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2개월 차,
아직도 시간에 쫓기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익숙해질 때까지 매 순간 생각나는 것에 하루를 맡기는 것이 초기의 심중이었으나, 오늘도 일없이 허겁지겁 떠나가는 시간을 붙잡은 채 끌려다녔으니.
흠머, 나 왜 이러니.
그러다 혼자 큭큭 웃었다.ㅎ
오늘 아침, 퇴직 후 곧장 들여다보려 했던 쑨룽지의 ’신세계사 1‘(딸아이 선물^^)을 펼쳤다가 깜딱 놀랐던 일.
고작 서문 두 페이지에 나가떨어진 거다.
당최 집중할 수 없었던 원인을 덮어 둔 채,
하얗게 비어 버린 뇌를 컬러링북으로 채우다 병원 예약 시간 맞춰 현관을 나섰다.
어~ 추~~~
기억으론 처음 겪는 요즘 날씨가 예사롭지 않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 고지가 코앞인데 연 이틀째 꽃샘추위라니!
게다가 전깃줄이 떨어져 나갈 정도의 강풍은 풍요로운 나의 육신까지 저울질해 댔다.
지구님, 힘 좀 내주세요.
다녀와서 쓸데없이 비장한(?) 마음가짐으로 한 짓,
건강차 만들어 보겠다며 말려둔 비트 덖기였다.
3일 동안 채반에 펼쳐 둔 비트가 제법 꾸덕꾸덕해서.
말리고 덕는 법도 제각각이라 중복되는 주장을 모아 모아서....했으나 7번까지 덖으려니 팔목 나갈 것 같아 5번에 끝을 봤다. ㅎ
(채 썰어 곧장 덖는 분, 서너 시간 물기를 빼 주고 덖는 분, 1주나 3~4일 정도 말려야 된다는 분, 덖음도 4~5회, 제일 많은 의견이 7회, 최고 9~10회까지....ㅋ)
덖음 5회 차 비트 모양새^^;;
그래도오~~~
요거!
색 고운 걸로 치면 히비스커스 능가할 차가 없을 거라 호언했건만.
왼쪽이 비트차, 탁해 보이는 오른쪽이 분말 히비스커스(티백은 색이 좀 더 고왔는데.)
어우~~힘드렁.
다음엔 재료야 어떻든 ’내 맘대로 덖음차‘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하긴, 이 일 다음에 꼭 해야 할 일을 정해 둔 것도 아니면서 엄청 필사적이었다는 걸 뒤늦게 눈치 챔. ㅎㅎㅎㅎㅎㅎㅎ
아....또 웃겼다는.
하루를 효율적으로 나눠 써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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