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 사위의 휴가 날짜가 정해지기 전부터(변수가 없는 한 대부분 기업들의 휴가는 8월 초) 눈은 이미 남해안 군도를 훑고 있었습니다.
2박3일.
휴가의 피크라 전국이 들썩이겠지만 ‘그래도...’ 하면서 제일 먼저 ‘남해안 조용한 섬’으로 창에 찍어 넣었죠.
이 사이트, 저 블로그...... 들락날락 수 십 번의 클릭질 끝에 반짝 꽂히는 새로운 섬을 발견했어요.
전남 완도군 금일읍 신구리로 주소가 나와 있는 평일도(금일도)입니다.
완도의 동쪽, 우리 가족이 두 번이나 다녀 온 금당도와 이웃하며 그 옆의 생일도와 작은 섬들로 군도를 이루고 있는, 게 중 가장 큰 섬이랍니다.
금일명사십리해수욕장, 수령 200년 이상의 소나무 1000여 그루가 자생하는 월송해송림, 동백리 용굴, 3개의 산이 하나로 보이는 투명산 등이 관광자원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은 들고나는 관광객이 적은 청정 해역이라고 해서.....
제일 높은 곳이라고 해봤자 235m로 섬 중앙에 위치한 망산......망산이라고???!!!!!
헐!! 여기도 망산이...?
한산도 망산에 올랐다가 완전 전멸,
처절하게 망한 기억이 너무 생생해서 갑자기 멀미가 치밀어 올랐어요. ㅎ
하지만.....이 곳은 경사가 완만하여 정상 탈환은 손주에게도 가벼울 것 같았습니다만.^^;;
두 개의 이름으로 알려진 이 섬의 공식적인 명칭은 ‘평일도’라고 합니다.
국토지리정보원 지도검색서비스에 금일도로 오기되었던 명칭은 올 초에 ‘평일도’로 수정되었지만 일부 주민들은 아직도 ‘금일도’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네요.
6시 출발, 4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약산 당목항.....헉! 우째 이런 일이이이이~~~!!!!!!!!
조용하댔잖아. 아직 손때가 덜 묻은 곳이래매!!
평일도와 생일도로 들어가려는 승용차의 행렬입니다. 아마도 1km쯤.... 온 몸에 힘이 빠지다 못 해 다리가 녹아 없어지는 것 같았어요. 오늘 중으로 들어가겠어? 했더니 슈퍼 아줌니께서 말씀해 주십디다. ‘휴가철이라 배 5척이 움직이니께 금방 차례가 와요.’ 그리하여.... 1시간 반을 기다린 후, 겨우 바다를 건널 수 있었다는 .... 새벽부터 잠을 설친 욘석은 100년은 족히 묵었음직한 노인네 자태로 숙면 중입니다. ㅎㅎ 그래도 흔적은 남겨야지...예상했던 것보다 승선 대기시간이 길지 않았다는 안도감으로 혼비백산 달아났던 여유가 집 찾아 돌아오는 중입니다. 아.....이제부터 고생 시작입니다. 올케가 8번째 통화 끝에 겨우 잡을 수 있었던, 남태평O 횟집.(민박집이 아니었습니다.) 거의 폐가 수준인.... 팔순은 되어 보이는 노부부와, 딸인 듯 젊은 여인네 한 사람....사람이 와도 힐끗 쳐다보며 그대로 앉아 있는 주인대하기가 머쓱해서 이것저것 일일이 여쭙고 안내 받은 방은 손님용 상이랑 밥솥이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는 식당방이었더랍니다. 게다가 천정에서는 물이 떨어져 바닥이 흥건하고.... 예까지 와서 기분 상하지 말자.(지금 생각해도 목울대가 불거집니다.) 뻥 싹쓸이하고 설명하자면 이불 두어 채 있는 3인용 방 한 칸, 작동 불능의 벽걸이 에어컨, 냄새 작열 좁은 화장실...식사 준비는 아래층 마당.... 얼마나 기대했는데... 문 열면 바다와 통하는 해변가의 집을 상상하면서.. 주변 풍경은 괜찮았죠.ㅠㅠ;; 끝없이 들어오던 객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해변은 정말 조용했습니다. 일단 한 번 둘러보고.... 어쨌든 그 곳 손님의 도움으로 알게 된 다시마 회관(알려지지 않아서 몰랐지만 공영이며, 시설 대비 무지 저렴한 곳이 있었네요.)으로 옮겼습니다. 우와~~~!!!!! 땅 속으로 꺼져 건져내기도 싫었던 기분이 한순간 슈~욱!!! 날아올라아~~~~~~ 영빈관입니다. ^^;; 소랑대교. 요기 아래서 낚시를 했어요. 요만큼!!!! 숙소 건물의 정확한 명칭은 ‘금일 다시마권역 커뮤니케이션’ 입니다. 아 어렵기도 하여라. 너무 넓어서 녀석의 놀이터가 된....^^ 아쉬운 것은 오늘 하루만 숙박 가능하다는 겁니다. 내일은 모두 예약이 되어있다네요. ㅠㅠ;; 그 다음날 다시 옮긴 하얀집 펜션. 이 곳에서도 겨우 손님방 하나 얻어 잠만 잘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 금일명사십리와 가까워 해변에서의 놀이는 대체로 만족했어요.ㅎ 너무 이른 기상이었니? 면벽 상태에서 멍 때리고 있는 욘석^^ “내가 운전해 주께”.....퉁퉁 부은 눈으로 시야 확보는 되겠니? 금일 명사십리 해수욕장 선착장에서 1km에 근접한 평일도행 차량 행렬을 분명히 목격했는데 모두 어느 구석으로 숨어들었는지 백사장은 이렇게 조용합니다. 찍어달랍니다. 흥, 언제는 초상권 침해라더니. 녀석은 물 만났습니다. 튜브에 의지하는 것도 사양했죠. 해질 무렵의 낚시. 녀석은 어디에서든 즐거이 적응합니다. 낚시 하는 동안, 그 긴 시간에도 도무지 지칠 줄 모르는.... 귀가길 일정항에서도.... 암튼 전체적인 숙박시설이 엄청나게 부실했다는 것과, 그래도 서비스업인데 영업하는 주민들 대체로 육지인을 꺼려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하루 묵었던 다시마 센터 아니었다면 두 번 오고 싶지 않았던 ..... 일정항 '거기 서 봐.'했더니 신이나서 포즈 잡는 동생. 평일도에서의 마지막 한 컷입니다. ㅎ
'시간을 따라서.... > 긴 여정, 창 밖의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덕에서 렛츠런 파크로! (0) | 2016.08.13 |
---|---|
아가, 선물로 영덕 주껨^^ (0) | 2016.08.12 |
이거.. 피서??/부산중앙공원(대신공원,민주공원) (0) | 2016.07.24 |
진해 소쿠리섬/한번쯤은 가 볼만한 곳 (0) | 2016.07.23 |
남지철교/능가사/장척계곡 (0) | 2016.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