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마지막’이라는 단어에 실린 의미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입니다.
또는 절망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생명 가진 모두의 궁극적 공포와 두려움, 세상의 끝에 서는 순간이기도 하겠지요.
오늘은 개인적으로 무지무지하게 아쉬운 날입니다.
며칠 후면 5세가 되는 손주와 ‘마지막’으로 대중탕을 이용하는 날이거든요. ^^;;
어디서 최후의 의식^^을 치룰까나...면서 몇 달 전부터 물망 1위에 올려뒀던 장소....
딸네가 거창에서 잠시 살았던 인연으로, 이사한 후에도 굳이 시간을 할애하여 다녀올 만큼 좋은 수질에 시골스런 정취까지 덤으로 제공 받았던 거창 ‘가조온천’입니다.
이제 장난감 바구니를 들고 넓은 대중탕 이곳저곳 휘젓고 다니던 녀석의 앙증맞은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네요.ㅠㅠ;;
물론 딸의 아쉬움은 훨씬 더 크겠지요.
‘어제의 나는 평행 세계에 존재했던 거?’ 부산 영하 3도까지 곤두박질쳤던 전날이 믿기지 않을 만큼 오늘은 나들이에 최최최최적의 날씨입니다.
목욕 후, 가조온천을 나서기 직전 봄날 같은 오후의 스케쥴을 엮어봤어요.
그리고 부산 가는 길목이면서 녀석이 관심 보일만한 곳을 찾았습니다.
의령 소재 곤충생태학습관.
의령은 아직도 稅收세수가 부족한가봉가.
아님 민간투자 시설물인가?
요 정도의 어린이 대상 군 단위 시설은 무료가 대부분이던데, 그것도 어른 입장료가 3,000원이라....
어쨌거나 1시간 정도 녀석의 호기심을 끌어내기엔 충분했으니 퉁치고 털 수밖에.
의령 왔으니 점심은 전국적으로 알려진 대표 먹거리를 선택해야 하지 않겠어?
‘일전에 들렀을 때 소바를 먹었으니 오늘은 국밥 한 번 시도해 보자.’
한우국밥으로 제일 많이 알려진 ‘종로식당’을 선택했습니다.
사실 블로그 맛집에 98% 실망해 온 터라 맛에 대한 기대보다 호기심이 우선이었습니다만...콩나물과 무, 몇 점의 쇠고기가 전부인 7000원 짜리 국밥에 그나마 콩나물 식감은 제로....혹시 국물의 깊은 맛?....도 아니더군요.
알려드리자면 ... 부산 동의대 근처 6000천원 짜리 ‘oo선지국밥’(곁 반찬도 비교 불가) 앞에서는 꼬리 내리지 않을까...싶었던 개인적인 입맛에 대한 소감입니다.
주차장을 찾다 포기하고 원거리 골목에 주차 후.....(그냥 가정집 입니다.)
손주를 위해 한 그릇은 곰탕으로 주문했어요.
의외로 곰탕이 괜찮았던 곳....그냥 곰탕을 대표 맛으로 내세우는 게 나을 것 같았답니다.
집으로 가는 길목, 함안에 닿은 다리를 건너기 전에 위치한 의령의 명소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최초로 의병을 일으켰던 곽재우 장군과 의병들의 승첩지인 정암진으로 정암루와 솟바위, 그리고 의령관문이 남강 주변의 운치를 더해 주고 있었어요.
짧은 겨울 해가, 하루의 끝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는 해거름 주변은 석양빛이 스며들면서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솥바위랍니다. 몇 개의 내력이 있는데...쑤욱 솟아 올랐다고 해서 솟바위라는 설까지...
딸의 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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