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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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3년, 올해도 부탁해

송도, 천마산 카페'풍천', 봉래산...

헬로우 럭키 찬! 2023. 3. 1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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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5일(수)

지난주 안동에서 간고등어 전문 식당을 나오며 친구가 거들었다.

‘부산에도 이 정도의 맛을 내는 식당을 알고 있지. 조만간 가 보자.‘

 

쇠뿔도 단김에?

그 ’조만간‘이 다녀온 지 불과 사흘 만에 실행에 옮겨진 하루.^^;;

하지만 간고등어 시식 계획이 가던 길에 틀어지게 된 이유는 해운대에서 신평까지 원거리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했던 데다, 당초 제안한 날이 나로 인해 당겨진 것과도 무관하지 않았다.

전날에도 친구네 밥상엔 고등어가 누워 있었다나.^^;;

변경된 점심 식사 장소는 다수의 블로그를 통해 맛집으로 등극한 칼국수 전문점 ’배가왕‘ 송도점,

센텀에서 출발, 송도 해변까지 부산항대교와 남항대교를 이용하면 순식간이다.

놀랍다.

1시간은 족히 소요 될 거라는 예상을 엎고 15분여 만에 도착했네.

우어~~~차암 조오흔 세상이여~♪♬.

 

주저앉은 기대.

깔끔한 실내나 바다 뷰는 나무랄 데 없이 좋은데.......이 맛으로 블로거들이 난리 친 겨? 했던.

양정의 3천 원짜리 ’서울 칼국수 생각이 간절하더라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카페도 아니고, 수저 놓으면 바로 나와야 하는데 트인 바다 전망이 아무리 뛰어난들 뭔 소용이랴.

면 한 끼 값으로 8천 원(그것도 원성이 잦았는지 그나마 1천 원 다운된 가격이었다.), 고쳐 생각해도 적당선을 슬쩍 넘어선 것은 아니었나 싶기도.ㅎ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허름한 건물의 3층

요만한 전망
뜬금없었던 요 분위기는 살짝 좋았어. 추억의 LP판
김밥을 '줄'로 표기해 놨는데 '토막'이 옳다. 말하자면 대짜 두 줄, 소짜 한 줄.

 

그나마 2가지 저렴한 식재료(당근과 단무지)로 말아낸 꼬마김밥과 칼국수에 투하된 흔한 맛의 만두 한 알이 쓰린 속을 달래주긴 했다.

따로 주문한 김밥은 그냥 싸들고 옴.

 

면발의 원래 식감이 이런 것이었는지 모르겠으나 나는 퍼진 면은 좋아하지 않는다.

쫄깃한 것보다 퍼진 면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긴 하더라만.

친구의 마눌님은 임신 중에도 줄창 들깨 곁들인 음식을 즐겼다면서,  여기서도 눈을 반짝거리며 들깨 칼국수를 주문했다. 거의 절반은 남김.^^;;
한 알의 만두가 퐁당 빠져 있는 왕칼. 주문 오류로 두 그릇은 한참 뒤에 나왔지만 그마저도 자알 퍼진^^;; 면이어서 나도 남김.ㅎ

 

생각지도 않았던 눈 호강은 지금부터다.

식사 후 다음 코스는 천마산 한마음 행복센터 카페 ‘풍천’.

 

2020년 9월, 딸, 손주와 함께 감천 문화마을에서 시작되는 천마산 십리길을 돌아 내려섰던 곳이다.

다음엔 조오기 카페도 들어가 보자 해놓고 이후 까아맣게 잊었더랬네.

예에쁜 나의 카페 모카
살짝 느끼한 맛이긴 해도 식감이 즐거운 망고 비스켓

 

또 다음 행선지가 준비되어 있었다.

우습지 않게, 어쨌거나 봉래산 정상 탈환.^^

 

사념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것이 백수 정신이라고 누가 그랬어?

여기 와 봐.

그 사념이 눈흘기며 떠나가는 굉음을 듣게 될 터이니.

빠염!

조내기 고구마 역사 기념관. 조엄 선생이 일본으로부터 들여온 고구마의 시배지가 이곳이라고 했다.

아마도 20여 년 전쯤...고신대에서 오르는 등산로로 봉래산 정상을 찍은 적이 있었다.

경사면이 거의 70도는 되지 않았을까?

기억에 남은 풍경 하나 없이 초주검이 되어 하산하면서 두 번 다시 오르지 않겠다는 결심만 꿍쳐뒀었지.

허나 오늘, 친구가 안내한 ‘조내기 고구마 역사기념관’에서 정상까지 완만하게 펼쳐진 길을 오르며 환골탈태한 봉래산에 무한 감격했다는 거!

 

잘 조성된 임도와 무장애 길, 그리고 부산 대부분의 행정구역과 바다 건너 대마도까지 아우르는 정상의 풍광은 바다 일체의 환상에 빠져들게 하는 묘미가 남달랐다.

감만동 신선대 부두

 

불로초 공원

 

불로문. '예로부터 불로문을 지나면 장수한다고 합니다. 불로초 공원을 찾아주신 모든 분들의 무병장수와 행운을 기원드립니다.'라고 쓰여있다.

 

불로문 데크로드 끝의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경이다. 오른쪽은 해양대학교가 있는 아치섬.

 

북항, 부산항 대교와 감만동 일대

 

정상까지 완만하게 놓여있는 무장애 길.

 

395m 봉래산 정상 

정상에서 본 남항대교와 송도 일대
배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해안 지역, 묘박지.

 

하산길 불로초공원 주변, 볕 좋은 곳에는 그새 야생화들이 만개했다.

남산제비꽃
큰개별꽃
진달래

엄마.....

해마다 이맘때면 먼저 떠난 동생을 그리며 서럽게 우시던 엄마 생각으로 가슴이 저립니다.

‘저거 봐라. 죽은 줄 알았던 나무에 새싹이 돋네. 사람은 어째서 한 번 가면 다시 못 올꼬.’

 

올해도 어김없이 꽁꽁 얼어있던 땅이 녹고,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던 흙 속에서 다시 예쁜 꽃들이 피어나고... 나는 또 봄을 보며 가슴앓이 중입니다.

내게 멋진 하루를 선물해 준 여러분, 고마웠어요~~~~

 

오늘도 시간은 빛나는 선물입니다

녹슬지 않게 갈고 닦아야 할 보물입니다

 

시계 위에만 있지 않고

종소리에만 있지 않고

내 마음 깊은 곳에 강물로 흐르는 시간

내가 걷는 길 위에 별로 뜨는 시간

 

소중히 안아야만 선물로 살아오는 시간

오늘도 행복 하나 나에게 건네주고 싶어

방긋이 웃으며 걸어오는 시간

 

이해인 오늘도 시간은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