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연달아 일본을 훑고 지나가면서 가까운 우리나라 남해와 동해쪽은 물벼락 맞았습니다.
이를 어쩌나, 바야흐로 벌초 시기구만.
구미 큰댁 벌초는 추석 직전 주라 그나마 다행이긴 했어요.
사위의 동창 모임과 시모와의 바깥 약속으로 토요일부터 우리집에서 대기 중이었던 딸네....
감기앓이 하는 지 애비 때문에는 덩달아 갇히게 된 녀석은 오후 들면서 몸과 마음이 구운 오징어가 되기 시작하더군요.
나가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습니다.ㅎ
유난히 펄펄 뛰는 녀석이 꽉 채운 하루를 좁은 집에서 유령처럼 배회하게 버려 둘 수가 없었던 고로...
생각해낸 것이 초량야시장입니다.
2015년 10월 16일 개장했으니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네요.
빠른 걸음으로 3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에 직장이 위치해 있지만 말 그대로 야시장이라 들러 볼 기회는 거의 없었습니다.
와!!
사람들은 이래서 불나방이 되고 싶은가 보옵니다.^^;;
기분의 저층으로부터 오색 풍선이 푱,푱,푱, 소리를 내며 한꺼번에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 같았어요.
대로 건너편엔 부산의 관문인 부산역,
몇 발자국 근처에는 쭉빵 러시아녀들이 넘치는 텍사스촌과 화려한 불빛에도 왠지 으슥한 느낌이 스멀거리는, 그치만 맛 좋은 차이나타운까지....
가끔씩은 퇴근 후 이곳에서 장을 봐 갑니다. 과일이나 푸성귀류는 대형 마트 반값이거든요.
7시 30분....늘 이렇게 조용한가요.
열기라고는 없는 토요일밤입니다.
다만...예쁘게 생기신 가수 한 분이 그나마의 흥을 돋우는 중이네요.
상설 점포를 제외한 야시장용 부스는 6개 정도 밖에 보이지 않았고 다니는 사람들도 무덤덤...왠지 조만간 이 풍경이 사라질 것 같은 안타까운 예감 마저 들더이다.
가수분께 조금이라도 민폐가 될세라 바닥 기며 지나가고 있는 따님.ㅎㅎㅎㅎ
공갈빵이 엄청 신기했나 봅니다.
처음 한 입 베어 물고는 뻥 뚫린 속을 보며 맹꽁이 같은 표정을 짓더니, 신기했는지 제 집에 돌아가서도 ‘그 빵’을 찾더라나요.^^
그래, 나도 처음에는 깜놀 했지.
가격 대비 크기가 착해서 샀는데 먹을 게 너무 적어 황당했거등.^^;;
조금 심심했습니다.
오히려 길 가의 술집에 사람들이 넘쳐 나더라고요.
‘찬, 또 어디 가고 싶어?’
‘저쪽으로 한 바퀴 돌고 그만 함미집에 가자.’
‘한 바퀴?’
헐, 우리가 요 단어를 종종 쓰나봅니다. ㅋㅋㅋㅋㅋ
환하게 불이 밝혀진 브라운핸즈입니다.
출근길 굳게 닫힌 문 너머 보이는 어둠이 왠지 으스스했는데....
여기저기 부식되어 각이 깎이고, 벽 마다 구멍이 숭숭 뚫린 채 석회 눈물을 흘리고 있는 옛백제병원, 100년의 연륜 속에 담아 놓은 현대식 탁자와 특이한 소품들이 기묘하게 어우러져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
엄마랑 박스 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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