 있었던 기회가 물 건너 간 아쉬움에 혹시 여기는 ‘뭐’가 있으려나 해서 곁눈으로 공문 내용을 훑었는데....

와우! 메가톤급 횡재를 뒤집어썼다는 겁니다.^^

현존하는 최고의 기타리스트의 연주로, 그것도 파격적인 할인 가격에 VIP석에서 소르와 줄리아니를 만나게 되다니!!

거장의 초청 경비가 만만찮았을 텐데...이것이 갑부 지천으로 널린 해운대구의 위력인가?

오래 전 카룰리와 카르카시 연습곡을 심심풀이 독학하면서 심취했던 거장의 연주들....예페스, 로스로메로스, 로드리고, 세고비아, 로메로 형제, 존 윌리암스....그리고 오늘! 페르난데즈.

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소냐!

 

 

솔직히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나 일류 연주자의 공연에 거액의 입장료를 선뜻 지불할 수 있는 서민들이 흔치는 않을 것 같아요. 물론 실황의 감동을 기계음과 비교할 수 없는 댓가를 치르는 것이지만서두.

해도......

제 주제로 봐선 감성적 사치라는 벽을 넘어서기가 불편하고, 넓은 오지랖일지라도 삶이 팍팍한 누군가에게 그냥 미안해지기도 해서, 이 삼 십 만원 짜리 공연장에 사정없이 문 밀치고 들어갈 만한 배짱은 아직 갖지 못 한 걸로...

초큼 괜찮은 스피커가 있다면 집구석 감상으로도 매일 원더풀을 외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작품, 특히 바흐 류트 조곡은 모티브 윤곽이 선명하지 않아 자칫 객석이 산만해지기 쉬운 작품이 아니었나..... 

하지만 한 방에 훅 빠져드는 파가니니 기타곡보다 오히려 느리게 청중의 귀를 사로잡는 매력을 가진, 가을에 어울려 묻어 갈 수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생각보다 왜소한 체구에 부드러운 미소를 가진 천재의 편안한 연주는 후반으로 갈수록 몰입하게 만들었고, 작품을 넘어서는 파워풀한 흡인력으로 시간을 삼켜버렸습니다.

대규모 오케스트라의 화려함을 능가하는 소박한 무대의 독주에서 정말 오랜만에 나른하고 평화로운 기분에 젖을 수 있었네요.

(아리아 몇 개, 가곡 몇 개 등을 제외한 성악은 취향이 아니라서 ... 언급 외면.) 

 

♠ 에드와르도 페르난데즈 이력 초간단 서비스!

o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출신입니다.

(인구에 회자되는 거장의 대부분이 스페인 출신인데 반해 이 어른은 제3세계에서 거장의 반열에 오른...)

o 세계 톱 클라스 기타리스트이며 현재 58세군요.

o 7살 때부터 아벨 깔레바로(클래식기타 테크닉 교본 등이 있어요.), 귀도 산토소라, 헥토르 토사 등 유명 교수들에게서 사사 받았고.

o 1971년부터 1975년 동안 우루과이, 브라질, 스페인, 프랑스 등에서 최고의 상을 휩쓸면서1977년 카네기홀에 입성합니다.

o 1983년(울 딸 지구마을로 날아든 역사적인 해로군요.ㅎㅎ).....

권위 있는 런던의 위그모어홀(음의 아름다움을 최고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음향 시설을 갖췄다고 들었습니다.)에서의 성공적 데뷔를 마치고 세고비아 이후에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장기 레코딩 작업에 돌입했어요.

그 결과 18종의 CD에 바하에서 현대음악까지 총망라하여 솔로로, 잉글리시 쳄버 및 런던 필하모닉과의 협연으로 세기의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습니다.

암튼 그에 대한 정보를 캐다보니 CD, DVD 작업 및 100여 종이 넘는 녹음, 제작에 수 권의 기타 저서 출판 등 어마어마한 노력파에 활동가였습니다.

현재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콘서바토리 기타 음악 교수로 재직 중이네요.

 

비슷한 세월을 살아 온 나는 뭘 남겼지? 쩝...

 

덤으로 페페로메로 연주를....

로드리고 아랑페즈 협주곡이랑 타레가의 알함브라궁전의 추억입니다.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QPcjtg6FvX8#action=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