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
그다지 무리한 행군은 아니었는데도 녀석에게서 미열이 감지되었습니다.
체온이 37℃를 조금 넘어서긴 했지만 날씨 탓일 수도 있을 것 같았는데 설마 일사병일까 싶기도 ...어쨌든 물수건으로 몸을 닦였더니 조금 내려서긴 했어요.
몸에 이상 증세가 나타나도 아파하거나 보채는 녀석이 아니라서 여전히 날고 뛰는 녀석이 걱정은 되네요.
미리 준비해 간 프렌치 토스트와 펜네 셀러드로 간단히 식사를 마친 뒤 바로 렛츠런 파크를 향해 달렸어요.
‘2016년 여름방학 생생 곤충 체험전’
출발 후 도착까지 ‘곤충 보러 가야지. 곤충 언제 볼 거야?, 곤충 보러 가는 거지?’
에공.
우리 뇌에는 곤충이라는 단어로 꽉 차서 차후 계획에 대한 여지가 끼어들 수 없을 정도였습니당.ㅠㅠ;;
영덕 강구의 아침 바다
표지판을 잘 못 읽는 바람에 울산으로 들어갔네요.^^;;
도착 시간이 길어져 점심은 정관 신도시에서 해결하기로 했답니다.
녀석의 첫 끼니가 부실했던 고로 그나마 제대로 먹는 생선구이집을 찾아냈어요.
‘찬, 물고기 빠빠 먹으러 가자규.’
외관은 근사한 스테이크집 같습니다. 실내도 그렇습니다.^^;;
인당 만원 짜리 밥상도 썩 괜츈했고요.(거제몽돌해수욕장 O북식당의 일만오천원 짜리 밥상에 비하면 완전 귀족급입니다.) 녀석도 생선 한 종류로 공기밥 한 그릇 거의 비워냈죠.
이만하면 나올 때 씨익 웃으며 이빨 쑤셔 볼 수 있습니다. ㅎㅎ
렛츠런 파크 도착!
관우의 적토마가 토막이 난 건가?
토마의 정원 이랍니다.^^;;
그렇다면 ‘꿈트리 하우스’는 '꿈틀거리는 곤충이 사는 집?'
썰렁~^^
아아 뜨거...그래도 옷에 불 붙을 일은 없겠지 ... 요기까지는 좋은 느낌 기대하며 부채질할 수 있었고요.
예쁜 입구
콘크리트 건물에 에어컨 빵빵한 실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왜냐하면 끓는 더위에 곤충들도 ‘찜’ 될 것 같았거든요.
근데...!!!
10분을 견디기 힘든 실외 체감온도는 40도, 임시 막사 같은 꿈트리 하우스는 바람길 까지 막혀 ‘찜’되지 않은 곤충들이 오히려 공포의 변신체로 보였습니다.
역시, 희귀 곤충전입니다.ㅎ
거창한 홍보에 낚였다는 짜증으로 돌아보니 욘석은.... 발갛게 익은 얼굴로 핵폭급 호기심을 끊임없이 날리고 계시더이다.
그래도 에미라고....뭉클했어요.
허덕거리면서도 뒤를 따라다니며 꼬박꼬박 빠뜨리지 않고 말대답 해 주는 딸입니다.
이미 익어버린 두 눈에도 신비함은 잔상이 되기도 하네요.
잎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이 옥색 곤충은 들여다볼수록 중세 귀족의 환생 같습니다.
날씨가 시원했다면 녀석과 공원을 돌기도 하며 여유를 가지고 관찰할 수 있었을 텐데....아쉬웠어요.
견디지 못 하고 빠져나와 바라본 주변 풍경.
데크를 지나가는 소슬바람 한 점에 한겨울 칼바람 만난듯 반갑고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소금기 남은 콧잔등이 기분 좋게 따끔거리네요.
짜증스럽고 섭섭한 맘 챙겨 갈까봐 정원은 모시옷 곱게 차려입은 여인네가 되어 지친 우리 앞으로 사뿐히 다가섭니다. 여기저기 물보라 속에서 무지개가 어깨를 들썩이며 흥을 돋우고 있는 모습도 보이네요.
그래도 찬, 너만 좋으면 오늘의 행보도 엄지 척! 할 거야.
우린....뭐 그냥 싼 값에 불한증막 잠시 이용한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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