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삶의 덤/THANK YOU FOR THE MUSIC

렘넌츠 오브 더 폴른의 인터뷰 전문

헬로우 럭키 찬! 2013. 6. 12. 23:00
728x90

인터뷰를 통해 나름의 음악관을 조금 엿볼 수 있었네요.^^

세계가 열광하는 밴드가 되기를 바래 봅니다.

 

 [펌]http://music.daum.net/musicbar/musicbar/detail?menu_id=1&board_id=4142

 

렘넌츠 오브 더 폴른 인터뷰
멜데스와 코어의 중간 지대를 탐험하며

메탈계의 아이돌. 렘넌츠 오브 더 폴른과 인터뷰를 가졌다. 사실 이 인터뷰는 수개월 전에 이뤄졌다가 인터뷰어의 사정(이라기보다는 게으름)에 의해 무한히 정리가 지연되었던 아픔을 가지고 있다. 이걸 언제 풀어야 하나는 불안감 속에, 마침 6월 6일에 밴드가 상상마당 라이브 홀에서 단독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입수하게 되었다. 속으로 내심 감사했다. 그만 각설하고, 이제야 죄송한 마음으로 인터뷰 내용을 풀어 놓는다.
장소 | 상상마당 지하 라이브 홀 대기실
인터뷰어 | 이경준. 김학선
인터뷰이 | 박용빈(보컬). 이승진(베이스). 이재원(기타). 홍승찬(기타)
배석 | 김윤중 (도프뮤직 대표)
정리 | 이경준

 

시작해보자. 7곡이 수록된 앨범이 나왔고 평단 내부의 평도 괜찮은 듯하다. 주변의 반응은 어떤지.
승진 / 2012년 2월에 자체제작했던 5곡짜리 EP가 있다. 레이블(도프)에서 제의가 와서 그걸 재녹음을 하고 거기에 두 곡을 더해 리이슈를 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사람들이 알고 있던 곡이 많은지라 “새롭다”는 반응은 적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사운드 면, 음질 면에서 노력도 많이 했고, 해외 쪽에서 작업을 진행해서 음원적 퀄리티가 올라갔다는 것이다. 특히 4번 트랙 ‘God Idolatry’가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그래서 뮤직비디오도 찍어볼까 생각중이다. 나름대로 의미 있는 수확을 얻었다. 원래 정규 1집을 내기 전에 저변을 넓혀 볼까 하는 목표가 있었는데, 그런 점에서 이번 음반은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

데모라고 해야 하나. 제작비 차이가 많이 났는지 궁금하다.
승진 / 아무래도 해외에서는 돈을 더 달라고 한다. 예전에는 디자인을 우리 스스로 알아보고 모든 일을 다 국내에서 해결했는데, 그 부분도 해외에서 작업해서 단가가 더 올라갔다.

그럼 그 데모는 거의 다 팔렸나?
용빈 / 지금은 품절되었다.
승진 / 나한테 하나 있다.(웃음)

원래 전신이 로스트 인 시(Lost In Sea) 맞나? 그 이후 라인업이 좀 바뀐 걸로 안다. 현재의 멤버가 고정된 것은 언제인가?
승진 / 승찬(기타)이가 이제 20살인데, 처음 왔을 때가 19살이었으니까. 기억이 맞다면 작년 5월쯤 연락이 왔다. 그리고 이 형님(이재원)은 로스트 인 시 시절에 세션으로 있었다. 그때는 다른 멜로딕 데스 밴드에 있었고. 그 팀이 리더가 군대를 가서 와해된 관계로 우리 밴드에 가입한 거고. 또 로스트 인 시 때에는 다른 고등학생 드러머가 있었는데, 그만두고 이종연 씨가 2010년부터 합류했다.

그러면 이제 군문제가 걸릴 것 같은데.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지?(질문을 하면서도 바보같은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용빈 / 내년에 상근으로 복무할 예정이다.(웃음)
승찬 / 개인적 사정도 있고 해서, 잘하면 공익으로 복무할 수도 있다. 연기할 수 있다고 해서 그 점을 중점적으로 알아보고 있다. 아, 얼마 전에 징병검사 받으라고 뭐가 날아왔던데.

승찬 씨는 그럼 전에 활동을 어디에서 했나?
승찬 / 이 밴드가 첫 밴드다.

그러면 어떻게 발견했나?
승찬 / ‘뮬’에 구인광고가 올라온 걸 봤다. (승진) 형한테 카톡을 해서 지원하게 되었다.
승진 / 우리는 딱히 아는 사람을 통해 검증된 인재를 구인하기보다는 열정만 있으면 뽑자는 주의다.
용빈 / 다행히도 이 친구가 우리 음악을 많이 들었다고 해서 좋았다.
승진 / 기억은 나지 않지만 공연도 관람하러 왔다더라.

그러면 그 전에는 연습을 어디에서 했나.
승찬 / 집에서 했다.(좌중 웃음) 아니? 이게 왜 웃기지?

탑밴드 1, 2차 다 나갔지 않나. 딱히 외부에서 봐도 메탈 밴드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던데. 직접 경험한 본인들은 어땠나?
용빈 / 우리도 어느 정도 알고 나갔다. 그래도 단 몇 초지만 메탈 좋아하는 사람은 감동 받을 수 있지 않나? 그리고 “저 그룹 나왔네?” 그러면서 팬 베이스를 모을 수도 있는 거고. 사실 패기만 가지고 나갔다. 알겠지만 메탈 밴드는 프라이드가 강하기 때문에 다른 밴드들이 “뭘 저런 데 나가고 그래?” 그러면서 지탄하기도 했다. 어쨌든 잘 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힘도 많이 받았고.

상상마당 ‘밴드 인큐베이팅’에 선정되었지 않나. 그런 데 지원한 것도 같은 차원인가?
승진 /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 보려고 한다. 이쪽 바닥 밴드들이 음악적으로 마이너하다 보니 그런 걸 많이 안 하려 하지 않나. 어느 정도 그런 걸 인정하는 것도 있지만, 우리는 시작할 때부터 목표를 높게 잡았기 때문에 이런 저런 곳에 지원하는 걸 거리낌 없이 했던 것 같다.

탑밴드 때 심사위원들의 반응은 어땠나?
승진 / (방송) 보면 알겠지만,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떨어졌다. 아무래도 예전 음악 하시던 분들이니까. 하지만 김도균 씨나 신대철 씨 등등 몇몇 심사위원들은 포용력 있는 게 느껴졌다.

 

이번에 풀렝스 음반이 나올 줄 알았다. 저번에 미니 음반이 나오기도 했고 뭔가 이제는 풀렝스가 나올 타이밍도 되었다 싶어서.
용빈 / 그건 (김윤중) 사장님이랑 상의한 결과다. EP부터 발매해서 차근차근 시작하자고 말씀하시더라. 쉽게 말해 저번 음반은 녹음 상태부터 다 허접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제대로 시동을 걸고 싶었다.
승진 / 진짜 정규를 내기 전에 퀄리티가 어느 정도 되는 앨범이 나오면 거래처 등 이곳저곳에 들어보라는 식으로 보낼 수가 있는데, 저번 자체 제작 앨범은 그러기 좀 어려웠던 거지.

인큐베이팅 때 김윤중 대표도 와서 봤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 계약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던 건가?
김윤중 / 그렇다.

어떤 면을 중점적으로 봤나?
김윤중 / 일단 젊은 메탈 팀이 몇 없는데, 비주얼적으로도 우수하고. 그것보다 일단 성공의 자세가 되지 않았나. 게다가 음악을 업으로 하겠다는 목표와 의식이 뚜렷하게 보여서 계약하게 되었다. 음악도 기본적으로 좋았고.

평소 가치관과 맞춰 보면, 라이브 실력을 많이 봤을 텐데.
김윤중 / 맞다. 처음 라이브는 조금 그랬는데, 어느 순간 성장하는 느낌이 확 보였다.(웃음)

온스테이지 촬영 때도 봤지만 외형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용빈 /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다 해 보려고 한다. 메탈 신의 경우 남성에게만 호소한다는 통념이 있지 않나. 우리가 조금 더 신경을 쓴다면 여성분들이 와서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머리 길이도 그래서 짧게 했나?
용빈 / 그렇다기보다는 개성 있게 하려고 한다.
승찬 / 난 일 때문에 짧게 했다.
승진 / 막 기르고 문신 넣고 막 그러고 싶은데. 다 본업이 있고. 나도 학생이고 해서 이런 모양이다. 나중에 가면 모르지. 밴드가 더 커지면 어떻게 하고 다닐지.(웃음) 지금은 그냥 못하고 있을 뿐이다.

두 곡이 추가된 앨범 타이틀도 [Perpetual Immaturity]로 저번 EP와 똑같지 않나. 새로운 부대에 담았으면 제목도 다르게 갈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한 이유가 있나?
용빈 / 이번엔 솔직하게 업그레이드 된 앨범을 낸 거지 새 앨범을 낸 게 아니지 않나. 타이틀이 바뀌면 다른 앨범처럼 속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니까.
승진 / 대신 우리가 두 곡 더 넣고 재녹음했으니 다시 들어주십사 하는 거였다.

다른 곳에서 제안도 왔었다고 하는데, 굳이 도프를 선택한 이유는?
용빈 / 처음에 (승진) 형이랑 밴드를 결성할 때 이상을 높게 잡았다. 사실상 국내 메탈 쪽에서 도프가 최고 아닌가?(웃음) 그래서 욕심을 좀 냈었다. 국내에서 한다고 하면, “도프 정도는 가야지”라는 욕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다른 쪽 제의는 거절한 거다.
승진 / 내한공연 추진도 많이 하고 소속 아티스트들 푸시(push)도 잘 해 주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제안이 처음 왔을 때 좋았나?
이승진 / 걸려들었구나.(좌중 웃음) 그냥 좋았다.

마스터링을 해외에서 했지 않나. 듣기에도 녹음 상태가 훨씬 좋아진 것 같다. 딱히 이렇게 해 달라고 주문한 게 있었나.
승진 / 처음 주문한 샘플이 왔는데, ‘좋긴 좋은데, 이게 정말 해외에서 한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주문을 넣어서 다시 주문을 했다. 2주 있다가 최종 결과물이 도착했는데, 완전 변해 버린 거다. 우리는 마스터링만으로 이렇게까지 음원 퀄리티 차이가 나는 줄 몰랐다. 확실히 비싼 돈 주고 해외에서 하는 게 좋긴 좋구나 싶었다.

앨범 아트워크도 싹 다 바뀌었다(궁금하신 분들은 찾아보기 바란다. 괴물이 레이저 광선을 발사하는 약간 조악한 형태의 재킷이, 도프반에서는 훨씬 세련된 형태로 새롭게 디자인되었다). 이 재킷의 의미는 무엇인가?
승진 / 사회를 보면 굉장히 악한 부분이 많지 않나? 주변을 봐라. 인간이 아무리 발전하고 발버둥을 쳐도, 초월적 존재가 보기엔 인간은 미개하다는 거다. 우리가 개미를 볼 때처럼.
용빈 / 전 앨범 재킷 보면 클럽 간판이 곳곳에 박혀 있는 게 보일 것이다. 열심히 안 살고 노는 데만 치중하는 문화를 비판하고 싶은 것도 있었다.
승진 / 홍대가 너무 클럽 유흥 쪽으로 흘러가는 것에 대한 비판도 들어 있었다. 물론 그런 음악도 존중하지만. 음악보다 다른 쪽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이 오질 않나.

곡은 승진 씨가 다 쓰는 것으로 안다.
승진 / 작사는 솔직히 다른 사람이 하면 좋겠다. 혼자 다 하다 보니 가끔 머리가 터질 것 같은 때가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보컬이 가사를 쓰면 표현도 더 좋아지고 하지 않나?
승진 / 얘가 안타깝게도 영어가사를 못 쓴다.(웃음)
용빈 / 가사의 경우 외국인이 봐도 수준이 있어야 되는데, 저는 그 정도 수준이 안 되어서.

크래시(Crash) 같은 경우 안흥찬 씨가 한글로 쓰면, 그걸 영어로 번역하는 분이 따로 있는 걸로 아는데.
용빈 / 그런데 리듬이라는 걸 무시하지 못하니까.
승진 / 만들면 나는 라임이랑 같이 짠다. 예전에는 곡을 써놓고 단어 바꾸고 끼워 넣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티가 나더라. 그래서 요즘에는 단어 하나 넣을 때도 라임을 선택해서 문맥의 의미를 바꾸는 식으로 작업한다.

 

녹음 과정에 대해 자세히 말해 주면 재미있을 것 같다. 두 군데에서 작업한 것 같은데.
드럼은 일단 몰 스튜디오에서 조상현 씨와 함께했고. 기타랑 베이스, 보컬은 망기 씨와 호흡을 맞췄다. 지금은 아마추어 엔지니어지만, 하는 음악이 요즘 뜨는 젠트(djent)라 우리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분이다. 장비도 기본적으로 받쳐 주고 해서 잘 마쳤다.

렘넌츠의 음악은 유럽 멜로딕 데스도 있고, 미국 메탈코어 향기도 있고. 개인적으로는 가교 정도라고 보는데, 영향을 받은 음악이 있다면?
승찬 / 나는 형들과 취향이 다른 것이. 정통 데스를 선호한다. 디어사이드(Deicide), 카니발 콥스(Cannibal Corpse) 같은 그룹 말이다. 메탈코어 쪽을 파진 않았다. 옛날 밴드를 많이 듣는다.

아까는 렘넌츠 좋아했다 하지 않았나?
승찬 / 정말로 렘넌츠가 해외 밴드인줄 알았다.(웃음) (항변하며) 정말 그랬다니까. 요즘 밴드 중에는 더 페이스리스(The Faceless)를 좋아한다.
재원 / 저도 취향은 승찬이처럼 렘넌츠 내부와 겹치진 않는다. 처음에 세션으로 시작해서 그런지 몰라도. 밴드라는 틀에서 보자면 다키스트 아워(Darkest Hour)나 유럽 멜로딕 데스 메탈들의 영향을 많이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승진 / 처음엔 우리 음악이 이렇지 않았다. 그때는 데스코어 류였다. 블랙 달리아 머더(Black Dahlia Murder)나 올 쉘 페리시(All Shall Perish) 같은. 극단적으로 다 때려 부수는 음악 말이다. 그런데 곡을 만들다 보니까 내 취향이 반영되기 시작했는데, 인섬니아(Insomnia) 같은 유럽의 정통 멜데스, 혹은 미국 메탈코어 중에서 멜로디 부각된 음악 말이다. 다키스트 아워나 애즈 아이 레이 다잉(As I Lay Dying) 같은. 그런 색깔이 들어가니 갈등이 생기더라. 원래 있던 드러머는 그런 걸 좋아하지 않았다. 그 친구도 다 때려 부수는 음악에 꽂혀서. 멤버들에게 열심히 설득을 했다. 멜로디도 넣고 훅도 넣자고. 그러다 보니 잘 따라오게 되더라. 일단 곡을 내가 쓰니까 그런지는 몰라도.

요즘 메탈 내에서 코어가 대세긴 하지 않나. 아무래도 그런 걸 신경 쓴 편인가.
승진 / 코어의 요소를 따온 면이 있다. 이를테면 곡들의 러닝 타임이 길지 않다. 코어가 화끈하게 치고 빠지는 면이 있으니 그걸 반영한 거고. 또 미국 아이들이 나이가 어리지만 솔로 테크닉을 중시하는 점이 있어서 그런 면을 많이 빌려왔다. 하지만 작곡 측면에서 보면 정통 멜로딕 데스에 근접해 있다고 생각한다. 브렉다운이 없고. 클린보컬 이런 게 들어가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두 가지 매력이 다 있다고 하더라.

앨범을 듣고 느낀 점은 흐름이 굉장히 유려한 음반이라는 것이었다. 배치에도 신경 썼나?
승진 / 나름대로 신경을 썼다. 전체 그림을 감안한 것까진 아니었지만 여기서 치고 저기서 물러나야겠다는 건 생각하고 만들었다.

보컬 분의 취향을 아직 듣지 못했다.
용빈 / 처음에는 빡센 음악을 좋아했다. 그 와중에 (승진) 형이 도움을 많이 줬다. 덕분에 멜로디 섞인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멜로디로만 점철된 밴드는 맞지 않았고, 둘이 뒤섞인 그룹이 뭐가 있을까 찾다가 좋아하게 된 밴드가 애즈 아이 레이 다잉이다. 보컬이며 무대 액션이며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기타 멜로디랑 솔로를 좋게 들었는데, 이건 재원 씨가 전담한 건가?
재원 / 곡에서 리드 파트는 내가 다 한 건 아니고 솔로 파트는 다 했다고 보면 된다.

‘Answers Beyond’ 같은 노래는 드라이브감이 굉장히 좋은데, 만들 때 그런 걸 감안하고 만들었나?
재원 / 그렇진 않았고, 솔로 만들 때는 기승전결과 테크닉을 어떻게 할 것인가만 생각했다.

‘God Idolatry’가 타이틀이다. 타이틀곡이니만큼 아무래도 더 신경 쓴 바가 있었을 것 같다.
승진 / 템포가 좀 내려갔다. 원래 230~40에서 놀다가 내려갔고, 드럼도 정통 메탈에서 치는 식으로 변화를 줬다. 그 전 노래는 버스-코러스-버스-코러스 식으로 가다가, 이 곡은 앞부분에 그런 면이 있지만 뒤에서 솔로가 40초 정도 때려 준다. 일종의 에픽(epic)으로 구현해낸 거다. 아우트로(outro)도 따로 붙였고. 우리 노래 중에서 구조가 가장 복잡한 트랙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사람들에게 어필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보컬할 때는 어떤 곡을 신경을 썼나?
용빈 / 기존에는 육중한 중음을 추구했는데, 1집 녹음 들어가면 더 다양하게 구사해 볼 생각이다.

지금까지 두 곡을 언급했는데, 본인들이 보기에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는 뭔가?
승찬 / ‘Answers Beyond’다. 끝에 나오는 멜로디를 가장 좋아한다. 좀 슬프다고 해야 하나. 하이 보컬과 용빈 형 보컬이 함께 나오면서 기타 멜로디가 등장하는데, 처음에 EP로 들었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다.
승진 / 나 같은 경우에는 ‘Sea Beast’. 만든 지 제일 오래된 곡이다. 좀 지겹기도 하다.(웃음) 하지만 이 노래로 우리 스타일이 정립되었기 때문에 애착이 간다. 미운 정이 든 대상이라고 해야 되나. 라이브 때도 반응이 뜨겁고.

라이브 때 그 곡의 반응이 가장 좋나?
승진 / 그렇다기보다는 반응이 좋은 곡 중 하나이다.

아까 유럽 멜로딕 데스 메탈과 미국 코어 쪽 중간지대 밴드라는 말을 했는데, 본인 스스로는 어느 쪽을 더 선호하는가?
승진 / 요즘에는 하도 중첩된 음악이 많아서 만드는 입장에선 둘 다 좋다. 두 팬 베이스 모두 존중하고. 굳이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용빈 / 나도 두 음악이 만나면서 더 향상된 음악이 탄생했다고 본다.
승진 / 메탈코어가 멜데스의 발전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또한 멜데스가 오리지널리티가 있으니 우월하다고 보지도 않는다.

젠트도 좋아하나?
승찬 / 그건 내가 좋아한다.
용빈 / 난 그거 들으면 머리 아파.
승진 / 우리 둘은 별로 안 좋아한다.

그렇게 좋아하는 음악이 있다면 음악에 바로 적용시키려고 하나. 아니면 개인의 취향으로 남겨두는가.
재원 / 나 같은 경우는 내가 세션으로 시작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승진이가 잘하고 있어서 그냥 어드바이스만 조금씩 주면서 취향으로 남겨두는 편이다.
승진 / 얼마 전에 나온 신곡이 있다. 라이브 때 두 번 했는데, 브렉다운 리프가 노골적으로 나온다. 전에는 시도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나도 새로운 게 좋다면 거부하기보다는 빌려오는 편이다.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고.

곡들이 많이 쌓여 있는 상태인가?
승진 / 너무 많다. 좀 처분해야 하는데.
용빈 / 정규 나오면서 창고 개방할 생각이다.
승찬 / 처음에 보고 굉장히 놀랐다. 컴퓨터에 기타 녹음파일이 쌓여 있더라.
승진 / 이번 앨범에서 3곡 정도만 가져올 생각이고, 5~6곡 정도는 신곡으로 채울 계획이다. 지금 두 곡은 완료되었고, 한 곡은 거의 끝났다. 그 외 뼈대만 만들어 놓은 게 30~40곡 정도 된다. 그것들 중 좋은 소스를 가지고 작업해서 만들어 봐야할 것 같다. 너무 똑같으면 그러니까 다양한 음악으로.

 

승진 씨가 현재 밴드의 뼈대를 만들지 않나. 이 상태가 가장 좋다고 느끼나.
승진 / 장단이 있다. 우선 장점이라 하면, 일관성이 있다는 거다. 내가 직접 가사를 쓰고 만드니까 테마가 정해져 있어서, 사람들로부터 “통일성 있다”는 말은 많이 듣는다. 단점이라면, 그러다보니까 색깔이 고정된다는 것? 그리고 다른 멤버들의 견해가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 그런데 아직까지는 심각한 문제가 없다.
용빈 / 멤버들은 모두 사공이 많으면 산으로 간다고 생각한다.
재원 / 여럿이 곡을 쓰다가 망한 적도 있고 해서, 나 같은 경우는 경험적으로 조심스러운 게 있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받쳐주는 역할에 크게 불만이 없다.

소통은 잘 되는 편인가?
승진 / 내가 피드백을 달라고 한다. 밴드니까 혼자 하는 게 아니지 않나. 그러다 싸우는 밴드도 많이 봤고. 나도 옛날엔 그렇게 했지만.(웃음) 최대한 오리지널리티를 훼손하지 않는 측면에서 멤버들의 견해를 많이 들으려고 하는 편이다. 점점 친해지고 하다 보니 내가 더 오픈하려고 하는 편이다.

처음 결성된 게 언제인가?
승진 / 2009년 5월이다.

지금 돌이켜봤을 때, 처음 생각했던 목표치에 많이 도달했다고 느끼나?
승진 / 목표 이상으로 온 것 같다. 4년 전에는 그냥 홍대 메탈 클럽에서만 공연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009년에 결성했지만 2010년까지 공연도 해보지 못했고 변변찮은 자작곡도 없었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다 일도 하고 학교도 다니고 있었으니까. 이제 이만큼 올라오고 단독공연도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다. 그저 고맙다. 발굴해 주신 대표님께 감사하고 멤버들에게도 고맙다.
용빈 / 우리를 위해서도 팬들을 위해서도 업그레이드되기 위해, 더 욕심을 부리는 게 맞는 것 같다.

단독공연 때 못 가봤지만 사람이 많이 왔다고 들었다. 관객을 봤을 때 기분이 어땠나?
용빈 / 기존 메탈 기획 공연을 봐도 사람 많은 공연을 보지 못했다. 그런데 그날 못 뵙던 분들을 봤다. 학생도 많이 왔고. 열심히 하면 신을 다시 살릴 수 있겠다는 희망을 얻게 되었고, 감동도 받았다. 모든 게 상상했던 그 이상이었다.
재원 / 그날 날씨가 엄청 추워서 우려를 많이 했다. 여기(상상마당) 공연장도 넓은데, 텅텅 비면 어떡하나. 그리고 그날 홍대 이곳저곳에서 이름 있는 아티스트 공연이 많았다. 과연 이런 악재 속에서 어느 정도까지 어필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막상 무대에 올라서는 감동을 받았다.
승진 / 그 1주일 전에 예매가 30장이라는 말을 듣고, “아! 망했구나”(웃음) 그랬는데, 당일 100장 나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승찬 / 나는 첫 공연이고 해서 모르고 그저 ‘헤헤’거렸던 것 같다. 다들 나보다 음악 오래한 형들이지 않나. 그런데 이번 단공을 보고, 우리 밴드에 대해 다시 알게 되었다.

아까 4년 전에 생각했던 목표보다 더 높이 올라가 있다고 했는데, 그럼 4년 뒤든 10년 뒤든 밴드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나?
승진 / 밖에 나가야 한다.(웃음) 어떤 방식으로든 해외에 진출해보고 싶다.
용빈 / 예전에는 단순히 홍대에서 메탈 밴드들 가운데 인정받는 게 목표였다면 이제는 더 높게 목표를 잡아야 할 것 같다. 우리를 좋아해주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목표를 더 높여야 한다. 가능하다면 해외 진출도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