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줄창 비를 뿌려대던 하늘에 반가운 햇살이 퍼지고 있다.
지금쯤 근처의 계곡엔 물소리가 청량하겠구나.
솔 숲으로 원근을 그리는 아득한 선사(先史)의 고요가 팽팽하다.
헛헛한 목마름으로 시조새처럼 저 까치는 무엇을 노래하는가.
내게로 오라 내게로 오라. - 손소운/솔 숲에 관한 명상 중
냉장고의 소채가 바닥을 보이기도 하고....
선암사에서 성지곡수원지로 이어져 있는 길이 부전시장과 가까워 코스가 괜찮을 것 같았다.
걷던 중간에 당초의 계획을 변경하지만 않았다면.ㅎ
출발점은 전원 속의^^ '전원유치원'
9시에 집을 나선 뒤, 농협 들러 온누리상품권부터 챙겼다.
‘백양터널 앞에서 곧장 선암사까지’가 이번에도 변경된 이유는 역시나 새로운 길에 대한 욕심의 발로였고,
‘가지 않은 길’을 찾아 헤매다 오르기도 전에 기력이 거의 바닥나 버렸다.
게다가 어느 한때의 기억에 의하면 선암사 임도에서 어쩌다 내려서 봤던 길이었다는 거. ㅎ
어제 내린 비로 비탈진 길의 곳곳에 물길이 생겼다.
건드리는 잎마다 연두빛 고운 물이 사방으로 튈 것 같다.
(비에)두들겨 맞으면 더 물이 오르는 생명체, 숲은 마조히즘을 즐기는가 보다.^^
산을 찾다 보니 나처럼 인내심과 지구력이 쉬 바닥 나는 사람들이 즐길만한 편한 길도 제법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특히 도심 인근에 위치한 산은 가벼운 오르막과 이렇게 평탄한 길이 잘 다듬어져 있다.
어젯밤 내린 꽃비의 흔적.
길 아래 사찰(이름 까묵^^;;)로 흐르는 개울
사찰 뒤편의 소박한 체육장, 오늘은 여기서 U턴했다.ㅠㅠ;;
쓸데없이 산 아래를 돌며 체력을 소모한 탓.
부전시장까지 더 걸었다간 소방차 불러야 할 것 같아서....^^;;
현대화된 당감시장.
깜딱 놀랐네.
수년 전과는 달리 뭔가 정감 떠난 느낌이랄까....뭐, 사람이야 그대로겠지만서두.
이것저것 주워 담다 보니 메고 지고.......
건강한 먹거리 챙기려다 골병이 먼저 쳐들어 왔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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