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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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2022년, hrer and now

연말 선물?^^ 창원 시립 마산 문신 미술관

헬로우 럭키 찬! 2022. 12. 2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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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2일(목)

몇 날 남지 않은 한 해의 끝자락에서 받은 선물 같은 하루.

친구의 신랑, 우리의 가이드께서 또 이렇게 세 여자들의 허기를 채워 줬다.

두루 분주한 연말이라 생각지도 않았는데, 매번 이런 식으로 감동을 선사하는 가이드님께는 그저 감사할 따름.

다른 이의 가려운 곳을 자연스럽게 캐치할 수 있는 것도 남정네들에겐 흔치 않은 능력일 터, 어떤 곳을 선택해 무엇을 보여 줄 것인가를 고심한 흔적 또한 역력해 종종 신기하기도 하공.^^

꼼꼼 챙겨 보내준 일일 예정표

 

출근 시간을 최대한 피해 주는 것은 백수의 예의이자 기본.^^

 

멀지 않은 곳이라 여유를 두고 출발하여 마산 근교의 진동에서 초오큼 이른 점심을 해결했다.

일전에 친구 부부가 블로그 유명세를 믿고 방문한 후 엄지 올려준 집.

이름도 생소했던 박고지 김밥과 국수에 따라온 육수가 매우 특별한, 국수 전문점 ‘마당국수’다.

와, 평일 영업시간 봐라. 가히 한량급, 부럽구나아~^^; 모든 메뉴는 각자의 자리에서 주문한 뒤 바로 계산하는 시스템. 방문객이 많은 주말엔 대기 걸어 두고 기다렸다가 카톡 알림을 통해 순서대로 입장할 수 있다.ㅎ
걸죽한 육수 따로, 아마도 고기가 베이스인 듯 했어. 국수만 먹어도 굿이긴 한데 온김에 다아 맛은 봐야겠어서....ㅎ
박을 썰어 말렸다가 다시 불려서 양념한 거? 속재료는 따악 그 한 가지! 고추냉이를 살짝 발라 소스에 찍먹...와우, 신선한 맛이긴 하다.
박고지 김밥과 혼합 메뉴가 있었으나 급히 주문하느라....해서 따로 하나 더 시켜 맛 본 유부초밥. 오호, 이것도 .... 써억 괜츈하더라고.^^

 

가이드씨의 추천 메뉴로 완벽한 런치 폭풍 흡입 후 고고씽한 곳, 영화 콰이강의 다리 ost ‘보기 대령 행진곡’을 흥얼거리며 들어선 저도 콰이강의 다리다.

내겐 세 번째....라고는 해도 낚시나 고둥 채취 등 수렵 활동이 주목적이었던 이전 방문 때와는 달리 오늘은 오로지 유람.^^

 

아래가 훤히 보이는 요 다리, 치사하게 배어든 고소 공포증 땜에 나는 못 가네에~~~~ㅠㅠ;;

잘가~~~쫌 있다 보아.ㅎ
그 옆의 연육교에서 본 콰이강의 다리

 

 

들숨이 괴로울 정도의 강풍을 뚫고 안식을 위해 들어선 투썸플레이스에서의 노닥거림은 대략 2시간 정도 이어진 것 같다.

웬만한 나무도 허리 펴기 힘든 태풍급 바람을 정면 돌파해야 했던 한 친구는 기가 다 빨린 듯 계속 헤롱헤롱.ㅎ

어우~~나도 술에 취한 것처럼 어질어질 하더라나.

뱅쇼, 아메리카노, 쵸콜릿 크로킹 롱 슈. 달달달달 넘 조흐다.^^
두 친구와 가이드씨^^

 

광풍의 섬을 태풍의 속도로 탈출!^^

우리의 최종 목적지 ‘창원 시립 마산 문신 미술관’에 도착했다.

나는 6년만.

 

당시 문신 작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던 고로 딸아이, 손주와 함께 당연한 듯  ‘타투’ 라 여기며 그 '진귀한 전시^^;;'를 보기 위해 신나게 달려갔더랬다.

읭?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새는 구나.ㅎㅎㅎㅎㅎㅎ

문신 조각상

 

개인적으로 가장 놀라웠던 작품.

가는 철사로 엮고 이어 문신의 얼굴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박승모 작가의 '연기 문신'/ 연기(緣起)란 모든 현상은 원인인 인(因)과 조건인연(緣)의 상호관계 하에 성립하며, 인연이 없으면 결과 없다는 말이다. 스네인리스스틸 철사를 중첩시켜 하나의 이미지를 만든 것은 화나경적 인연의 파텬들이 모여 한 개인이형성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창원이라는 환경이 '문신'을 성장시킨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고, 그렇게 성장한 '문신'이라는 한 인물은 창원 만들어가는 중요한 환경이 된다. 위대한 인물은 절대 스스로 태어나지도 않았고 스스로 죽지도 않을 것이다.(박승모)
고향......우리에겐 너무 부실한 의미,  하지만 많은 예술 작품들의 태동지가 고향이자 소재였다는 거.

 

4명의 작가가 출품한 '사랑의 기하학' 도 볼만 했다.(2022. 12. 20~2023.4.30)

 

이곳이 진짜배기^^

'문신'을 제대로 느껴 볼 수 있는 곳이다.

 

볼수록 좋고, 더 알아차리고 싶은 것이 있다.

오늘 문신의 작품들이 그렇다.

대부분의 작품들에 붙은 화(和)의 의미를 그의 죽음 이후에야 고개를 크게 끄덕이게 되었네.

UFO 제작 중인 줄.^^ 뒤에 보이는 것이 아마도 거푸집인 듯했다.
그저 제목이 너무 좋았다. '인간이 살 수 있는 조각'.  그는 이 작품으로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했던....

 

돌아보면서 내내 생각해본 그의 예술 행위를 아주 조금 곁눈질해본 것도 같았다.

 어떻게, 어째서, 하필 이 힘든 작업을....했던 '지독한 노동'

 

문신의 그림  '닭장'과 '군계'

어, 근데 나 너무 흘려 본 거?

같이 갔던 친구 남편은 서울 이건희 컬렉션 전시에서 보았다고 하는데, 아~~~~난 왜 못 본 거냐고.ㅎ

 

우리의 친절한 가이드씨,

오늘도 참말 감사히 자알 받아 묵었어요오~~~^^

 

5시 즈음 센텀 하차.

알라딘 센텀점 들러야 해서.

 

오랜 침묵을 건너고도

항상 그 자리에 있네

친구라는 이름 앞엔

도무지 세월이 흐르지 않아

세월이 부끄러워

제 얼굴을 붉히고 숨어 버리지

 

나이를 먹고도

제 나이 먹은 줄을 모른다네

항상 조잘댈 준비가 되어 있지

체면도 위선도 필요가 없어

있는 그대로의 서로를 웃을 수 있지

애정이 있으되 묶어 놓을 이유가 없네

사랑하되 질투할 이유도 없네

 

홍수희 친구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