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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덤/영화, 프레임 속의 세상

'사랑해, 말순씨'..그 그리움의 정체

헬로우 럭키 찬! 2014. 5. 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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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도에 개봉했을 때는 전혀 몰랐던 영화입니다.

'제목 하고는....픽 웃으며 소파에 엉덩이 잠시 걸쳤다가 그대로 '얼음'....

종국에는, 오히려 제목 때문에 더 큰 의미로 다가왔던 영화 '사랑해, 말순씨'입니다.

세월에 눌려 잊혀져가던 막연한 그리들움이 제 색깔을 입고 조근조근 귓가에 들려주는 옛날 옛적 우리들의 이야기.  

그 디테일함에 자칫 지루할 수도 있었을 스토리는 캐릭터들의 깨알 같은 연기로 관심을 고정시켜 버렸습니다.

 

바로 박흥식 감독 프로필 탐색에 들어갔습니다.

2001년도에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신인감독상, 다시 2005년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감독상...

나름 삐까삐까한 전력의 소유자였습니다.

데뷔작이 전도연, 설경구의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였네요. 아직 못 봤고 시놉시스만 꿰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설경구의 한결같은? 포스에 식상감을 느끼고 있었던 터라 선뜻 달려들지 못 한 영화고요.

암튼 그의 몇 작품에서 보여지는 강인한 여성성과 상대적으로 임팩트가 뒤쳐지는 남성 역할이 사뭇 흥미롭게 남았습니다.

전도연의 12역 타임리프 영화 인어공주는 마치 청정지역을 다녀 온 것처럼 마음이 해맑아지는 한 편의 순정만화 같은 작품입니다.

감독은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사소한 일상에서 얻은 소재로 기발함에 재미와 감동까지 만들어 내는 재주꾼 같습니다.  

페미니스트 성향이 엿보이는 그의 내면 세계를  짐작해 볼 수 있는 작품들입니다.

 

깜딱 놀랄지도...이렇게 시작합니다.악

 

 

 

거대한 사회적 배경(군부독재의 종식에서 새군부가 출발을 선언했던 70년대 말부터 5월 민주항쟁으로 시작한 80년대 초)을 가진 내용이면서 격변기가 무색할 정도로  소소한 일상에 울고 웃으며 별 탈 없이 살았던 사회 가장자리의 서민들....

그 속에 우리의 주인공 중1년생 까까머리 광호가 있습니다.

제13회 춘사나운규영화예술제 특별아역상을 수상한 광호역의 이재응.

역겨운 화장품 냄새에 촌스러운 화장, 게다가 매사 뻔뻔하고 염치 쌈 싸 먹은 것 같은 엄마가 너무 부끄러워 죽을 지경인 녀석입니다.  이런 광호에게 옆방 누나는 신세계 같은 존재였지요. 감독은 그녀를 짝사랑하는 광호를 통해 사춘기 소년의 시시콜콜한 일상에 재미를 덧칠하였습니다.

 

다운증후군 환자 재명 또한 광호와 얽히고 설키며 극의 자잘한 재미를 이끌어 가는 중요한 역할입니다.   

 

 

 '오아시스'의 중중 뇌성마비 장애인 공주가 자신과 가장 비슷했다는 문소리. 문소리라는 배우에게 이끌림 당한 작품 또한 오아시스였습니다.  누군들 그 역할에 흔쾌해 했겠으며 그녀 만큼 절절한 연기를 보여 줄 수 있었을까요...이후의 작품들에서 역할의 반전에 다시 한 번 놀라긴 했습니다만, ㅎㅎ 광호엄마는 역시 문소리였습니다.

 

지병이 깊어져 죽음을 예견한 그녀는 이제 엄마 없이 살아가야 할 아이들에게 주방에서부터 생활의 비법을 전수?하기로 합니다.  의아해 하면서도 조금씩 엄마에게 다가서는 광호는 상실을 통해 비로소 엄마라는 존재를 온전히 끌어안습니다.

 

 

 

 

 

 

 

 

 

 

 

 

 

 

 

어떤 작품이든 메이킹 필름에서 얻는 재미는 참 쏠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