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긴 여정, 창 밖의 풍경

을숙도, 그리고 새옹지마

헬로우 럭키 찬! 2019. 10. 2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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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적은 길이 편하여 홀로 집을 나설 때는 늘 이른 아침입니다.  

어제 딸네 가며 일별했던 그 풍경이 내내 생각 언저리를 떠나지 않아서.....


부산현대미술관 옆으로 끝없이 곧게 뻗어 있는,

그 호젓한 강변길의 유혹에 오늘 덜미 제대로 잡혔습니다.

 

옛날도 옛적,

부산의 데이트코스로 더 이상 로맨틱할 수 없는 곳이라면서

(당시엔 갈대숲이 높아 뽀뽀해도 잘 안 보였다고^^;;)

연애질 하는 젊은이들에겐 필수 코스였다는데....

늙막에 한 번도 못 가 본 촌놈 껍데기를 벗게 되었네요.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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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강하한 기온, 거기다 드센 바람꺼정...ㅎ

날씨를 계산에서 빼고 대충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섰는데 바깥은 12월입니다.

다시 들어가기 귀찮아서 정류소까지 냅다 뜀박질 했어요.

 

다이렉트로 갈 수 있는 168번은 배차 간격이 긴데다 막 지나간 것 같고,

추운 날씨엔 얌전히 기다리기보다 조금이라도 더 액티비티한 쪽이 나을 것 같아

환승을 선택했습니다.

 

7시 40분 쯤, 부산현대미술관에서 하차합니다.



딸네 오가며 의아했던 길 가의 건물, '을숙도 낙조대'라는 건 오늘 알았습니다.^^;;

입장 시간이 정해진 듯,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요.

이 아침, 벌써 관광버스가 .....


이 추운날 끝숨을 들이키고 있는 ....너는 누구니?^^


옆으로 넓게 조성된 데크에서 수문쪽을 바라 봤어요.


개망초를 닮았으나 더 야실야실 앙징맞은, 아기망초? ㅎㅎㅎㅎ미안해.



을숙도 공원은 하단과 명지를 잇는 도로를 기준으로

하단부의 을숙도철새공원과

상단부의 을숙도생태공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귀가 길에 우연찮게 발견한 거였는데)왼쪽으로 보이는 다리를 건너면 바로 을숙도 생태공원입니다.  




어제 봤던, 바로 요 길^^



근처에 까마귀 서식지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행동반경이 정해진 듯, 일정 거리를 벗어나지 않고 있네요.



건너편 김해공항 쪽으로 하강 중인 비행기도 보이고....


까마귀? 비행기? .....둘 다^^


갈대가 일어 날 기회조차 주지 않는 바람...아~밉다, 진짜.


ㅎㅎ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 보니 신기해서 나도 모르게 계속 찍게 되더라는.....


이름 모를 몇 종의 들꽃과 사이좋게 펴져^^;;있는 갈대.


이거 하구에서만 볼 수 있다는 삼각주라는 거?

나 오늘 본의 아니게 공부 요올씨미 하고 있구나.ㅎㅎ


평화............오로지 자연만이 줄 수 있는 유일무이한 풍경.










유행의 첨단을 걷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죽기 살기로 계절을 앞서 뽐내고픈 나무도 있어요.^^



생태탐방선? 인것 같아요.^^


요 배는 낙동강 지킴이겠고요. 감사합니다아~~~^^


오늘은 짧게  돌아 봤습니다.

을숙도 문화회관 쪽으로 근접하니 함성 소리가 들려 오네요.


ㅎ....나만 일찍 눈 뜬 게 아니었어.

운동이 절대 가치인냥...이 사람들, 도대체 언제부터 뛰고 있었던 거야. 

니들은 좋겠다. 과격하게 뛸 수 있는 젊음이 있어서.ㅎㅎㅎㅎㅎㅎ



아직 문화회관 쪽은 조용합니다.

해서 부대낌 없이 작품을 둘러 볼 수 있었고요.

▶ 이주 노동자



멀리서도 눈에 확 띄는 작품이 있어 잰걸음으로 다가섰습니다.

이주 노동자’.....2004년 부산비엔날레 출품작으로 작가는 중국의 리앙 슈오입니다.

농촌에서 도시로 몰려 와 하루 벌어 살아가는 건축노동사의 모습을 형상화 한 거라고.....

미국 프로농구팀 시카고 불스 티셔츠가 의미심장하더군요.

 

비엔날레의 주제인 에 베어든 비감함을 여러 각도에서 표현해 낸 작품들입니다.

이주 노동자도, 한 끼의 밥도, 이별도.......


▶ 한 끼의 밥


▶ 학헌



▶ 이별



왼쪽 뒤 건물 모서리만 보이는 것이 부산현대미술관입니다.



▶ 중국 인민복


현대미술관 야외공원

아직도 현대미술관 개관시간까지는 한참 남았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하고 건널목 앞에 섰더니,

건너편에 있던 교통경관이 손으로 X자를.....???

올려다 본 신호등 상태입니다.ㅎ

'나 먹통'

아직도 이른 시간.....조만간 다시 올 때는 우선권 줄껨.^^';;

고가도로 가는 길.

'미술관 옆 동물원'이 없는 대신, 가을가을한 풍경을 담고 있는 사잇길로 들어섰습니다. 



생각보다 기분 좋아지는 길이었어요.

이 길의 끝에 나니아가 있을지도......^^ 


가까이에서 본 웅장함이 싹 사라진 부산현대미술관 ㅎㅎㅎ


오모? 나니아 왕국인가 봉가?

뭔가 낯설고 반가운 기운이 살짝 들어오더라고요.

오늘의 일정에도 새옹지마가 껴들었답니다.

일단 여기로 인도해 준 신호등에게 감사부터 해야겠지요.^^

 

삼락공원과 맥도공원에 이어 을숙도 공원의 상단부 을숙도 생태공원입니다.

반세기 넘도록 부산을 기웃거리면서 궁금해 하지도 않았던 이 귀중한 공간...

좁아터진 부산에 아직도 자연이 자연 상태를 유지하며 자유롭게 숨 쉬는 공간이 있다는 것에 또 감동합니다.^^

 

강원도 태백에서 시작된 낙동강이 남으로 남으로 약 525km를 흘러 내려 와 홍수에 범람하면서

우포늪과 주남저수지 등의 배후 습지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피해만 주는 인간을 위해 이렇게 안식의 공간을 하락해 주기도 합니다.  



멀리서 봐도 분홍쥐꼬리새, 핑크뮬리임이 분명하군요.

이...이....이 아름답기만 한 것이 외래종, 그것도 생태 교란종일 수도 있다니....ㅎ


제주의 한 생태공원에서 재배한 뒤 불과 4~5년 만에 전국을 강타한 핑크뮬리 군락지가

작년부터 생태 교란종이라는 문제가 제기되었는데요, 

아직은 조사과정이라고 하는 기사가 있어서 말미에 붙임하였습니다.ㅠㅠ;;




조금씩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네요.

이제 저는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흠....다이소도 가야하고, 개금시장 들러 찬거리도 장만해야 하고.....

몸을 조금 더 써야 할 일이 남아서...^^







나가는 길은 공원의 가장자리에 조성된, 숨은 듯 호젓한 산책길을 선택했어요.


하루의 끝에는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

뭐가 부족했던 걸까......

내가 더 할 수 있는 일이 있었던 걸까.....

무얼 빠뜨린 거지?


좋지 않은 습관이죠.

오늘 하루 무사무탈했으면 된 거고.....

잠자리에 들어서도 한참 동안 생각을 개키느라 사실 참 분주하긴 합니다.^^;;





-상략

핑크뮬리 유행 물결에 편승한 건 대전도 마찬가지다. 금강 인근에 17000에 달하는 핑크뮬리 군락지가 조성됐으며 한밭수목원(700), 동구 벽화마을(120), 오월드 등 곳곳에 군락이 조성돼 있다. 특히 금강변 핑크뮬리 군락은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명소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문제는 핑크뮬리가 유해성 검증이 뒷받침 되지 않은 외래종이라는 점이다. 아울러 핑크뮬리는 월동이 가능하고 종자 생산이 많으며 억새류 식물 특성상 생명력이 강해 자칫 생태계를 뒤흔들 수도 있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핑크뮬리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자 환경부는 핑크뮬리의 분포와 현황, 양상 등을 따져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위해성이 클 경우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따라 핑크뮬리는 위해성 평가를 받아 생태계 교란종이나 교란 우려종, 관리 비대상 등으로 올해 안에 분류될 예정이다. 만약 교란 생물로 지정될 경우 핑크뮬리에 대한 수입과 사육 재배, 유통 등이 금지된다. 이미 핑크뮬리가 전국에 퍼져있어 어느 정도의 협의 과정을 거칠수도 있지만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세금으로 조성된 핑크뮬리 군락지가 전면 폐쇄될 수도 있다.

 

실제로 큰곰계국이 현재 이 같은 위기에 처해있다. 큰곰계국은 번식이 빠르고 무리 지어 피어나는 꽃이라 고유 식물의 터전을 빼앗을 수도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일었고 심지어 일본은 2006년 큰곰계국을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하면서 해마다 퇴치작업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이 같은 지적을 무시하고 큰곰계국 재배를 강행했고 결국 국립생태원이 큰곰계국에 대해 2등급 유해성 판정을 내리게 되면서 현재 식재 금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관계자는 지자체에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마구잡이로 대세 꽃을 식재하고 재배하는 것을 자제하고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최소한의 검토 과정을 거쳐 위해성 판단이 전제된 뒤에 군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금강일보(http://www.ggilbo.com)