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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2020년, 은퇴 첫 해

창녕 무심사에서 남지 체육공원과 남지 5일장까지

헬로우 럭키 찬! 2020. 11. 3.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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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7(화)

하루 따숩게 품어준 우포생태촌 유스호스텔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작별을 대신하고 다음 행선지인 '무심사'로 이동했다.  

 

창녕 낙동강변 '무심사'

더 올라가지 않고 아랫쪽에 주차한 후, 더도 덜도 보태지 않고 따악  '그림 같은' 낙동강 주변 풍경을 눈에 먼저 담았다.

  

절정에서 꺽인 꽃향유길을 따라 조금만 오르면 곧바로 사찰입구가 나타나고 '무심사'라는 커다란 입석이 보인다.

2007년에 창건되었다고 하며 아직도 경내는 신축, 정비 중인 듯 어수선하다.

 

주지 스님의 법명과 같은 무심사가 명소로 알려진 것은 풍광이 빼어난 이유도 있으나, 그에 앞서 자전거로 국토 종주에 나서는 이들에게 무료로 숙식을 제공하면서부터였다고.

이렇게 지나는 이들에게 베푼 작은 정성이 전해지면서 매주 토요일 열리는 철야 기도에 참석하려는 불자들 역시 늘어나고 있단다.

 

수행과 포교 중심의 도량이라는 걸 보면 정해진 교구의 본사가 없는 사설사암일 터,

그렇던가 말던가 허구한 날 쌈박질만 해대면서 신자들 주머니 털어 낼 궁리만 하는 여타의 종교 지도자들보다 대중의 마음에 초점을 맞춘 사람이라면 그걸로 완전한 것 아니겠나.

 

늘 강조하는 말이지만 종교는 대중의 힘으로 버틴다.

그럼에도 대중은 그저 종노릇에 만족하다 보니 오늘날 대부분의 종교 지도자들의 위세가 신을 능가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붓다와 예수, 마호멧 등이 잠시 이승에 머물며 인간의 궁극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나 그것을 이용하여 권력과 명예를 누리며 횡포를 저지르는 자 다름 아닌 인간인 것을.

 

오~~!! 진짜 풍경 쩐다.^^;;

가슴에서 무엇인가가 '타악' 소리를 내며 터지는 것 같다.

아래를 향해 심하게 휘어진 소나무.

신기할세.

주변은 거칠 것 하나 없구만 어째서 저런 형상의 자세가 나오는지......

아...구구절절 이유없이 애처러운 구절초.

강을 향해 두 손 모은 보살님들.

국토의 젖줄 낙동강과 그에 의지하고 있는 국민의 무사무탈을 기원하고 계시겠지요.

무심사 나오는 길

탁한 개천 한가운데 재두루미 한 마리가 멍 때리고 있다.

괜히 짠해 보여서....

 

오늘의 마지막 코스는 집으로 가는 길목의 남지체육공원과 남지 오일장. 

 

올여름 다녀가면서 가을에는 코스모스 보러 오자 했던 그 시기를 한참 놓쳐버렸다.

요 며칠 갑작스런 추위에 오는 길의 코스모스들이 거의 고사한 것을 목격한 후 발 빠른 올케가 남지공원의 내의 코스모스 상태도 알아볼 겸 관련 관공서 몇 곳에 전화를 돌렸다.

그리고 안내해 준 대로 별 기대 없이 찾아간 남지 수변억새전망대!!!

흠머나, 너 박씨 제대로 물고 온 거야.

 

두 번을 다녀왔으면서 이런 비경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하긴 이곳이 좀 넓어야지.

 

 

꽃들은 거의 잎을 떨구었지만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엔 따악 좋은 곳.

핑크색이 바래 은은한 보라빛을 띄고 있는 핑크뮬리.

난 오히려 이 색감이 더 좋으넴.

 

 

 

 

남지 5일장(2일과 7일)

이곳도 거창 5일장 마냥 한산하다.

평일은 한량들이 활개치기에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는 거.^^;;

장날이라고는 하나 한 끼니를 포실하게 해결할 만한 먹거리가 없었다.

가장 섭섭했던 부분이다.

해서 인터넷에 올려진 식당을 찾아갔으나.....

사실 입구에서부터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전혀 안 생기더라는 거.

 

근처에도 눈길 끄는 식당이 없기도 해서 들어가긴 했는데.... 의외로 실내는 깔끔했다.ㅎ

나와 동생은 선지 국수, 올케는 선지 국밥을 주문했고 2종 모두 맛은 中.上

맛집까지는 아니어도 가성비로 따지면 꽤나 괜찮았던 천일식당 한 번 평가해 보았다.^^

 

게다가 모두모두 국내산!^^

남지 5일장에서 모셔온 틸란드시아 이오난사와 크리스마스꽃 포인세티아

또 오늘 행복한 하루가 쌓였다.

 

근심에 가득 차, 가던 길 멈춰 서서
잠시 주위를 바라볼 틈도 없다면 얼마나 슬픈 인생일까?

헨리 데이비스 가던 길 멈춰 서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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