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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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긴 여정, 창 밖의 풍경

기차로 떠나 본 길....경주 백률사栢栗寺까지

헬로우 럭키 찬! 2014. 6. 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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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이 끼어있는 3일의 연휴 중 하루 쯤 먼 길을 나서 볼까 하면서 생각해 낸 동해남부선 간이역.

화본역을 목적지로 하려다 난생 처음의 기차여행인 손자에겐 어쩌면 버거운 거리가 될 것 같아 그 절반의 거리를 둔 불국사역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리고 객이 붐비지 않을  조용한 백률사를 다음 행선지로 정해 두었지요.

가까운 부전역에서 924분에 출발하는 무궁화호는 굳이 예약하지 않아도 좌석은 넉넉하였습니다.

3년 만에 서 보는 플랫폼....딸과 손자가 있는 첫 풍경은 전혀 새로운 설레임입니다.

1시간 40여 분을 가는 동안 아침 잠이 부족했던 녀석은 제 엄마 품에서 내내 골아대더니  도착하면서부터는 말릴 틈도 없이 눈 밖으로 분주히 움직입니다.

승용차보다 운치있고 느낌 좋은 여행이긴 하여도 이제 막 아장거리는 녀석을 의식해야 하는 일은 생각보다 제법 힘들었습니다.

 

출발 20분 쯤 전. 휴일 치고는 한산한 부전역 대합실을 마구 휘젓고 다닙니다.

 

 

 

 

 

겨우 4냥 짜리 기차에  요런 까페 칸도 있습니다. 운발 받는 날이라면 좌석표 없이도 이 곳에서 터 잡을 수 있습니다. 

 

 

즉석 티켓팅의 단점은 나란한 좌석표를 구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옆자리 할머니는 입석표로 승차하셔서 원 주인인 청년의 양보(?????)로 자리 보전하셨습니다. 여유로운 기차여행을 기대하며 날 잡았을 그 청년은 재수에 옴이 왕창 붙어버린 꼴이 되지 않았을까요.  무슨 피치 못 할 사정이 있으신지는 몰라도 이건 엄연한 민폐입니다. 짐작컨데 처음부터 비켜 주실 의향은 전혀 없으셨던 것 같았고요.  중간에 오른 청년이 '어디까지 가세요?' 여쭙자  힐끗 올려다보시더니 씨익 웃으시면서 따악 한 마디 하시곤 창 쪽으로 고개 돌리십니다.  

'영천!!!' 

 

안돼헐!!!!!!!!!!!!!

(* 청년은 좌석표 가지고 2시간 이상을 밖에서 쪼그려 앉아 가야 합니다.)

불국사역. 눈물이 핑 도는 정경입니다. 세월을 거슬러 온 듯한....어린 시절의 아련한 그리움과 조우한 느낌이었습니다. 근현대를 아우르며 민초들의 추억을 담아 온 이 驛舍도 언젠가 '세련된 현대식 건물'에 밀려 기억 속으로 침잠해 버리겠지요. 잊지 않기 위해 한 컷 남길려고요.

 

 

* 불국사역을 검색하다보면 블로그나 까페를 통해 이구동성으로 쏟아내는 맛집 한 곳이 있습니다.

아침 식사를 집에서 해결하고 출발 한 터라 큰 시장기는 없었지만 다시 올 거란 기약도 없고....

'걍 함 묵어보자 우리!' ^^;;

요깁니다.

 

 

 

 

 

다시 국물이 참 깔끔하고 시원했습니다. 아이들 몫의 다시 국물은 어른들과는 다르게 우려 낸답니다. 나름 정성을 쏟고 있는 것 같아 느낌 괜찮았습니다. 손자 녀석도 한 그릇 받았고요.  양초 위에서 데워지고 있는 돼지갈비에 오잉?.... 별 기대 않았던 그 맛에 다시 한 번 고개를 주억거렸습니다. 게다가 꽁짜 커피라니!^^

아!!

근데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우째 이런 시골에서 배주랑 고추가루 같은 농산물이 쭝국산일까???

 

백륜사까지 무려 1시간(요거는 사전 정보가 부족했습니다.) 경주역에서는 20분.

해서 내려 갈 때는 경주역에서 출발하기로 하고 예매 해 두었습니다.

불국사역 건너편에서 600번 좌석버스로 경주역 까지, 다시 백률사행 70번 버스로 환승해야 합니다.

의심없이 버스에 올랐습니다. 한참을 달렸지요.

그러다 문득 노선표를 올려다 보니 헉!!! 반대로 가는......안들려

갈아타기 위해 내린 곳, 울산대학교입니다.

덕분에 흐드러진 개망초꽃밭은 원 없이 볼 수 있었습니다. 

 

 

 

 

 

백률사는 의외로 동네와 인접한 곳에 위치한 사찰이었습니다.

저장되어 있는 지식이 너무 빈약하여 인터넷 뒤져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사이트를 하나 건져 왔지요. 백률사의 모든 것이라 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많은 정보가 담겨있습니다.

http://younghwan12.tistory.com/3804 

 

 

 

주차장에서 위로 난 길로 갈 겁니다.

 

 

^^ 놀며 쉬며......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

불자들의 기원을 곧 잘 들어 주신다는 불상입니다. 소원 성취 하신 분들이 걸어 둔 현수막이 많더군요.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다시 양갈래 길이 나옵니다. 두 길 모두 백률사로 가는 길입니다.

 

오른쪽 위가 백률사, 보이는 곳은 한창 신축 중인 건물이 있습니다.

 

 

 

멀리 백률사가 보입니다.

 

 

꾸밈 없이 작고 소박한 절입니다. 산이 꼬옥 품고 있는 듯한.......

 

 

 

 

 

 

입구에서 보이는 끝 쪽이 내려 가는 길입니다.

그 내려가는 길에서.....

 

 

 

 

 

 

* 아 경주역 플랫폼에서 촬영한 사진을 실수로 몽땅 날렸습니다.

그냥 불국사역과 비슷한 느낌입니다만.....

 

 ㅎㅎㅎㅎ 끝도 없이 활동하시는 저 분. 장소가 마음에 들면 한 곳을 줄기차게 고집하는 의지의 한국인이 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