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화에 겨울을 관장하는 ‘현명’이라는 신이 있어요.
오늘 집을 나서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12월의 날씨에 문득 생각이 그쪽으로 이어졌습니다.
박근혜의 ‘아몰랑’이 신들의 세계에도 만연하고 있나 봉가.
이건 분명 ‘현명’의 직무유기일 터, 온난화가 가져 올 재앙은 어쩔!
해도 오늘만큼은 그 신의 콩가루 은총을 뒤집어쓰고 비열한 웃음을 마구 날리기로 합니다.
‘현명’의 막강한 권력을 등에 업고 딸과, 녀석과 발걸음도 가볍게 기장의 ‘국립수산과학관’으로.....
도착 직전, 신호 대기 중에 집채만 한 해동용궁사 표지석이 눈에 들어와 버렸습니다.
들렀다 갈까?
계획에는 없었던, 하지만 꽤 괜찮은 선택이 되었죠.
용궁사와 수산과학관은 아름다운 해안길로 연결되어 있었던 거였습니다.^^
고려말 나옹화상(‘청산은 나를 보고...’로 시작하는 감동의 선시를 남기신 선사시죠.)이 창건하셨고,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930년 지금의 용궁사로 중창되었다는 내력을 오늘 알았습니다.
자체적으로 낙산사 홍련암, 남해 보리암과 더불어 3대관음지라고는 하는데...불교계에서는 용궁사가 아닌 강화도 보문사를, 그리고 여수 돌산도의 향일암을 더해 4대 관음성지로 일컫고 있으며 2008년 한국불교문화사업단과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으로 선정한 ‘한국 33관음성지’에도 해동용궁사는 들어있지 않다고 하네요.
관음성지란 중생을 구제하는 관세음보살이 살고 있는 성스러운 곳이며 상주하는 근본도량이 바다가 보이는 사찰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용궁사의 선행?...많은 사람들이 용궁사 덕분에^^;; 생업을 유지하고 .....
여전하더군요. 어마어마한 규모의 먹거리터.
찬 뱀띠이~~~~~
용궁사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빨간 아치형 다리 뒤로 보이는 벽돌색 건물이 국립수산과학관입니다.
십 수 년 만에 다시 들른 용궁사.
그 때나 지금이나 관광지 이상으로 생각해 본적은 없습니다만....
오늘도 다리를 건너지 않고 멀리서 중생 덕으로 잘 자란^^;; 사찰을 일별 한 후 해안길을 따라 수산과학관으로 넘어갔습니다.
와아~~!!!
풍요로운 바다, 벽공의 하늘.....진정한 감탄이 여기서 터져 나왔습니다.
기장 수산과학관은 무료이면서도 관람객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는 곳입니다.
교육적 가치를 지닌 전시관은 두 말 할 것도 없고, 넓고 깨끗한 화장실이 안팎으로 몇 개나 있으며. 야외 트렘플린 및 아기들을 위한 탈 것, 편안한 야외전망대...놀이터를 겸비한 넓은 매점에서는 각자 준비해 온 도시락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부산의 최고 관광지인 해운대에 속하면서 바다를 통하지 않고는 더 이상 해소 불가능해 보이는 교통 체증입니다.
이제 동해안 7번 국도의 절경을 쉽게 접할 수 없다는 것이 마음 아프네요.
어쨌거나 자주는 못 들르겠지만 오늘, 수산과학관의 아낌없는 배려에는 진심 감사했습니다.
동암마을에서 잡은 고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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