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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덤/영화, 프레임 속의 세상

북아일랜드 그 원한의 역사/데블스 오운

헬로우 럭키 찬! 2014. 2. 2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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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란 파큘라 감독입니다.

 

 

무려 800여 년 간 영국의 식민지였던 북아일랜드는 가슴 아프게도 일제 강점기의 우리나라와 흡사한 역사적 전철을 밟아 왔습니다.

IRA(아일랜드 공화군)는 이러한 상황에서 1919년에 태동하여 현재까지 독립과 통일을 염원하며 결성된 북아일랜드 민간 무장단체입니다. 이후 필연적 유혈 테러로 대외적 이미지에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였으나 우리나라의 독립운동과 같은 맥락에서 보자면 수긍이 가능한 부분이겠지요. 이에 맞선 신교도측의 ‘얼스터 방위협회’나 ‘얼스터 의용군’ 등 그들의 과격성 또한 사태를 악화시키는 한 요인이었지만, 정작 테러유발자인 영국 정부는 일방적으로 IRA의 맹목성만을 부각시켜 자신들의 과오를 덮는데만 급급하였습니다.

1998년 체결된 평화협정 후에도 여전히 산발적 테러가 발생하고 있어 영국 정부의 진정한 사과와 질적인 양보를 전제로 하지 않는 한 양국의 평화란 요원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범 세계적 차원에서 한 줄 치고 싶은 것은, 뿌리가 같은 신을 놓고 新과 舊로 갈라져 피터지게 쌈박질 하는 거나, 너의 神 나의 神을 앞세워 지구를 아마겟돈으로 만들고 있는 미개한 종교적 행태는 더 이상 사절이라는 겁니다.(덕분에 선량한 무신론자들까지 덤으로 싹쓸이 당하겠습니다.ㅎ)

 

수 백 년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그들의 문화를 묵묵히 지켜 온 북아일랜드인들의 삶과 투쟁은 많은 영화들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짐 세리던이 메가폰을 잡고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주연 했던 ‘아버지의 이름으로’(재미있게 봤었지만 지금은 단편적인 기억 뿐), 더 복서(여기서도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주연입니다. 세리던 감독은 그를 무척이나 맘에 들어한 거 같네요.), 해리슨 포드의 커다란 코가 유독 인상적으로 남아 있는 페트리어트 게임, 닐 조단 감독의 색다른 접근이 신선하여 아카데미가 각본상을 수여한 크라잉 게임 등 등.....

그리고 최근 다시 보게 된 ‘데블스 오운’.

무려 17년 전의 영화입니다.

‘펠리칸 브리프’의 알란 파큘라 감독 작품으로 브레드 피트의 젊고 매력적인 얼굴이 돋보였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1972년의 북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합니다. 8살 어린 프랭크의 아버지는 어부이며 북아일랜드 공화주의자로 어느 날 저녁 식탁에 모여 앉은 가족의 눈 앞에서 영국 비밀경찰에게 사살됩니다.  장면이 바뀌고  IRA의 핵심 요원으로 시가전을 벌이고 있는 장성한 프랭크를 보여 줍니다.

 

필요에 의한 미사일 구입의 임무를 가지고 미국으로 건너간 프랭크입니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조직원의 소개로 임무와는 무관한 아일랜드 출신의 성실한 경찰  톰(해리슨 포드)의 집에 기거하게 되죠.

 

 

 

프랭크의 정체를 알게 된 톰.

체포되면 죽을 수밖에 없는 프랭크를 보호하기 위해 먼저 그를 쫓습니다......그리고...

 

총제작비가 9천만 달러라고 합니다.

여타의 스펙타클한 장면도 없고, 역사적 고증에 충실하기 위한 투자비가 엄청 필요했던 것도 아니고...도무지 이 막대한 제작비를 먹은 부분이 이제사 궁금해 졌습니다.

게다가 액션 스릴러라는 장르에 포커스를 두고 보자면 그것도 아니었고....

북아일랜드 문제는 잠시 표면에 떠 올랐다가 가라앉아 버린 시신이었고,  디아스포라가 되어버린 개인의 절망 앞에 눈시울만 살짝 붉어진 조금 섭섭했던 데블스 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