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을....
남들처럼 형식적인 모임 만들어 부득불 참석해야 하는 부담은 단 1도 가져 본 적 없었습니다.
관계의 지속이 꼭 대면對面일 필요성은 없다는 것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수긍하는 분위기였다고나 할까요.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싶으면 누군가가 ‘언제 만나요?’라는 메시지를 띄우고 늘 그래왔듯 편한 날 찍어 얼굴 보는 거죠.
분기에 한 번......1년을 넘긴 적도 있었지만 그 긴 세월 동안의 만남은 신기하게도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답니다.^^
누구 하나 ‘오랜만’이라는 단어를 던지지도 않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어제 일 이어 얘기 하듯 그렇게 대화가 엮어져버리거든요.
흔치 않은 개성과 각기 다른 가치관을 가진 셋이 30년 넘게 만나고 있다는 게 가끔 황당할 때도 있지요. ㅎㅎㅎ
천사표 천주쟁이와 장로 부친을 둔 모태 예수쟁이, 자칭 다신교도이자 술꾼에 엄빠교(다른 별로 건너가신 어무니, 아부지 사랑에 의지하는 자들의 통칭) 신자 본인..^^;;
격동의 80년대, 그 84년에 우린 같은 직장의 20대 새내기였네요.
셋 다 관심사가 맞아 떨어졌고(비현실적이었죠.^^ 결혼, 집, 남자, 보석 등 의 일상 화제에 묻어가지 못 하고 겉도는 성격들이라....) 자주 어울리게 되었더랍니다.^^
가끔은, 퇴근 이후 시위대에 합세하여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며 시내를 휘젓기도 했고, 당시의 이슈와 시사성 강한 책을 읽으며 주거니 받거니....그리고... 전근, 퇴직, 결혼, 양육.... 끊어질 듯 이어져 온 그 인연이 그새 30년을 후울쩍 넘어섰습니다.
직장 근처로 온 그녀들과 지난 번과 같은 곳으로 나들이 갔습니다.
초량 불백에서 이른 저녁 한 끼를 떼운 뒤 오른 여기는 우유까페고요, 바깥 벤취에 잠시 앉아 봄을 마신 후 바로 아래,
초량845로 자리 옮겼어요.^^
그리고 짹짹짹짹..♪♬♩♪♪♣^^
길고도 소중한 인연.......같은 시간 속에 존재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그녀들입니다.
세월의 때도 비껴간, 여전히 맑고 고운 그들과 함께 세상을 걷는 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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