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0년, 은퇴 첫 해

위도 가는 길 2

헬로우 럭키 찬! 2020. 8. 1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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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도착 즉시 레쉬 가드 장착 후 광속으로 위도 해수욕장 돌입하여 비단조개 채취'

반나절의 계획이 무산되고보니 다음 일정 또한 삐걱대고 있었으므로 아쉬운대로 급조된 일정이었다.  

 

흠머, 이것도 하늘의 농간으로.....강풍에 고구마줄기보다 굵은 빗발이 휴가 첫날을 홀랑 먹어치웠다는.ㅎ

 

안과 밖, 앉으나 서나 눈길에서 벗어나지 않는 바다, 바다, 바다... 펜션의 위치나 풍경은 기분을 달구기에 충분하였으나......

물끄러미 비 퍼붓는 밖을 응시하고 있는 욘석의 표정은 '그래도 좋아' 보인다.^^;;

 

문을 열면 방, 또 문을 열면 방과 주방...우리 세 가족, 6명에겐 충분히 넓고 편리한 곳.....용머리 펜션.

 

그나마 썰물시간 8시 즈음에 맞춰 왼쪽 귀퉁이에 보이는 다리 밑으로 바지락 캐러 가는 중에.... 

2일 째 위도 해수욕장 풍경.

입구에서 코로나 발열 검사 후 입장, 태양이 숨어버린 해변은 잠시 즐기기엔 좋았으나 대문니 빠진 미인 형상.

동생은 오한으로 일찌감치 퇴장해 버렸다.   

용머리 펜션 앞마당

 

‘꽃무릇’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서글픈 꽃말을 가진 상사화.

흔한 진홍색과 연보랏빛(연분홍?)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유일한 흰색 상사화를 오로지 위도에서만 볼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된 오늘.

올해로 일곱 번째, ‘고슴도치섬 위도상사화길 달빛걷기 축제’도 코로나 19의 직격탄을 맞고 취소되었다고 한다.

위도의 어디에서 볼 수 있는 흰색 상사화.

이곳은 군락을 이루고 있다.

 

3일째, 뭍으로 돌아오는 날.

격포항에서 겨우 예약해 둔 3시 배에 맞추느라 위도를 한 바퀴 돌았다.

 

처음 '찜'했던 날마 펜션.

큰 길에서 한참을 벗어난,  조용히 풍경 감상하기에 최적화된 곳이다. 

 

 

어쨌거나 늘 그랬던 것처럼, 지친 몸에 깃든 행복은 언제까지나 우리의 기억으로 쌓일 터,

종종 생각나는 애니메이션 ‘하니와 클로버’ 주인공의 나레이션으로 마무리.

 

"시간이 흘러 모든 것이 추억이 되는 날이 반드시 온다.

하지만, 내가 있고 네가 있고 모두가 있고 단 하나만을 찾던 그 기적과도 같았던 나날은

언제까지나 달콤한 아픔과 함께 가슴 속 먼 곳에서 계속 정겹게 돌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